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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과 버섯구름
작성자 *** 등록일 22.08.23 조회수 14

 

성냥과 버섯구름

 

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세계사

오애리, 구정은 | 학고재 | 2022년 08월 08일

 

 

목차

I 미처 몰랐던 물건들의 이야기

1 2,000년 전 바그다드에 배터리가 있었다고?
2 못, 인류 문명의 가장 작은 부품
3 인도에서 영국으로 간 샴푸의 여정
4 성냥, 불씨에 깃든 가혹한 역사
5 콜롬부스를 놀라게 한 고무공
6 여성의 몸에 자유를 더해준 생리대
7 임신은 어떻게 ‘선택’이 되었나
8 바코드, 줄무늬에 정보를 담다

II 그곳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9 산호초에 버섯구름이 솟았다
10 수에즈운하가 막히면?
11 우라늄과 미사일 사이, 그린란드의 선택은?
12 예루살렘은 누구의 땅인가
13 지브롤터, 영국과 스페인의 ‘300년 싸움’
14 이란과 미국, 길고 긴 앙숙의 역사
15 21세기의 해적들
16 아프가니스탄은 왜 ‘제국의 무덤’이라 불릴까

III 알고 보면 더 흥미진진한 세계

17 박물관이 털렸다
18 태초에 가짜뉴스가 있었다
19 브라질은 왜 커피 대국이 됐을까
20 한 잔에 140리터, ‘물 먹는 커피’
21 고래를 죽인 섬사람들
22 올림픽 선수들의 망명
23 말라리아 백신은 왜 만들기 어려울까
24 우주로 간 억만장자들

마치며

저 : 오애리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현재는 꾸준히 책을 쓰고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인형 놀이보다 영화 보기를 더 좋아했던 영화광이며, 혈관에 피 대신 카페인이 흐르는 커피 중독자이기도 하다. 음식과 문화가 맞닿아 있음을 새삼 깨달으며 『모든 치킨은 옳을까?』를 썼다. 옮긴 책으로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세상에 부딪쳐라 세상이 답해줄 때까지』와 놈 촘스키의 『정복은 계속된다』가 있다.


저 : 구정은

신문기자로 일하면서 국제뉴스를 오랫동안 다뤘습니다. 지금은 주로 책을 쓰고 번역을 하면서 나라 밖 소식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10년 후 세계사: 두 번째 미래』 『여기, 사람의 말이 있다』 『사라진, 버려진, 남겨진』 등의 책을 썼고 『팬데믹의 현재적 기원』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등을 번역했습니다.


책 속으로

기나긴 불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불씨 지키기의 짐에서 해방된 것은 고작 200년도 채 안 된다. 19세기 초 영국의 약제사이자 발명가인 존 워커John Walker가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성냥을 내놓으면서 비로소 언제 어디서나 불을 피울 수 있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독일의 연금술사 헤니히 브란트Hennig Brandt도 그런 연구를 하던 사람이었다. 그는 1669년에 금을 만들어내기 위해 제 소변을 모아 증발시키던 중 빛을 내는 신비한 물질을 발견했다. 바로 ‘인燐’이다. 당시에는 브란트가 모든 것을 금으로 바꿔주는 ‘현자의 돌’을 발견했다는 소문이 돌아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브란트가 발견한 백린은 쉽게 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간의 체내에 축적돼 결국에는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독성을 가진 물질이다. 불을 쉽게 통제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성냥, 불씨에 깃든 가혹한 역사」중에서

1800년대 말 벨기에 국왕 레오폴트 2세는 콩고를 자신의 사유지라 주장하면서 대규모 고무 농장을 세워 원주민들을 채취 작업에 내몰았다. 이 과정에서 원주민들은 채찍질당하고 목숨을 잃는 등 끔찍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1800년대 후반부터 1908년까지 레오폴트 2세는 벨기에 영토의 약 80배나 되는 드넓은 땅의 콩고 원주민을 노예로 만들고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 ‘벨기에의 학살자’로 불린다. 유럽에서 고무 수요가 크게 증가하자 레오폴트 2세는 현지에 대대적으로 고무 농장을 세웠다. 군인과 농장 관리자 들은 국왕의 요구에 따라 원주민들에게 엄청난 고무 채취 할당량을 부과했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는 사람은 손이나 목이 잘렸다. 한 사람이 할당량을 못 채우고 죽으면 가족이나 이웃이 대신 채워야 했기 때문에 당시 콩고 고무 농장은 히틀러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못지않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콜롬부스를 놀라게 한 고무공」중에서

이 무렵부터 한국에서도 TV 광고에 생리대가 등장했고, 더 이상 생리대를 사는 것이 금기가 아니게 됐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2018년에야 생리대 광고에서 ‘생리’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으니, 이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금기가 얼마나 강했는지를 알 수 있다. 한국만 그런 게 아니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건 광고에서는 생리혈을 붉은색이 아닌 파란 물감으로 표현하다가 2017년 전후에야 빨갛게 묘사하기 시작했다.
---「여성의 몸에 자유를 더해준 생리대」중에서

바코드가 등장한 데는 20세기 소비 사회의 꽃으로 불리는 대형 마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세계 최초의 슈퍼마켓은 1916년 테네시주 멤피스에 문을 연 피글리 위글리Piggly Wiggly였다. 이 상점은 진열된 상품을 손님이 직접 계산대로 가져와 계산하는 ‘셀프서비스’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전까지 미국 상점에서는 손님이 원하는 물건을 주인이나 직원이 계산대로 가져와 계산을 한 다음 내주는 게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셀프서비스’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구매 방식이었다.
---「바코드, 줄무늬에 정보를 담다」중에서

1966년 7월 2일, 무루로아 환초가 산산조각 났다. 믿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폭발과 함께. 몇 초 만에 열대의 파란 하늘은 오렌지빛 섬광으로 물들었고 방사성 버섯구름이 대기로 치솟았다. 평화롭던 석호는 격렬하게 들끓고 백사장의 코코넛 나무들은 폭발의 위력에 휘고 말았다. 1966년의 그날, 프랑스는 무루로아 환초에서 대기 중 핵실험을 했다. 이 실험을 보고 당시 프랑스 대통령 샤를 드골은 “아름답다”고 말했다고 한다. 프랑스는 이 섬에서 1996년까지 핵실험을 했다. 폴리네시아 사람들은 물론 타히티 등 태평양 섬 사람들은 지금도 핵실험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프랑스는 그 피해를 숨기기에 급급했다.

2021년 3월 9일 프랑스 학자들과 독립 언론 디스클로즈Disclose,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영국의 환경 관련 연구 기업 인터프리트Interprt 등은 프랑스군이 기밀 해제한 문서 2,000여 건과 현지 주민들의 증언, 학자들의 추산 등을 종합하는 2년여의 작업을 통해 피해 상황을 파악한 「무루로아 파일MORUROA FILES」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무려 11만 명이 방사능에 노출돼 건강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폭발 당시에는 그 일대에 거주하던 이들 ‘거의 모두’가 피해를 면치 못했다. 그동안 프랑스군과 정부가 관련 자료를 공개한 적은 있지만 태평양 핵실험의 규모와 파괴력, 주민들에게 미친 영향을 포괄적으로 조사한 독립된 연구 보고서는 처음이었다. 이런 조사가 이뤄지기까지 50년 넘는 세월이 걸린 것이다.
---「산호초에 버섯구름이 솟았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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