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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교실 게시판입니다.
나뭇잎 수업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3.02.01 조회수 9

 

 

 

나뭇잎 수업 

사계절 나뭇잎 투쟁기

고규홍 저 | 마음산책 | 2022년 02월 25일


목차

책머리에 | 나뭇잎 한 장에서 생명의 진화를 읽어내기까지

1. 나뭇잎의 사계절 생활

바람이 없어도 잎은 움직일까?
봄, 잎 색깔의 마술쇼
한여름에도 연잎이 젖지 않는 이유
식물이 살아가는 원동력, 광합성 3
초록은 동색일까?
꽃이 먼저 필까, 잎이 먼저 필까?
가을의 색, 단풍
낙엽은 나무의 월동 준비
한겨울에도 단풍 든 나무가 있다?
플라타너스는 24시간 공기정화 중
나뭇잎이 돌아가는 곳
이야기 속 나뭇잎 1 / 나무 이름은 어떻게 지을까? 비자나무·팔손이

2. 나뭇잎 자세히 보기

300년 된 느티나무는 잎이 몇 장일까?
나무 관찰의 첫걸음, 잎의 구조
세상에서 가장 잎이 큰 식물
나뭇가지 한가운데, 꽃이 피다
잎이 나는 방식
잎사귀의 다채로운 무늬
잎의 가장자리는 모두 다르다
붉은 잎, 노란 잎도 바탕은 초록
침엽수도 잎이 떨어진다?
가시도 잎이라면
이야기 속 나뭇잎 2 / 나무에도 국적이 있을까? 가이즈카향나무
이야기 속 나뭇잎 3 / 나뭇잎으로 시작된 피바람 오동나무

3. 나뭇잎의 생존 비결

수국꽃이 오래 피는 이유
식물에게도 지성이 있다?
화살나무의 방어 전략
귀신도 외적도 막는, 가시의 활약
태초에 박테리아가 있었다
나무의 진화
숲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나뭇잎의 구조조정
나뭇잎은 미래를 예측한다
이야기 속 나뭇잎 4 / 법정 스님의 수목장 나무는 무엇일까? 후박나무·일본목련


책소개

흔들리는 잎 한 장 허투루 보지 마라
잎의 광합성이 없다면 지구의 하늘빛도 달라질 것!
열매와 꽃에 가려진, 나뭇잎의 일생 속으로


버려지다시피 했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물푸레나무를 찾아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도록 만든 사람. 사흘만 꽃을 피운다는 빅토리아수련의 개화를 지키고자 잠들지 못하는 사람. 한 그루의 나무를 적어도 세 해에 걸쳐 보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 25년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나무를 기록해온 칼럼니스트 고규홍의 『나뭇잎 수업』이 출간되었다.

나무의 생태뿐 아니라 나무와 인간 삶의 관계를 다룬 단정한 글로 주목받아온 그가 이번에는 ‘나뭇잎’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저자가 그간 열매와 꽃에 비해 연구가 깊이 이뤄지지 않았던 나뭇잎의 생명 활동에 특별히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 따르면 나뭇잎은 광합성, 증산작용, 운동 등의 활동을 이어가는 ‘생명의 창’이다. 잎이 에너지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나무의 생존, 나아가 식물로부터 이어지는 생태계의 먹이사슬은 불가능할뿐더러, 엽록소의 공기정화 작용이 없다면 대기의 빛깔마저 달라진다는 것이다.

『나뭇잎 수업』은 나뭇잎에 관한 가장 흔한 궁금증―가령 소나무잎과 전나무잎의 차이, 플라타너스가 가로수로 선택된 이유 등―을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견 수동적으로만 보였던 나뭇잎의 왕성한 생명 활동을 조명한 식물학 교양서다.

저자는 잎의 구조와 가장자리 등 나뭇잎 관찰의 기본 요소부터 낮의 광합성에서 밤의 호흡에 걸친 나뭇잎의 24시간, 또 싹이 트고 낙엽하고 월동하기까지 사계절을 살피는 가운데 나뭇잎의 생애를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책 속으로

자연 상태에서 낙엽은 나무에게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뿌리 곁에 소복이 쌓인 낙엽은 서서히 썩어갑니다. 잘 썩은 나뭇잎보다 좋은 거름은 없습니다. 죽어서도 다음 생명의 자양분이 되는 겁니다. 알고 보면 자연은 사람 못지않게 치밀한 계산으로 제 생명을 이어갑니다. 심지어 어느 하나도 허투루 낭비하는 게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자연은 끊임없이 돌고 도는 순환의 고리로 이어진다는 걸 낙엽은 보여주는 겁니다.
--- p.79

여름 시작할 즈음 가지 끝에서 고깔 모양을 이루며 피어나는 하얀색 꽃차례도 좋고, 한겨울에 빨갛게 맺히는 열매도 아름다운 게 분명하지만, 남천의 진짜 아름다움은 잎에 있습니다. 상록성 나무인 남천의 잎은 조금 두껍습니다. 물론 동백나무, 사철나무, 호랑가시나무에 비하면 여려 보입니다. 게다가 겹잎으로 나는 잎은 여느 상록성 나무에 비해 작은 편입니다. 하나의 잎자루 양쪽에 새의 깃털 모양으로 차례차례 작은 잎(소엽)이 돋아나는 ‘깃꼴 모양 겹잎’인데, 작은 잎 사이가 성글어서 더 여려 보입니다. 그 작은 잎 하나하나가 참 예쁩니다. 잎자루 없이 돋아나는 작은 잎의 아래쪽은 둥글고 위로 오르면 서 날카롭다고 해도 될 만큼 뾰족합니다. 잎 가운데 작은 건 길이가 고작 3센티미터밖에 안 되고, 길어봐야 10센티미터 정도입니다. 이 작은 잎들이 성글게 돋아난 깃꼴겹잎은 볼수록 예쁩니다.
--- p.82~83

잎맥은 동물로 치면 혈관이라고 봐도 틀릴 것이 없습니다. 생명의 근원인 셈입니다. 또 앞에서 잎맥을 지문에 비유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실제로 잎맥은 한 그루의 나무에서도 같은 게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제가끔 다른 모양의 잎맥을 가집니다. 가끔은 햇살이 환 하게 비치는 나무 그늘에 들어서서 햇살 아래 선명하게 비치는 잎맥의 모양이 만들어내는 만화경을 즐겨보는 것도 아주 즐거운 식물 관찰 방법의 하나입니다.
--- p.125

루스쿠스는 평범해 보이는 잎의 한가운데 똑같이 생긴 또 하나의 작은 잎이 반대 방향으로 돋아나 있습니다. 잎 위에 또 하나의 잎. 여느 식물의 잎에 서는 볼 수 없는 현상입니다. 그것만으로도 특별하달 수 있는데, 꽃 피어날 때는 더 놀랍습니다. 루스쿠스의 꽃은 잎에서 솟아난 또 하나의 작은 잎 아래쪽에 숨어서 피어납니다. 위에서 바라본다면 절대로 눈에 안 띄는 자리입니다. 잎 위의 잎을 우산처럼 뒤집어쓰고 아주 자잘하게 피어나기 때문에 위에서는 보이지 않거든요. 대개의 꽃은 가지 끝에서 피어나거나 잎겨드랑이 부분에 살포시 숨어서 피어나지요. 그러나 루스쿠스 종류는 잎 한가운데 또 한 장의 잎을 거꾸로 돋워내면서 그 사이에 꽃을 피웁니다. 이런 형태로 피어나는 꽃은 루스쿠스를 제외한 다른 어떤 식물에서도 볼 수 없습니다.
--- p.149

어떤 방식이든 나뭇잎이 나는 데는 나름의 원칙과 기준이 있습니다. 가장 큰 원칙은 무엇보다 잎사귀들 사이에서 햇살 다툼을 벌이지 않도록 적당히 양보한다는 것이지요. 조금씩 자리를 양보하면서 햇살을 나눠 쬡니다. 모든 식물에서 새로 나는 잎은 먼저 나온 잎이 한창 빛을 모아 양분을 만들어내는 일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잎 돋아나는 모양을 꼼꼼히 관찰하면 금세 알게 되는 식물의 지혜, 아니 생명의 지혜입니다.
--- p.152

꽃이라고 했지만, 산딸나무에서 꽃잎처럼 보이는 부분은 꽃이 아닙니다. 수국의 생존 전략과 다를 게 없습니다. 산딸나무의 진짜 꽃은 꽃잎처럼 보이는 하얀 부분 안쪽에 작은 구슬처럼 돋아난 부분입니다. 그 자리에 여러 송이의 한없이 작은 꽃들이 촘촘히 피어 있습니다. 꽃이 워낙 작다 보니, 산딸나무도 수국과 마찬가지로 분장술을 발달시켰습니다. 이때 산딸나무가 이용한 조직은 잎이었지요. 잎을 꽃송이에 가까이 다가서게 한 뒤, 꽃잎처럼 화려하게 발달시킨 겁니다. 이 잎을 ‘포’라고 합니다.
--- p.215

진달래가 처음 자리 잡을 때 가장 많은 도움을 주는 건 곰팡이균이라고 합니다. 진달래와 함께 사는 곰팡이균은 진달래의 생존을 도울 뿐 아니라, 진달래가 뿌리 내린 땅을 비옥하게 일구는 역할을 합니다. 진달래와 함께 황폐한 숲에 이르게 찾아오는 생명으로 칡과 같은 덩굴식물이 있습니다. 칡 역시 다른 미생물과 공생하면서 이 숲에 다른 생명이 들어와 살 수 있도록 일궈나가는 데 앞장섭니다.
--- p.263

저 : 고규홍 (Goh Kyu Hong,高圭弘)
나무 칼럼니스트. 인천에서 태어나 서강대를 졸업했다. <중앙일보> 기자 생활 열두 해 끝에 나무를 찾아 떠났다. 나무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세상에 전한 지 스물네 해째다.

『이 땅의 큰 나무』를 시작으로 『나무가 말하였네』(1, 2 권)『고규홍의 한국의 나무 특강』 『천리포수목원의 사계』(봄·여름편, 가을·겨울편) 『도시의 나무 산책기』 『슈베르트와 나무』 『나무를 심은 사람들』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2000년 봄부터 ‘솔숲에서 드리는 나무 편지’라는 사진칼럼을 홈페이지 솔숲닷컴(www.solsup.com)을 통해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눈다. 천리포수목원 이사, 한림대 미디어스쿨 겸임교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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