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는 헤라클레스자리의 구상성단을 향해 시속 4만 3000마일 속도로 가까워진다. 그런데도 진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우기는 부적응자들이 있다.
--- p.5
교훈: 돈, 지위, 건강, 외모, 재능이 다가 아니다.
--- p.16
우주는 지독히도 커다란 장소랍니다. 이런저런 문제들에 관해 서로 다른 옳은 의견을 가진 사람이 지독히도 많을 수 있을 만큼 넓은 공간이지요.
--- p.18
서로에게 과학의 언어를 말하지 마라! 정신 나간 탑이나 하늘로 가는 로켓 생각은 그만두고 더 나은 이웃과 남편과 아내와 딸과 아들이 될 방법을 생각해라! 구원을 위해 로켓을 바라보지 마라.
--- p.42
“인간이란 정말 낙천적인 동물이오! 인류라는 종이 앞으로 천만 년을 더 견딜 거라고 상상하다니."
--- p.66
“진실이라…… 하지만, 그건 정말이지 특정 시간대의 관점에서만 진실이오.”
--- p.73
‘우리는 영원히 로켓을 만들어 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우주는 영영 가득차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우주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게 되는 날도 영영 오지 않을 것입니다.’
--- p.79
“사람들은 이 나라에 왕족이 없다고 한단다. 하지만 미합중국의 왕이 되는 방법을 가르쳐줄까? 그냥 변소에 빠졌다가 장미향을 풍기며 나오면 되는 거야.”
--- p.85
“어떤 사람에게 가서 ‘어떻게 지내나, 조?’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아, 잘 지내지. 잘 지내. 이 이상 좋을 수 없다네’라고 말하지. 그때 그 사람 눈을 들여다보면, 실은 더이상 나쁠 수 없다는 걸 알게 돼. 핵심까지 내려가면 모두가 그야말로 형편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 모두가 말이야. 가장 나쁜 건 그 무엇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듯 보인다는 거고.”
--- p.90
“물건을 잃어버리고 엉뚱한 서류를 사용하고 새로운 양식을 만들어내며 모든 걸 다섯 배로 요구하는 사람들, 남이 하는 말은 3분의 1 정도만 알아들을 사람들 말입니다. 생각할 시간을 벌기 위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대답을 습관적으로 하고, 강요당하지 않는 한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으며, 그런 다음에는 자기 흔적을 감추는 사람들이요. 덧셈과 뺄셈을 할 때 너무도 명백한 실수를 저지르고, 외로울 때마다 회의를 소집하며,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마다 메모를 남기는 사람들, 해고당하는 일만 없으면 아무것도 버리지 않는 사람들 말입니다."
--- p.103
삶이란 이런 것이라고, 엉크는 머뭇거리며 스스로를 타일렀다. 멍한 상태와 힐끗 보기, 그리고 무언가 나쁜 짓을 한 대가로 때때로 주어지는 잠깐의 끔찍한 고통이라고.
--- p.132
지금의 너는 고통이 두렵겠지만 고통을 기꺼이 불러들이지 못하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해. 배우는 게 많아질수록 고통을 견딘 게 기뻐질 거야.
--- p.162
멍청한 개자식들의 큰 문제는 너무 멍청해서 똑똑함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믿지 않는다는 거야.
--- p.164
모든 인간은 우리가 떠도는 생명 없는 우주에 있는 섬. 그렇다, 모든 인간은 요새와 같은, 집과 같은 섬.
--- p.197
“보잘것없는 인간은 전능한 신을 돕거나 기쁘게 할 만한 일을 전혀 할 수 없고, 운은 신의 손에 주어진 것이 아니다.”
--- p.235
“난 이 헛소리를 하나도 원하지 않아!”
--- p.239
“사람들은 나를 이쪽저쪽으로 떠밀어. 그 무엇으로도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없고, 사람들은 점점 더 미쳐 날뛰어. 그 무엇으로도 행복해지지 않는다면서. 그리고 내가 자기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못했다며 나한테 소리치지. 그렇게 모두가 조금 더 밀고 당기는 거야.”
--- p.278
지구의 표면은 쉬지 않는 비옥함 속에서 들썩이며 끓어올랐다. 지구에서 죽음이 가장 많은 곳이 가장 기름졌다.
--- p.282
나는 일련의 우연에 희생당한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이.
--- p.299
“운이란, 행운이든 불운이든, 신의 손길이 아니오. 운은, 신이 지나가고 영겁의 세월이 흐른 뒤 바람이 소용돌이치고 먼지가 내려앉는 방식이라오. 우주 방랑자여!”
--- p.328
“우주는 쓰레기장이야. 모든 것에 너무 비싼 가격이 매겨진 쓰레기장. 나는 쓰레깃더미를 여기저기 찔러보며 싼 물건을 찾아다니는 데 질렸어."
--- p.377
“당신은 지쳐 있어요. 너무도 지쳐 있어요, 우주 방랑자. 가장 희미한 별을 바라봐요, 지구인이여. 그리고 당신의 팔다리가 얼마나 무거워지는지 느껴봐요.”
--- p.395
1922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독일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인디애나폴리스의 쇼트리지고등학교에 다니며 교지 [데일리 에코] 편집자로 활동했다. 이후 코넬대학교에 진학하며 보니것 자신은 아버지처럼 건축을 공부하거나 인류학을 전공하고 싶어했으나, 집안의 반대로 생화학을 택한 후 전공 공부보다는 대학 신문 [코넬 데일리 선]에서 일하며 글을 쓰는 데 더 열중했다.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좋지 않은 성적과 평화주의를 옹호하는 신문 기고로 인해 징계를 받은 후 대학을 그만두고 군에 입대한다.
1944년 전쟁이 막바지에 이를 즈음 유럽으로 보내졌고, 전선에서 낙오해 드레스덴 포로수용소에서 지내게 된다. 1945년 미영 연합군의 폭격으로 13만 명의 드레스덴 시민들이 몰살당하는 비극적 사건 한가운데 서게 됐던 이때의 체험은 이후 그의 문학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쟁이 끝나고 미국으로 송환된 후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인류학과에 입학했지만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었던 그는 학위를 포기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소방수, 영어교사, 자동차 영업사원 등의 일을 병행하며 글쓰기를 계속했고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 [콜리어스], [아거시] 같은 잡지에 단편소설을 정기적으로 기고했다. 1952년 『자동 피아노』를 출간하며 등단한 그는 『고양이 요람』(1963) 『제5도살장』(1969) 등을 세상에 선보이며 미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반전反戰 작가로 거듭났다. 이후 소설과 에세이 집필은 물론 대학 졸업식 연사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다 1997년 『타임퀘이크』를 마지막으로 소설가로서 은퇴를 선언했다.
2007년 맨해튼 자택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쳐 몇 주 후 사망했다. 커트 보니것은 블랙유머의 대가 마크 트웨인의 계승자로 평가받으며, 리처드 브라우티건, 무라카미 하루키, 더글러스 애덤스 등 많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 밖의 대표작으로 『마더 나이트』 『나라 없는 사람』 『세상이 잠든 동안』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 『아마겟돈을 회상하며』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중적으로 널리 읽히면서도 새로운 생각거리를 제공해 주는 책들을 쓰거나 소개하겠다는 목표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해리포터』 시리즈 1~7권(새 번역 개정판), 『밤의 동물원』, 『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간략한 역사』, 『타인의 외피』, 『우리가 묻어버린 것들』, 『분노와 용서』, 『혐오에서 인류애로』, 『신비한 동물사전 원작 시나리오』, 『레스』, 『이 소년의 삶』, 『더 원(The One)』, 『우연 제작자들』,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 『어린이 첫 투자 수업』, 『우연 제작자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