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분류를 확립한 린네

  카를 폰 린네는 1707년 스웨덴의 작은 마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20세 때 룬두(Lund) 대학에 입학하였는데 다행하게도 압착 식물표본, 광물, 조개, 새 등의 표본의 훌륭한 컬렉션을 가진 의사의 집에서 지낼 수 있었다. 1730년에 린네는 식물학 교수의 조수가 되었고 식물원의 관리를 맡게 되었다. 그 후에 몇 해 동안 그는 식물조사 여행을 위해 라플란드(Lapland) 등 여러 지방에 갔고 또 영국을 포함하여 유럽의 많은 나라들을 방문하였다 (《백과사전》 ; The Encyclopedia, 1819). 스웨덴에 돌아오자 곧 그는 웁살라(Uppsala)대학의 식물학 교수로 임명되었다.

  린네의 위대한 업적은 식물을 그룹, 즉 족(族)으로 분리한 일이었다. 그가 이 시스템을 발명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있던 시스템을 철저하게 개량하였으므로 식물의 계통적 연구분 야에서 탁월한 개척자로 간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의 식물분류는 주로 꽃의 수술이나 암술 등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것을 기초로 하고 있어 매우 간단할 뿐 아니라 쓰기 쉽고 과학적이었기 때문에 유럽의 식물학자들이 곧 이것을 채택하였다.

  식물 조사 여행 중 그와 조수들은 여러 가지 식물, 곤충, 광물의 표본을 많이 모아 조심스럽게 보존하고 이를 위해 특별히 세워진 박물관에 보관하였다(터튼, 《린네의 생애》 ; W. Turton, Life of Linnaeus, 1806). 린네는 열성적인 수집가였을 뿐만 아니라 퍽 부지런한 저술가여서 180권 이상의 책을 출판하였다. 그는 많은 나라의 생물학자들과 서신교환을 했는데 보내고 받는 편지의 사본을 대부분 보존하였다. 또 린네는 동물계도 철저하게 연구하였다. 그가 동물에 관한 여러 사실을 다른 방법은 「간단명료하고 계통이 정연하며 매우 모범적이어서 당시의 동물학자에게는 정말 경이적 이었음에 틀림없다」고 일컬어진다.

린네의 컬렉션, 영국에 팔리다

  그래서 린네가 1778년에 사망하였을 때 생물학 연구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귀중하고 훌륭한 자료의 컬렉션이 남은 것은 놀랄 일이 아니었다. 그는 자기의 컬렉션 가운데 과학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부분, 즉 식물표본을 사후에 그가 오래 있었던 대학에서 살 것이라고 기대하여 유언으로 그의 아내와 딸에게 남겼다. 수집품의 나머지는 교수로서 그의 뒤를 이은 아들에게 남겼다.

  린네가 사망할 무렵 「유럽에서 가장 부자이며 또 열성적인 생물학자」는 영국의 조지프 뱅크스 경(Sir Joseph Banks, 1743~1820)이었다. 그는 젊었을 때 여러 번 과학조사 여행에 나선 일이 있으며 후에는 영국의 왕립학회 회장이 되었고 국왕 조지 3세(George Ⅲ, 1738~1820, 재위 1760~1820)의 친구이기도 하였다. 뱅크스 자신은 뛰어난 과학자는 아니었으나 간접적으로 영국과학의 발전에 꽤 영향을 미쳤다. 그는 린네 컬렉션의 일부가 양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식물표본 전부를 사고 싶다고 제안하였다. 그러나 그의 제안은 거부되었고 컬렉션 전부가 가족에게 돌아갔다.

  1873년에 아들 린네가 갑자기 죽자 컬렉션 전체가 그의 어머니와 자매의 손에 넘어갔다. 그들은 이에 대하여 과학적인 흥미를 갖지 않았다. 그래서 친구인 아크렐(Acrel)박사에게 부탁하여 「가능한 한 비싼 값으로」 이것을 팔기로 하였다.

  아크렐 박사는 조지프 뱅크스가 아직 이것에 관심을 두고 있을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편지를 보냈다. 이미 뱅크스 자신은 이젠 컬렉션을 원하지 않았으나 그 편지가 그에게 도착했을 때 마침 제임스 에드워드 스미스(James Edward Smith, 1759~1828)라는 젊은 의학도와 아침식사를 함깨 하고 있었다. 스미스는 부자의 아들로서 생물학에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 뒤에 스미스는 아침 식사 때의 대화를 다음과 같이 회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