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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교실 게시판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3.10.06 조회수 6

 

 

우리를 둘러싼 바다

레이첼 카슨 저/김홍옥 역 | 에코리브르 | 2018년 01월 30일 | 원제 : The Sea Around Us



목차

1961년판 머리말
감사의 글
서문: 앤 즈윙거

1부 어머니 바다
01 어슴푸레한 시작
02 표면의 패턴
03 바다가 한 해 동안 겪는 변화
04 해가 들지 않는 바다
05 숨겨진 땅
06 오래오래 쏟아지는 눈발
07 섬의 탄생
08 옛 바다의 모양

2부 쉼 없이 움직이는 바다
09 바람과 물
10 바람, 태양 그리고 지구의 자전
11 움직이는 조석

3부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바다
12 지구의 온도 조절 장치
13 짠 바다가 안겨주는 풍요로운 자원
14 세상을 에워싼 바다

후기: 제프리 레빈턴
참고문헌


책소개

레이첼 카슨 전집을 묶으며
시적이면서도 과학적인 정확성을 잃지 않은 글쓰기로 독자를 사로잡은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첫 작품은 바다 생명체에 관한 것이고 이후 두 편을 더 펴냈는데, 이를 아울러 ‘바다 3부작’이라 일컫곤 한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우리를 둘러싼 바다》 《바다의 가장자리》가 그것이다. 《침묵의 봄》의 강력한 메시지로 나머지 책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카슨 글의 진면목을 엿보고 그녀를 좀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밖의 저서들을 읽을 필요가 있다. 자연에 대한 관심과 관찰, 생명 존중의 마음을 알고 나면 《침묵의 봄》이라는 책이 어떻게 세상에 나올 수 있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이상 네 권과 《센스 오브 원더》 그리고 카슨 연구가 린다 리어가 엮은 유고집 《잃어버린 숲》을 묶어 여섯 권으로 레이첼 카슨 전집을 펴내려 한다. ‘레이첼 카슨 깊이 읽기’라고 할 만한 이번 전집은 한 인물의 전 생애에 걸친 자연 사랑을 되새기는 여정이자 환경운동의 밑거름을 확인하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책 속으로

지구의 냉각과 바다의 생성
부모인 태양으로부터 갓 떨어져나온 새로운 지구는 소용돌이치는 구형의 기체 덩어리였다. 몹시 뜨거운 지구는 엄청난 힘이 제어하는 속도로 행로를 따라 깜깜한 우주 공간을 재빠르게 움직였다. 불타는 구형의 기체 덩어리는 서서히 식어갔다. 기체는 액화하기 시작했고, 지구는 용융 덩어리로 변했다. 이 덩어리를 이루는 물질은 결국 뚜렷한 유형들로 나뉘었다. 중심은 가장 무거운 물질, 그 주위는 무게가 중간 정도인 물질, 그리고 맨 가장자리는 가장 가벼운 물질이 차지했다.
어린 지구의 지각은 몇 백만 년 동안 액체 상태에서 고체 상태로 서서히 변해왔다. 서서히 식어가던 지구는 새로운 행성의 물기를 잔뜩 머금은 두꺼운 구름층에 싸여 있었다. 지구 표면은 오랫동안 너무나 뜨거웠던 터라 습기가 표면에 떨어지기 무섭게 수증기로 변하곤 했다.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짙은 구름층은 햇빛이 투과할 수 없을 정도로 두꺼웠다. 쩔쩔 끓는 암석과 소용돌이치는 구름으로 이뤄진 칠흑 같은 어둠의 세계에서, 지구 표면에 대륙이며 텅 빈 해양 분지(ocean basins)의 대략적 인 얼개가 짜인 것이다.
지구의 지각이 충분히 냉각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때 이후로 그토록 엄청난 비가 쏟아진 적은 결코 없었다. 비는 며칠, 몇 달, 몇 년, 몇 세기 동안 밤낮 없이 줄기차게 내렸다. 비는 대기하고 있던 해양분지로 흘러 들어갔고, 대륙 위에 쏟아진 빗줄기는 빠져나가 바다를 이루었다.(41~44쪽)

향유고래와 대왕오징어의 한판
고래는 마치 먹이로 삼는 바다 자원이 무엇이냐에 따라 나뉘기라도 하는 것처럼 각각 플랑크톤, 물고기, 오징어를 잡아먹는 세 집단으로 갈라졌다. 먼저 플랑크톤을 잡아먹는 고래는 게걸스러운 식욕을 감당하려면 오직 작은 새우나 요각류가 바글대는 곳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 한편 물고기를 잡아먹는 고래는 약간 더 넓은 범위에 걸쳐 먹이를 구하겠지만, 역시 물고기 떼가 북적대는 장소로 서식지가 한정된다. 반면 열대 지방과 외해 해분의 푸른 바다는 앞의 두 집단에 그다지 매력적인 장소가 못 된다. 그러나 덩치 크고 머리가 네모나고 이빨이 무시무시한 향유고래는 인간이 불과 얼마 전에야 깨달은 사실을 진즉부터 알고 있었다. 요컨대 표층수에서는 거의 아무런 생물도 살지 않는 열대 지방과 외해의 바다 역시 수면 아래 1킬로미터 지점에는 바다 동물이 부지기수라는 사실을 말이다. 향유고래는 이 깊은 바다를 사냥터로 삼았다. 녀석들의 먹잇감은 450미터 넘는 깊이의 대양에서 살아가는 커다란 대왕오징어(Architeuthis )를 비롯한 오징어 군단이다. 어떤 향유고래의 머리통에는 긴 줄이 어지럽게 그어져 있는데, 자세히 보면 오징어의 흡반에 찍힌 둥근 상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로 미루어 깊은 바다의 어둠 속에서 두 거구가 처절한 전투를 벌이는 광경을 상상할 수 있다. 몸체 길이 9미터의 대왕오징어와 무려 70톤의 무게에 달하는 향유고래가 걸판지게 한판 붙는 광경을 말이다.

사르가소해의 모자반
해분을 휘감아 도는 해류에 둘러싸인 대양 한복판은 대체로 바다의 불모지라고 할 만한 곳이다. 그러나 다른 해분처럼 고기압 중심에 놓이지 않은 사르가소해만은 예외다. 체서피크만 어귀에서 지브롤터를 잇는 선이 사르가소해의 북쪽 경계이고, 아이티에서 다카르를 잇는 선이 그 남쪽 경계다. 버뮤다제도를 포함하며 대서양을 절반쯤 가로지른 곳까지 펼쳐져 있는 사르가소해는 면적이 대략 미국만 하다. 예로부터 항해하는 선박에 공포의 대상이었던 모자반은 북대서양의 거대 해류가 만들어낸 것이다. 사르가소해를 둘러싼 북대서양의 거대 해류는 몇 백만 톤의 모자반〔‘사르가소’라는 이름은 바로 이 해조의 학명 ‘sargassum’에서 비롯되었다〕과 그 해조를 기묘하게 닮은 갖가지 동물을 끌어들인다.
모자반은 많은 종을 거느린 갈조류다. 엄청난 양의 모자반이 서인도제도와 플로리다 연안 앞바다의 암초나 바위 턱에 붙어 살아간다. 이 식물의 상당수는 특히 허리케인이 부는 계절이면 폭풍우에 갈기갈기 찢긴다. 그렇게 해서 떨어져나간 모자반은 멕시코 만류에 실려 북쪽으로 둥둥 떠내려간다.
서인도제도 해안에서 떨어져나온 모자반이 사르가소해 북쪽 경계에 도달하려면 약 반년이 걸리고, 사르가소해의 안쪽 지역까지 이르려면 몇 년이 걸린다. 어떤 모자반은 폭풍우에 실려 북아메리카 해안으로 쓸려가고, 또 다른 모자반은 뉴잉글랜드 연안에서 대서양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동안 멕시코 만류가 북극으로부터 흘러온 찬 바닷물과 만나는 지점에서 얼어 죽기도 한다. 그러나 잔잔한 사르가소해에 무사히 도착한 모자반은 사실상 영생을 누린다. 이곳 대서양 한가운데에서 모자반은 끊임없이 떠돌아다니며 성장하고, 식물답게 무사 분열(fragmentation) 과정을 거쳐 번식한다. 죽는 모자반은 분명 사르가소해 가장자리 부근의 불리한 환경으로 떠내려가거나, 아니면 사르가소해 바깥으로 이동하는 해류에 휩쓸려간 지지리도 운 나쁜 개체일 것이다.
이처럼 소실된 모자반은 해마다 먼 해안에서 떨어져나와 유입된 모자반이 그만큼, 혹은 그보다 약간 더 많이 보충해준다. 현재와 같은 어마어마한 양의 모자반이 모여 살기까지는 억겁의 세월이 흘렀을 것이다.(66~69쪽)

조석의 힘
조석을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힘을 느끼지 못하거나 거기에 반응하지 않는 바닷물은 단 한 방울도 없다. 가장 깊은 심연의 바닷물도 마찬가지다. 조석보다 더 강력하게 바다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없다. 조석에 비하면 바람이 일으키는 파도(풍랑)는 기껏해야 상층 바다(해수면 아래 180미터까지)만이 느낄 수 있는 표층의 움직임에 불과하다. 다음의 예로 알 수 있듯 조석 운동의 영향을 받는 물의 규모는 엄청나다. 조석이 하루 두 차례씩 북아메리카 동부 연안의 작은 파사마쿼디(Passamaquoddy)만에 실어오는 물은 약 20억 톤이며, 펀디만 전체에 실어오는 물은 자그마치 1000억 톤에 달한다.
조석은 이 모든 사실로 짐작할 수 있는 것보다 한층 더 복잡하다. 태양과 달의 영향은 달의 위상이 어떠한가, 태양과 달이 지구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 그리고 태양과 달이 지구의 북반구를 비추는가 남반구를 비추는가에 따라 끊임없이 달라지고 변화한다.
조석은 놀라운 역설을 한 가지 드러낸다. 그 핵심은 다음과 같다. 즉 조석을 일으키는 것은 지구 밖에 존재하는 우주적 힘인데, 이 힘은 지구의 모든 부분에 고르게 작용하는 것 같지만 실상 특정 장소의 조석은 저마다 고유하며 거리가 조금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도 놀라우리만큼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만약 난터킷섬에서 여름을 보낸다면, 조차(潮差)가 불과 몇십 센티미터밖에 나지 않아 뱃놀이나 수영을 할 때 거의 조석의 방해를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펀디만 위쪽에서 휴가를 보낸다면, 조차가 12∼15미터에 이르는 조석에 적응해야 한다. 난터킷섬과 펀디만은 둘 다 메인(Maine)만이라는 같은 바다에 자리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체서피크만에서 휴가를 보낸다면, 같은 만에 있는 해안의 여러 장소에서 고조 시간이 자그마치 12시간이나 차이가 난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조석’의 특성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국지적 지형이라는 점이다. 물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태양이나 달 같은 천체의 인력이지만, 그 물이 어떻게, 얼마나 멀리, 얼마나 강력하게 상승하느냐는 해저의 기울기, 해협의 깊이, 만 어귀의 너비 같은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231~234쪽)
--- 본문 중에서

저 : 레이첼 카슨 (Rachel Carson)

'생태학 시대의 어머니'이자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레이첼 카슨은 타임지가 뽑은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1907년 5월 27일 펜실베이니아 주 스프링데일에서 태어난 그녀는 언제나 작가가 되고 싶어하였다. 하지만 펜실베니아 여자대학(오늘날의 채텀 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전공을 문학에서 생물학으로 바꾸었는데, 1929년 졸업할 때 이 학교에서 과학 전공으로 학위를 받은 보기 드문 여학생이기도 했다. 1929년 졸업한 카슨은 우즈홀해양연구소에서 잠시 일했다. 레이첼 카슨은 대공황 시절에 미국어업국에 들어가 라디오 대본을 쓰는 일을 했으며, 「볼티모어 선」 지에 박물학에 관한 특별 기사를 기고하여 어려운 가정형편의 부족한 수입을 보충했다. 1936년에는 과학자이자 편집자로서 연방 공무원으로 근무를 시작해 15년간 일했으며, 미국어류야생동물국에서 발간하는 모든 출판물에 대한 편집 책임자 자리까지 승진했다. 1936년부터 1952년까지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에서 해양생물학자로 일한 레이첼 카슨은 이후 글을 쓰는 데 전력하기 위해 이 일을 그만두었다. 생물학도로서 오랫동안 자연을 연구하면서 그는 식물과 동물들이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고, 인간이 자연에 어떤 영향을 끼치면 이것이 연쇄적인 반응을 이루어간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했다. 그녀는 메인주에 자연보호협회 지부를 창설하는 일에 관여하였으며, 얼마 남지 않은 미개발 지역의 일부를 주립공원이나 국립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적인 산문과 정확한 과학적 지식이 독특하게 결합된 글을 쓰는 그녀는 1951년 『우리 주변의 바다(The Sea Around Us)』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그 문학적 성과를 인정받았다. 내셔널 북 어워드 논픽션 부분을 수상했고 존 버로우즈 메달, 뉴욕 동물학회의 골드 메달, 오드본 소사이어티 메달을 받았다. 그녀는 영국 왕립문학회 초빙교수였고, 미국 학술원 회원으로 선출되기도 하였다. 작가의 첫번째 책인 『해풍 아래서』는 1941년에, 그리고 전세계에 살충제 남용의 위험을 널리 알린 책 『침묵의 봄』은 1962년 출판되었다. 자연사에 관한 카슨의 기사는 『애틀랜틱 먼슬리』, 『뉴요커』, 『리더스 다이제스트』, 『홀리데이』 등 유력 잡지에 소개되었다. 해양생물학 관련 저서의 완결편이라 할 수 있는 『바다의 가장자리』는 핵폐기물의 해양 투척에 반대하며 전세계에 그 위험을 경고하였다. 열성적인 생태주의자이자 보호주의자인 카슨은 1964년 4월 14일, 56세에 암으로 사망하였다.

그녀의 대표작인『침묵의 봄』은 아무도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던 40년전에 저자가 봄이 왔는데도 꽃이 피지 않고 새가 울지 않는 미래가 올 수 있다고 일깨워주며 쓴 책이다. 생태계의 파괴와 환경 재앙에 대한 경종을 울려 준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 환경의 역사에서 이 책의 출간은 환경을 이슈로 전폭적인 사회운동을 촉발시킨 결정타로 평가되고 있다.

역 : 김홍옥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소비자아동학과와 같은 대학 교육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광양제철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우리교육·삼인 출판사 등에서 근무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 『노키아의 변신』, 『AI 시대의 고등교육』, 『빅 치킨』, 『왜 크고 사나운 동물은 희귀한가』, 『바다의 늑대』, 『잃어버린 숲』, 『바다의 가장자리』, 『우리를 둘러싼 바다』, 『지구 한계의 경계에서』, 『경이로운 반딧불이의 세계』, 『곤충의 통찰력』, 『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 『화폐의 신』, 『아나키즘』, 『경제성장과 환경 보존, 둘 다 가능할 수는 없는가』, 『우리의 지구,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가』, 『교사 역할 훈련』, 『행동의 전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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