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농업고등학교 로고이미지

게시판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발명교실 게시판입니다.
짐을 끄는 짐승들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3.04.14 조회수 7

 

 

 

짐을 끄는 짐승들

 

동물해방과 장애해방

수나우라 테일러 저/이마즈 유리장한길 역 | 오월의봄 | 2020년 11월 20일 |

목차

이 책에 쏟아진 찬사 4
추천의 글 아름답고 비효율적인 세계로의 초대 · 홍은전 12
프롤로그 닭을 실은 트럭 29

1부 | 몇 가지의 깨달음 35
1 이상하지만 진실인 37
2 장애란 무엇인가? 43
3 동물 불구들 68

2부 | 동물윤리를 불구화하기 103
4 말하는 침팬지 105
5 비장애중심주의와 동물들 118
6 동물이란 무엇인가? 159
7 침팬지는 기억하고 있었다 179

3부 | 나는 동물이다 183
8 원숭이처럼 걷는 아이 185
9 동물 모욕 188
10 동물임을 주장하기 201

4부 | 자연 그대로 211
11 천생 프릭 213
12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하지만 몇몇 동물은 더 평등하다) 218
13 새로운 식탁 사교를 위하여 259
14 고기의 낭만화 270
15 고기: 자연재해 303

5부 | 상호의존 323
16 필요의 충돌 325
17 종과 능력을 넘어서는 돌봄에 관하여 344
18 보조견 365

감사의 말 373
주 381
옮긴이 후기 413

 

 

책소개

“동물을 둘러싼 억압과 장애를 둘러싼 억압이 서로 얽혀 있다면, 해방의 길 역시 그렇지 않을까?” 작가, 예술가이자 장애운동가, 동물운동가로 활발히 활동해온 수나우라 테일러의 첫 단독 저작이 국내에 소개된다. 테일러는 선천성 관절굽음증이라는 장애를 가진 장애인 당사자로서 이어온 날카로운 통찰을 자기 자신의 몸을 넘어 비인간 동물들이 겪는 억압과 폭력으로 확장해 큰 주목을 받았고, 리베카 솔닛, 앨리슨 케이퍼, 캐럴 J. 애덤스 등 여러 페미니스트 작가들과 장애학자들로부터 ‘인간의 조건은 물론 동물이라는 범주에 대해 전적으로 새롭게 탐구하는 책’이라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한국어판을 위해 특별 수록한 홍은전의 추천 글은 이 책을 읽어야 할 또 다른 이유이다. 인권 및 동물권 기록 활동가로서 이 사회가 효율성을 이유로 손쉽게 배제해온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온 홍은전은 특유의 섬세한 언어로 수나우라 테일러의 전복적인 세계관을 써내려간다.

이 책은 비장애중심주의에 대한 강력한 비판에서 출발하는 한편, 그 비판의 ‘인간 편향성’을 넘어선다. 비장애중심주의는 장애가 없는 ‘비장애 신체(성)abled-bodiedness’을 정상’과 ‘표준’의 몸으로 제시하며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다른 몸들을 배제하고 억압한다. 비장애중심주의에 대한 기존 비판이 억압받는 이 몸들을 ‘인간의 몸’으로 상정했다면, 테일러는 여기에 ‘동물/짐승의 몸’을 추가함으로써 전례 없는 교차성의 사유를 보여준다. 현실의 장애운동과 동물운동이 오랫동안 불화해왔음을 고려할 때 이런 시도는 무척이나 값지다. 동물과의 비교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한 긴긴 역사를 가진 장애인들에게 ‘동물’이란 하나의 낙인이었으며, 일부 동물운동은 ‘지적장애인처럼 이성을 결여한 이들에게 권리가 있다면 동물이 권리를 갖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장애인의 삶을 폄하해왔던 것이다. 테일러는 동물이 겪는 억압과 장애인이 겪는 억압을 교차적으로 사유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이 반목하게 된 이 두 운동을 다시 잇고자 한다. 비장애중심주의와 인간중심주의, 종차별주의가 공모하는 폭력을 인지하면서도 서로 다른 두 존재의 고유성과 독특성을 놓치지 말자는 것, 이것이 바로 『짐을 끄는 짐승들』의 제안이다.


책 속으로

더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동물산업 곳곳에 장애를 가진 몸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또한 동물의 몸이 오늘날 미국에서 장애를 가진 몸과 마음이 억압당하는 방식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만약 동물을 둘러싼 억압과 장애를 둘러싼 억압이 서로 얽혀 있다면, 해방의 길 역시 그렇지 않을까?”
--- p.32~33

비인간화된 사람들(장애인들을 포함해)에게는 동물화에 맞서면서 자신들이 인간임을 주장해야 하는 절박한 욕구가 있다. 이런 도전은 절박하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어떻게 하면 인간의 동물화라는 잔인한 현실과 동물 멸시에 맞설 필요성이 양립할 수 있는지 묻는 것,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우리 자신의 동물성을 자각할 수 있는지 묻는 것이다.”
--- p.64~65

나는 이 모든 질문들에 끌린다. 이 질문들에 쉬운 답이 없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이 질문들은 우리가 자연이라고 부르는 것이 인간의 분석과 필요에 맞게 손쉽게 범주화될 수 있다는 생각을 산산조각 낸다. 이 책에서 ‘동물’에 대해 논할 때, 여기서 말하는 동물이란 무엇이고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는, 언뜻 보기에는 매우 단순한 질문에조차 나는 제대로 대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류학적 기제를 이미 확정되어 변경 불가능한 것으로 제시하기보다는 ‘동물’에 대한 나의 정의definition를 넓게 열어두고자 한다. 우리의 환경 그리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은 우리가 수립한 제한적인 정의를 완고하게 거부하기 때문이다.
--- p.157~158

꼭 종차별주의가 동물과의 동일시를 가로막는다고 할 수는 없다. 〔엄밀히 말하면〕 그렇게 만드는 것은 비인간화이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인간성과 동물성 모두를 어떻게 긍정할 수 있는지 질문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비인간 동물과 부정적인 방식으로 비교당한 우리가 어떻게 인간의 우월성을 암시하거나 우리 자신의 동물성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확고히 할 수 있을까?
--- p.199~200

우리는 “자연”이라고 불리는 것과 그것을 인지하는 인간의 감각을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내가 상상하는 수술 이전의 몸으로 살아가는 것이 수술 이후의 몸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더 혹독했을 것이라는 나의 생각조차, 어떻게 해야 몸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고, 어떻게 몸을 움직여야 하고, 몸이 어떤 식으로 공간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전제에 단단히 매여 있다. 내 판단의 근거로 작용하는 이 “자연”이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어떻게 정의했는가?
--- p.216

저 : 수나우라 테일러 (Sunaura Taylor)
장애운동가, 동물운동가 겸 작가. 인간의 동물 이용과 착취 전체에 반대하는 비건 동물 착취 철폐론자로 살고 있다. 이 운동들에 대한 열정을 동력 삼아 활발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선천성 관절굽음증을 가지고 태어났고, 조지아주 애선스에서 홈스쿨링을 하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미술학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뉴욕대학교 사회문화분석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테일러가 제작한 미술 작품은 CUE 예술재단, 스미스 소니언 예술협회, 버클리 미술 박물관을 비롯하여 미국 곳곳에 전시되었다. 또한 조앤 미첼 재단 예술 기금·문화와 동물 기금의 지원을 받았고, 장애와 예술 두 분야를 아우르는 국제 조직 VSA에서 주관하는 신인 장애예술가 발굴 프로그램 입선작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책을 출간하기 전에는 주로 《먼슬리 리뷰》, 《예스 매거진》, 《아메리칸 쿼털리》, 《퀴 파를레》 등의 잡지에 글을 발표했다. 지금도 여러 잡지와 웹진 등에 글을 쓴다. 함께 쓴 책으로 『에코페미니즘: 다른 동물들 및 지구와의 페미니즘적 교차』(2014), 『점거하라!: 점령된 미국의 정경』(2011) 등이 있고,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와 가진 대담이 다큐멘터리 〈음미된 삶〉(2008, 애스트라 테일러)의 한 장면으로 삽입되었다. 『짐을 끄는 짐승들』은 수나우라 테일러의 첫 번째 단독 저작으로, 2018년 아메리칸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역 : 이마즈 유리 (今津 有梨)
히토츠바시대학 언어사회연구과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한국으로 건너와 살면서 ‘동물’이라는 주제와 만났다. 현재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에서 다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 책 《짐을 끄는 짐승들》의 일본어판을 번역 출간했다. 이 외에도 《철학자와 하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마이너리티의 철학》(고병권, 2014)을 일본어로 옮겼다.

역 : 장한길
시카고대학교 인문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2017년부터 서울에서 통번역자로 활동하고 있다. Pandemic Solidarity에 실린 “Standing in Solidarity with Those Who Must Refuse to Keep Social Distance”(신지영, 2020), 자유언론실천재단 소책자 Journalism as Resistance(이완기 외 4인, 2019) 등을 영역했고, 현재는 민족 및 문화정체성의 실험적·예술적 재현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전글 유별난 스테이크 굽는 법
다음글 최초의 압력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