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부터 내려온 두 수학 문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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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 | 등록일 | 22.10.11 | 조회수 |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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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논의 역리(逆理) -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경주
예수가 태어나기 500년 전 제논(Zenon, B. C. 495~430)이라는 이탈리아 사람이 고국을 떠나 그리스로 가서 어떤 현인 즉 철학자 밑에서 공부했다. 제논은 꽤 기지가 풍부한 사람이라 만년에 당시의 수학자들에게 4개의 어려운 문제를 내어 곯려 주었다. (아리스토텔레스, 《물리학》; Aristotle Physics). 그 하나는 경주에 관한 것이었다. 즉 「두 주자 중에서 걸음이 느린 쪽이 가령 조금이라도 먼저 출발했다고 하면 빠른 편은 결코 느린 편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은 어떤 까닭일까?」 그는 계속해서 「느린 편이 있었던 곳까지 빠른 편이 도달했을 때는 느린 편은 이미 떠나서 앞으로 갔을 것이므로 느린 편은 언제나 앞서 있어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아킬레스(Achilles)와 거북이의 상상적인 경주로 알기 쉽게 바뀌었다. 그리스신화에서 아킬레스는 가장 걸음이 빠른 사람이라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그는 여섯 살 때 벌써 달리는 수사슴을 따라갈 수 있었다고 한다). 거북이는 말할 것 없이 모든 동물 중에서 제일 걸음이 느린 것의 하나이다. 이렇게 해서 1,000년이나 계속되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가령 아킬레스가 거북이의 10배 빠르게 달린다고 가정하고 거북이의 1,000m 뒤에서 출발했다고 하자. 그는 언제 거북이를 따를 수 있을 것인가? 그 논의는 이런 것이다. 아킬레스가 1,000m 달릴 동안 거북이는 100m 갈 것이다. 아킬레스가 1,000m 달려서 거북이가 출발한 지점에 도달했을 때는 거북이는 물론 그 100m 앞에 가 있을 것이다. 아킬레스가 이 100m를 달릴 때는 거북이도 이미 10m를 가니까 10m 앞서 있을 것이다. 아킬레스가 이 10m를 달렸을 때는 거북이는 또 1m를 기어서 아직도 1m 앞서 있을 것이다. 아킬레스가 이 1m를 달렸을 때 거북이는 그 1/10m 앞에, 또 아킬레스가 이 1/10m 달렸을 때 거북이가 1/100m 앞에 있을 것이다. 이렇게 끝없이 계속된다. ‘이 논의에서 어디에 잘못이 있는가?’리고 제논은 물었다. 수학적으로는 확실히 아킬레스와 거북이는 계속해서 가까워질 뿐, 결코 따라 먹지는 못하는 것같이 보인다. 계산해보면 어느 때는 그가 거북이로부터 1m 이내에 있을 것이고 나중에는 그 1/100m만큼의 거리로 좁힐 수 있을 것이다. 그 간격은 얼마든지 작아질 것이다. 그러나 가령 1m의 몇만분의 1, 몇억분의 1이라도 늘 거북이의 뒤에 있을 것이 틀림없다. 2,000년 동안 이 문제에 관해서 많은 논문이 씌어 졌으며 그 해결 방법이 많이 제안되었다. 이 문제는 다른 목적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지만 일상의 문제를 수학의 연습문제로 다룰 때는 언제나 신중한 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수학자들은 이 경주가 마치 처음에는 1,000m의 경주, 다음에는 100m의 경주, 또 다음은 10m의 경주, 다음에는 100m의 경주, 또 다음은 10m의 경주와 같은 식으로 아주 작은 경주가 모여서 된 것과 같이 다루었다. 즉 하나하나의 경주는 1,000m, 100m, 10m, 1m, 0.1m, 0.01m, 0.001m, 0.0001m ……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 이렇게 그 거리는 점점 작아지고 끝에 가서는 무한히 작아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수학적으로 이렇게 무한히 작은 수를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 옛날 이 문제를 설명하려고 하다가 실패한 어느 도이칠란트 교수의 예를 본뜨는 것은 피하는 편이 현명하겠다. 그 교수는 여왕 앞에서 설명해나갔다. 여왕은 곧 그 어려운 설명에 싫증이 나서 자기는 무한소(無限小)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을 다 알고 있노라고 설명을 중지시켰다. 사실 여왕은 긴 세월 동안 신하들과 정치가들 같은 너그럽지 못하고 좀스러운 사람들을 상대로 해야 하였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하나만 설명해 두기로 한다. 이 경주가 극히 작은 다수의 거리가 모여서 된 것이 아니고 최후까지 연속되어 있다는 것이다. 수학이나 통계에 관한 문제를 다룰 때는 상식에서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때가 종종 있다. 우리는 평소 체험에서도 빠른 쪽 주자가 느린 쪽을 따라가서는 결국 앞서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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