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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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 | 등록일 | 22.08.09 | 조회수 | 15 |
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
시행착오, 표절, 도용으로 가득한 생명 40억 년의 진화사닐 슈빈 저/김명주 역 | 부키 | 2022년 07월 25일
목차 프롤로그 1장 기능의 변화: 옛것을 이용해 새것을 만들다 폐로 숨 쉬는 물고기 | 날지 못하는 공룡이 깃털을 가진 이유 2장 발생하는 발생학: 발명의 씨앗은 어떻게 자라는가 발생학의 태동 | 도롱뇽이 알려 주는 발생 타이밍 | 멍게는 우리의 조상 | 빅 아이디어의 시대 | 모두를 지배하는 하나의 세포 3장 게놈 안의 지휘자: 이토록 역동적인 진화 레시피 분자생물학 혁명 | 유전자 없는 게놈이라니 | 박테리아가 답을 주다 | 헤밍웨이의 여섯 발가락 고양이 | 기능을 켜고 끄는 유전자 스위치 4장 아름다운 괴물: 변이는 어떻게 진화의 연료가 되는가 유전 실험의 영웅 초파리 | 꿰어진 유전자 구슬 | 돌연변이 페이스트 | 생물판 잘라 붙이기 | 우리 안의 괴물 유전자 | 유전자의 재사용과 재배치 5장 흉내쟁이: 표절과 도용은 유전적 발명의 어머니 유전자 중복의 시대 | 정크 DNA의 발견 | 새 유전자보다 베낀 유전자가 많다 | 사람의 뇌가 커진 이유 | 인간 유전자는 중복투성이 | 이리저리 점프하는 옥수수 유전자 6장 우리 안의 전쟁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착각 점핑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퍼뜨리다 | 숙주와 바이러스의 치열한 내전 | 바이러스 감염 덕분에 똑똑해지다 7장 조작된 주사위: 진화는 불확실한 도박이 아니다 퇴화함으로써 진화하는 생물 | 도롱뇽이 혀를 총알처럼 발사하는 비결 | 유전 레시피에 내재된 제약 | 진화는 현실 가능한 세계 중 최선 | 자연의 발명은 우연이 아니다 8장 인수 합병: 조립식 진화가 세상을 바꾼다 세포의 조립으로 단백질 공장이 탄생하다 | 또 한 번의 조립으로 몸이 생기다 | 부분들이 이루는 조화로운 전체 | 부분들의 조합으로 진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 자연의 발명을 도용한 크리스퍼-카스 에필로그 | 감사의 말 | 더 읽을거리 | 주 | 도판 출처 | 찾아보기 저 : 닐 슈빈 세계적인 고생물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컬럼비아대학교, 하버드대학교,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공부했고 현재 시카고대학교 생명과학과 석좌교수이자 부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2011년에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2004년 북극에서 목, 팔꿈치, 손목을 가진 물고기 화석 ‘틱타알릭(Tiktaalik)’을 발굴했다. 이 화석은 진화 연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화석 중 하나로 평가받았고, 이 발견은 《가디언》 선정 ‘올해의 10대 과학 뉴스’로 꼽혔다. 그 과정을 담은 전작 《내 안의 물고기》는 국립과학아카데미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그 외 대표작으로 《DNA에서 우주를 만나다》가 있다. 그동안 닐 슈빈은 왕성한 집필 활동과 강의를 통해 인간과 동물의 진화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생명 다양성의 기원을 소개해 왔다. 40억 년에 걸쳐 고대 물고기는 땅 위를 걷도록 진화했고, 파충류는 하늘을 나는 새로 변했으며, 유인원은 두 다리로 걷고 말하고 글을 쓰는 인류가 되었다. 고생물학자들은 2세기가 넘도록 이런 변화를 설명해 주는 선사 시대 화석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누볐다. 그리고 지난 20여 년 동안 아찔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한 유전자 기술은 가장 근본적인 의문에 답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되었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이후 수많은 과학자가 화석과 게놈을 이용해 우여곡절과 시행착오, 표절과 도용으로 가득한 자연의 발명과 진화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 왔다. 닐 슈빈은 이 책을 통해 그 발견의 여정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역 : 김명주 성균관대학교 생물학과,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주로 과학과 인문 분야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 『생명 최초의 30억 년: 지구에 새겨진 진화의 발자취』(2007년 과학기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를 비롯해 『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 Vol. 1: 인류의 탄생』『신 없음의 과학』『호모데우스』『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디지털 유인원』『우리 몸 연대기』『위험한 호기심』『다윈 평전』『과학과 종교』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진화사라는 길고도 기묘한 경이의 여행 생명사에 큰 변화가 일어나면 동물의 생활 방식과 몸 조직이 완전히 달라진다. 물고기에서 육상 생물로의 진화, 새의 탄생, 그리고 몸 자체의 시작은 생명사에 일어난 혁명들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런 혁명들을 조사하는 과학은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깃털이 동물의 비행을 돕기 위해 생겼다거나 폐와 다리가 동물들이 육지에서 걷는 것을 돕기 위해 생겼다고 생각한다면?여러분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지만?완전히 틀렸다. --- pp.17~18 날지 못하는 공룡이 깃털을 가진 이유 1997년에 뉴욕의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서 고척추동물학회가 열렸다. 학회 참석자들 사이에는 보통 때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이런 국제적인 모임은 보통 때는 매우 지루해서, 강연이나 포스터 발표 사이사이에 칵테일파티와 사교 행사가 열리는 것이 전부였다. 당시 학회 회원들은 연구하는 생물에 따라 소집단으로 갈라지기 일쑤였다. 포유류 연구자들은 포유류 발표장으로, 어류 고생물학자들은 어류 발표장으로 가는 식이다. 참석자들은 시작할 때 한자리에 모여 인사를 나눈 뒤에는 각자 흩어져 분야별 강연을 들으러 간다. 그런데 1997년은 달랐다. 모든 복도와 강당, 그리고 모든 소집단이 떠들썩했다. “그거 봤어요?” “정말이에요?” --- p.48 발생학의 태동 이후 폰 베어는 한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각기 다른 종의 배아를 담은 병들 중 몇 개에 라벨을 붙이는 걸 깜박한 것이다. 어느 종을 어느 병에 넣었는지 알 수 없으니, 이제 자세히 관찰하며 구별하는 수밖에 없었다. 라벨이 붙어 있지 않은 배아에 대해 회상하면서 폰 베어는 이렇게 썼다. “이것은 도마뱀일까, 작은 새일까, 아니면 아주 어린 포유류일까. 이 동물들은 머리와 몸통 모양이 흡사하다. 어떤 배아에서도 아직 사지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발생 초기 단계에 사지가 존재한다 해도 그것을 보고 그 배아가 무엇이 될지 알 수는 없다. 도마뱀과 포유류의 사지, 새의 날개와 발, 사람의 손발은 모두 똑같은 기본 형태에서 생기기 때문이다.” 폰 베어는 라벨을 깜박한 덕분에, 동물이 발생 과정에서 나타내는 질서를 알게 되었다. 성체의 몸을 보면 눈치챌 수 없지만 동물들은 발생 초기 단계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성체 또는 갓 태어난 개체에서 외형에 차이가 있는 경우라도 발생 초기 단계에서는 매우 비슷하다. --- pp.66~67 멍게는 우리의 조상 가스탱은 무척추동물에서 척추동물로의 진화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 요인은 발생 타이밍 변화라고 주장했다. 인간의 성인 또는 물고기의 성체는 멍게와 전혀 비슷하지 않으며 그런 비교 자체를 모욕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멍게 유생은 척추동물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모든 척추동물의 조상은 멍게와 비슷한 동물이 발생을 일찍 멈추고 유생 단계의 특징을 동결한 채 그대로 성숙하면서 생겨났을 것이다. 그 결과로 멍게와 비슷한 동물의 유생을 닮은 성체가 탄생했다. 그리고 신경삭, 막대 모양의 결합 조직, 아가미구멍을 갖춘 이 자유 유영 동물은 모든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의 어머니가 되었다. --- pp.82~83 모두를 지배하는 하나의 세포 플랫의 시대에는 과학 교수직에 여성을 위한 자리는 거의 없었다. 하물며 오랜 정설을 뒤집는 생각을 표명한 사람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대학 연구자가 될 수 없었던 플랫은 캘리포니아의 해안 도시 퍼시픽 그로브로 가서 작은 연구소를 차렸다. 그리고 발견을 계속 이어 가던 가운데, 당시 창설된 스탠퍼드대학교의 총장을 맡고 있던 데이비드 스타 조던(David Starr Jordan)에게 편지를 썼다. 연구직에 대한 미련과 자신이 획기적인 발견을 했다는 자부심을 담아 그녀는 편지를 이렇게 마무리했다. “일이 없는 삶은 가치가 없습니다.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면 차선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 p.93 분자생물학 혁명 내가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 도착한 것은 고생물학 박사 학위를 막 딴 1987년이었다. 마침 윌슨과 그의 팀은 발견의 정점에 있었다. 당시 내 세계의 중심은 암석과 화석이었지, 단백질이나 DNA가 아니었다. 윌슨의 강의는 이미 캠퍼스 전역에서 청강생들이 몰려올 정도로 인기가 높았고, 해부학자와 분자생물학자 사이에는 전선이 형성되어 깊은 골이 나 있었다. 어느 날 내가 고생물학자 동료들과 함께 한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의 일인데, 윌슨이 슬라이드를 한 장 넘길 때마다 동료들은 점점 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불만이 극에 달한 것은 윌슨이 세 개의 변수를 사용한 간단한 방정식을 제시했을 때였다. 윌슨은 그 방정식을 사용하면 다양한 종에서 진화가 일어나는 속도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동료가 그 슬라이드를 보더니 팔꿈치로 나를 툭 치며 빈정거리는 투로 물었다. “그러니까 고생물학의 대부분이 저 방정식에 들어맞는다는 거야?” --- p.112 헤밍웨이의 여섯 발가락 고양이 옛날에 뱃사람들은 발가락이 여섯 개인 고양이가 배에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이른바 벙어리장갑 고양이라 불리는 이 고양이들은 넓적한 발 덕분에 해상에서 균형을 잘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쥐잡이의 명수로 여겨졌다. 스탠리 덱스터라는 이름의 선장은 한배에서 태어난 여섯 발가락 고양이들 중 한 마리를 당시 플로리다주 키웨스트 섬에 살고 있던 자신의 친구 어니스트 헤밍웨이에게 주었다. 이 새끼 고양이 ‘스노우 화이트(백설 공주)’는 여섯 발가락 고양이 혈통을 탄생시켰고, 그 후손들은 지금도 헤밍웨이의 생가에서 번성하고 있다. 이 고양이들은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볼거리일 뿐 아니라, 게놈의 작동에 관한 새로운 발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 p.124 돌연변이 페이스트 동료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러빈과 맥기니스는 연구동 뒷마당으로 달려 나가 벌레, 곤충, 파리 등 기어 다니는 생물을 닥치는 대로 잡았다. 그리고 각 생물의 DNA를 추출한 후 그 생물들도 비슷한 서열의 유전자군을 가지고 있는지 조사했다. 예상대로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후속 연구에서 개구리, 생쥐, 나아가 사람의 DNA에도 비슷한 서열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렁이, 파리, 물고기, 쥐에 대한 후속 연구에서 동물의 몸에 관한 보편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파리의 몸을 만드는 유전자군과 기본적으로 같은 것이, 지렁이부터 사람까지 거의 모든 동물에게서 발견된 것이다. --- p.166 새 유전자보다 베낀 유전자가 많다 게놈은 음악과 닮았다. 같은 소절을 여러 방식으로 반복함으로써 무수히 다양한 곡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연이 작곡가였다면 역대 최고의 저작권 위반자로 등극할 것이다. DNA의 일부분부터 유전자와 단백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원본의 변형된 사본이니 말이다. 게놈에서 중복을 보기 시작하면 마치 새로운 안경을 쓴 것처럼 세계가 이전과는 다르게 보인다. 일단 게놈에서 중복을 발견하면 그때부터는 게놈이 중복투성이로 보인다. 새로운 유전 물질인 줄 알았던 것이 옛것의 복사본처럼 보인다. 진화는 창조자라기보다는 모방자에 가깝다. 수십억 년에 걸쳐 옛 DNA와 단백질, 심지어는 기관의 설계도까지 베끼고 변형해 왔으니 말이다. --- p.199 진화는 현실 가능한 세계 중 최선 배아 발생을 건축 과정에 비유해 보자. 여러분이 만일 건축가라면, 여러분이 선택하는 건축 공법과 자재에 따라 최종적으로 짓는 집의 종류가 달라질 것이다. 특정 종류의 집이 다른 종류의 집보다 지어지기 쉽다. 동사한 도롱뇽의 발에서 보았듯이, 같은 원리가 동물에도 적용된다. 동물의 발생 방식은 특정 발명이나 변화가 다른 것에 비해 생기기 쉽게 만든다. (중략) 에른스트 마이어가 나와 차를 나누는 동안 진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볼테르의 말을 변주해 이렇게 말했다. 진화의 결과는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세계’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능한 세계들 중 최선’이라고. 유전, 발생, 진화사가 가능한 변화의 종류를 결정한다. --- pp.274~2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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