코드 브레이커 제니퍼 다우드나, 유전자 혁명 그리고 인류의 미래 [ 양장 ]월터 아이작슨 저/조은영 역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02월 22일 | 원제 : The Code Breaker 목차1부 생명의 기원 1장 하와이 힐로 | 2장 유전자 | 3장 DNA | 4장 생화학자가 되다 | 5장 인간 게놈 | 6장 RNA | 7장 꼬임과 접힘 | 8장 버클리
2부 크리스퍼의 발견 9장 반복 서열 | 10장 프리 스피치 무브먼트 카페 | 11장 크리스퍼에 뛰어들다 | 12장 요거트 메이커 | 13장 제넨테크 | 14장 다우드나 랩 | 15장 카리부 | 16장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 17장 크리스퍼-Cas9 | 18장 2012년 《사이언스》 논문 | 19장 발표장에서의 결투
3부 유전자 편집 20장 인간 유전자 편집 도구 | 21장 경주 | 22장 장펑 | 23장 조지 처치 | 24장 장이 크리스퍼와 씨름하다 25장 다우드나, 등판하다 | 26장 대접전 | 27장 다우드나의 막판 질주 | 28장 회사를 세우다 | 29장 친애하는 친구 | 30장 크리스퍼의 영웅들 | 31장 특허
4부 크리스퍼의 활용 32장 치료 | 33장 바이오해킹 | 34장 DARPA와 안티크리스퍼
5부 공공 과학자 35장 도로의 규칙 | 36장 다우드나가 나서다
6부 크리스퍼 아기 37장 허젠쿠이 | 38장 홍콩 국제회의 | 39장 사회적 수용
7부 도덕적 문제 40장 레드 라인 | 41장 사고실험 | 42장 결정은 누가 내려야 하는가? | 43장 다우드나의 윤리적 여정
8부 전선에서 날아온 특보 44장 퀘벡 | 45장 유전자 편집 배우기 | 46장 다시, 왓슨을 생각하다 | 47장 다우드나가 왓슨을 찾아가다
9부 코로나바이러스 48장 전투 준비 명령 | 49장 진단 검사 | 50장 버클리 연구소 | 51장 매머드와 셜록 | 52장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법 | 53장 백신 | 54장 크리스퍼 치료제 | 55장 콜드 스프링 하버 가상 학술 대회 | 56장 노벨상 저 : 월터 아이작슨 (Walter Isaacson)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자신의 삶을 바꿔놓았다고 말할 정도로 레오나르도에게 푹 빠져 있다. 전기 전문 작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월터 아이작슨은 『타임』 지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었으며 아스펜 연구소의 대표, CNN의 회장, 『타임』 지의 편집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툴레인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레오나르도처럼 매일 매 순간 일상의 경이를 관찰하고 거기에 질문을 던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스티브 잡스』 『이노베이터』 『아인슈타인, 삶과 우주』 『벤저민 프랭클린, 인생의 발견』 『키신저 전기Kissinger: A Biography』와 『현자들: 여섯 친구들과 그들이 만든 세계The Wise Men: Six Friends and the World They Made』(공저)가 있다.
역 : 조은영
어려운 과학책은 쉽게, 쉬운 과학책은 재미있게 옮기려는 과학도서 전문 번역가다.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천연물과학대학원과 미국 조지아대학교 식물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신경가소성』, 『10퍼센트 인간』, 『세렝게티 법칙』, 『랜들 먼로의 친절한 과학 그림책』, 『침입종 인간』, 『나무에서 숲을 보다』, 『오해의 동물원』, 『문명 건설 가이드』,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 『나무의 세계』, 『식물의 세계』, 『인체 탐험 보고서』, 『이토록 멋진 곤충』, 『웃기지만 진지한 초간단 과학 실험 70』, 『식물의 세계』와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애니멀 타임스」 시리즈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책 속으로인류 자신의 유전자를 편집해도 될지, 된다면 언제부터 허용할지 결정하는 일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이해해야 한다. 또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바이러스 대유행을 겪으며 생명현상에 대한 이해 또한 절실해지고 있다. 자연의 이치를 밝혀내는 일에는 즐거움이 따른다. 특히 그 대상이 우리 자신이라면 쾌감은 더욱 크리라. 다우드나가 그 기쁨을 누렸고 우리도 그럴 수 있다. 그게 내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 p. 11
“프랭클린이 무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보다는 여성도 위대한 과학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크게 와닿았어요.” 다우드나의 말이다. “무슨 소리인가 싶죠? 누구나 한 번쯤 마리 퀴리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어요. 여자도 과학자가 될 수 있구나.” --- p.29
큰 질문을 던질 것. 쇼스택은 구체적인 실험에 파고드는 걸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근본적인 질문을 꾸준히 던지는 위대한 사상가였다. “답을 알고 싶은 질문이 없다면 과학을 할 이유가 있을까?” 이 훈령이 곧 다우드나의 좌우명이 되었다. --- p.77
오늘날 다우드나와 샤르팡티에의 공동 연구가 이뤄낸 가장 중요한 진보는 다음 두 가지라 할 수 있다. 첫째, tracrRNA가 crRNA를 생성할 뿐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Cas9 효소와 함께 표적 DNA에 결합해 절단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점. 둘째로는 이들이 그 두 RNA를 하나의 단일 가이드 RNA로 융합하는 방법을 발명했다는 점이다. 진화가 박테리아 안에서 10억 년 이상 걸려 다듬어놓은 현상을 연구함으로써, 이들은 자연의 기적을 인간의 도구로 바꾸어냈다. --- p.187
경쟁은 발견의 원동력이다. 다우드나는 경쟁을 가리켜 “엔진을 점화시키는 불꽃”이라 불렀고, 아닌 게 아니라 그 자신에게는 분명 그렇게 작용했다. 어려서부터 다우드나는 욕심내는 것을 부끄러워한 일이 없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는 동료들 사이에서 공평함과 솔직 담백함으로 균형을 잡을 줄도 알았다. 다우드나는 『이중나선』을 읽으며 경쟁의 중요성을 배웠다. 이 책을 통해 그녀는 라이너스 폴링의 진척 상황에 대해 알게 된 것이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에게 얼마나 강력한 촉매로 작용했는지를 보았고, 이후 이렇게 쓰기도 했다. “건강한 경쟁이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견을 부추겼다.” --- p.215
팬데믹 시대에 사회가 대중의 생물학적 지혜와 혁신적 마인드를 활용할 수 있다면 유용하지 않겠는가. 적어도 시민들이 집에서 자신과 이웃의 감염 여부를 검사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또한 크라우드소싱으로 접촉 경로를 추적하거나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도 가능하다. 현재까지는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생물학자와 DIY 해커 사이에 명확한 경계선이 존재하지만, 조사이어 재이너는 그 경계를 허무는 데 헌신한다. 그리고 크리스퍼와 코로나19가 이에 크게 한몫할 것이다. (339~340쪽, 「33장 바이오해킹」)
청중석에 앉은 다우드나는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긴장한 데다 속이 메스꺼워서 혼났어요.” 자신이 함께 발명한 놀라운 유전자 편집 도구, 크리스퍼-Cas9이 역사상 처음으로 유전자조작 아기를 만드는 데 사용된 것이다. 더군다나 안전 문제가 임상적으로 시험되고, 윤리 문제가 해결되고, 적어도 이것이 과학과 인간이 진화하는 올바른 방법일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덜컥 일어난 일이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사용한 방식에 믿을 수 없을 만큼 실망했고, 혐오감까지 느껴졌어요. 의학적 필요에서, 또는 절실한 사람들을 도우려는 바람이 아니라 세상의 관심을 받고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기 위한 욕망이 이끈 질주였던 것 같아 염려가 됐죠.” --- p.420
우리는 자연과 신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일말의 겸손함을 지니고 인간이 제 유전자에 함부로 손대지 못하도록 규제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이를 전적으로 금해야 할까? 결국 우리 호모사피엔스는 박테리아, 상어, 나비와 다르지 않은 자연의 일부다. 무한한 지혜든 혹은 하나의 실수든, 자연은 인간이라는 종에게 제 유전자를 편집할 힘을 부여했다. 크리스퍼를 사용하는 게 잘못이라고 비난할지언정, 그것이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댈 수는 없다. 따지고 보면 이 역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들이 사용하는 여느 재간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기술이니까. --- p.477
“생물학만큼 살벌하고 경쟁적인 연구 분야가 또 있을까요?” 장과 스턴버그가 대결에 가까운 강연을 마치고 난 뒤 한 참석자가 내게 던진 질문이다. 내 대답은 간단하다. 있고말고요. 사업에서 언론까지 모든 분야가 그렇다. 오히려 생물학 연구는 잘 짜인 협업 체계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다른 분야와 구별된다. 퀘벡 학회만 보아도, 공통의 탐구 주제를 두고 경합하는 전사들의 동지애가 가득 퍼져 있지 않은가. 상을 타고 특허를 따내려는 욕망이 경쟁을 부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발견의 속도에 박차를 가한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말한 ‘자연의 무한한 경이로움’을 찾아내려는 열정 역시 똑같이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특히 살아 있는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숨 막힐 듯 아름다운 일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492쪽, 「44장 퀘벡」)
쉽게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RNA 백신의 발명은 인간 독창성의 번개 같은 승리였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생명의 가장 근본적인 측면에 대한 호기심이 이끌어온 수십 년의 연구가 있다. DNA에 암호화된 유전자가 RNA 가닥에 옮겨져 세포에 단백질 조립을 지시하는 과정이 그것이다. 마찬가지로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은 박테리아가 RNA를 사용해 효소로 하여금 위험한 바이러스를 절단하는 방법을 이해하면서 시작되었다. 위대한 발명이란 기초과학에 대한 이해에서 온다. 이런 게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585쪽, 「53장 백신」)
기자회견에서 나온 질문 대다수는 이 상이 여성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것들이었다. “제가 여성이라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다우드나는 크게 웃으며 대답했다. “훌륭한 여성들,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많은 여성들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하건 남자였다면 받았을 만큼 인정받지 못한다는 기분을 느끼죠. 저는 시대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이번 노벨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615쪽, 「56장 노벨상」)
생물의 진화가 수백만 세기에 걸쳐 ‘자연스럽게’ 일어난 끝에, 우리 인간에겐 이제 생명의 코드를 해킹해 우리 자신의 유전자 미래를 설계할 능력이 생겼다. 아니, 유전자 편집에 ‘부자연스럽다’거나 ‘신의 행세를 한다’는 딱지를 붙이려는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하자면 이렇게 표현해볼 수도 있겠다. 자연과 자연의 신이 무한한 지혜 속에서 한 종을 골라 제 게놈을 수정할 수 있도록 진화시켰는데, 어쩌다 보니 그게 바로 우리였다고. --- p.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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