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대신해 말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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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주재석 | 등록일 | 23.10.13 | 조회수 | 10 |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모든 나무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 어느 여성 식물학자가 전하는 나무의 마음다이애나 베리스퍼드-크로거 저/장상미 역 | 갈라파고스 | 2023년 07월 26일 목차브레혼 서문 1부 돌의 위로 노란 물감 상자 계곡으로 여자가 교육받는 건 잘못된 일이 아니야 후견 과정의 의미 현장학습 나무는 다 어디로? 돌봄의 의무 고대 지식의 과학 붉나무꽃 나만의 연구를, 나만의 방식으로 나무 쪼개기 어머니나무 행동하는 마음 2부 켈트 문자에 담긴 나무들 A 소나무, 알름 B 자작나무, 베허 C 개암나무, 콜 D 참나무, 다알 E 사시나무, 에바 F 오리나무, 페른 G 아이비, 고르트 H 산사나무, 우흐 I 주목, 우르 Ng 골풀, 브로브 L 마가목, 리스 M 블랙베리, 뮌 N 물푸레나무, 니온 O 가시금작화, 아튼 Q 사과나무, 울 R 딱총나무, 리스 S 버드나무, 사일 T 호랑가시나무, 틴녜 U 황야, 우어르 Z 가시자두나무, 스트라프 감사의 말 참고 문헌 찾아보기 책소개살아감과 상실, 기쁨과 슬픔, 옛 지혜와 과학을 가로질러 발견한 나무와 우리 사이 순전하고 아름다운 연결고리 과학은 오랫동안 연구 대상과 거리를 두고 그것을 정복해야 할 객체로만 다뤄왔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일찍이 거부하고 숲의 일부가 되어 나무가 품고 있는 이야기에 조심스럽게 귀 기울여온 식물학자가 있다. 침팬지와 친구가 되었던 제인 구달처럼 『나무를 대신해 말하기』의 저자 다이애나 베리스퍼드-크로거는 나무의 ‘동반자’를 자처해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무를 존중하게 해준 아일랜드 켈트 문화에 대한 소개와 함께 5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동반자로서 나무를 바라보며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 삶과 연구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것은 뜻밖의 위로다. 가망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주저앉지 않고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괜찮아질 수 있다고 믿어볼 용기다. 무엇보다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이다. 곁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에도 우리는 나무와 연결되어 있다. 일상에 무심히 놓여 있는 사물들에도, 우리의 문화를 가능하게 했던 의식 속에도, 심지어 우리가 내쉬고 들이쉬는 숨 한 모금에도 나무가 있다. 이 책은 나무 속에 우리가 있고, 우리 속에 나무가 있다는 연대의 감각을 넌지시 일깨워준다. “비인간 세계의 이야기를 인간 세계로 옮기는 이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일”을 해냄으로써 우리와 나무, 세계의 지속과 안녕을 말하는 가장 특별한 방식을 보여준다. 책 속으로또 다른 날에는 월계수 주변을 빙빙 돌다가 작고 까만 씨앗 하나를 밟았다. 씨앗의 겉껍질, 즉 외종피가 내 발아래서 살짝 갈라지더니 굉장한 향이 풍겼다. 씨앗을 주워 손톱으로 종피를 벗겨내니 하얗고 반짝이는 속살이 드러났다. 향이 폭발했다. 나무 자체에서 나는 것과 같은 향이 응축되어 있었다. 씨앗 안에 그렇게 강렬한 나무 냄새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그 순간 연쇄적으로 일어난 놀라운 감정, 씨앗과 부모나무 사이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놀라움과 그 연결고리 자체에 대한 경외감이 지금도 내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p.29, 돌의 위로」중에서 처음 갔을 때부터 계곡에는 내가 좋아할만한 것이 많았다. 리쉰스는 지금까지도 내 마음속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피부로 느껴질 만큼 너그러운 분위기가 감도는 곳이었다. 운 좋게도 나는 넬리 할머니, 팻 아저씨와 함께 지내며 그런 너그러움을 맛볼 수 있었다. 그곳에서는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브레혼법에 담긴 환대의 정신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했는데, 그 법에 따르면 고아인 나는 모두의 자녀였다. 심지어 제일 가난한 사람조차도 하다못해 브램리사과 한 알, 현관 앞 구스베리 덤불에 맺힌 열매나 그 계절에 처음 익은 딸기 몇 알이라도 내게 건네주는 것이 자기의 특권인 양 했다. ---「p.42, 계곡으로」중에서 할머니가 말했다. “이건 페니로열(pennyroyal) 박하란다. 이 냄새를 잊으면 안 된다.” 그러면서 같은 잎을 하나 더 따서 내게 건네주었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기억해두렴.” 할머니의 말에 나는 그 잎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냄새와 길쭉 동글한 모양을 머리에 담았다. 그런 다음 짙은 초록색으로 뒤덮인 잎의 색조, 연보라색과 파란색이 감도는 꽃, 주맥에서 뻗어나가는 섬세한 잎맥의 결을 마음속으로 되새겼다. ---「p.50, 계곡으로」중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나는 세상을, 특히 자연을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나를 둘러싼 아름다움에 푹 잠기는 법, 가장 세밀한 부분을 잡아내는 법을 배웠다. 여러 가지 잎을 종이에 그려넣으며 각각의 구조가 어떻게 다른지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나무 전체와 풀, 그 밖에 나의 눈길이 닿는 모든 것, 이를테면 넬리 할머니의 식탁 위 그릇에 담긴 사과 줄기처럼 단순한 물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p.109, 고대 지식의 과학」중에서 리쉰스에서 내가 물려받은 지식은 브레혼법 자체를 제외하면 구두 형태로 전해졌을 뿐 다른 형태로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학도서관에서 나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즉 책에 기록된 형태로 옛 지식과 정확히 똑같은 지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순간 내가 고대 세계와 과학계라는 이 두 세계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p.113, 고대 지식의 과학」중에서 게일어로 시얼셰(saoirse)는 특정한 형태의 자유를 의미한다. 시얼셰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고 자기를 표현할 자유,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믿을 자유이다. 즉 영혼과 상상력의 자유이다. 나는 시얼셰 그리고 시간을 뜻하는 아임시르(aimsir), 이 두 가지야말로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믿는다. ---「p.134, 붉나무꽃」중에서 ‘생물학적으로 설계하기(bioplanning)’가 바로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내가 만든 말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들이 따르고 있는 이 무한한 복잡성을 받아들인다는 단순한 개념이다. 이미 썼듯이 생물학적 설계란 ‘자연에 담긴 생명의 연결성을 전부 그려내는 청사진’이다. 버드나무에서 수액빨이와 나비, 맵시벌로 이어지는, 그리고 그 모두와 우리를 연결하는, 눈에 보이고 또 보이지 않는 그물망이다. 진화의 틀이자 균형이며 서로 베푸는 관계이자 이 지구에 우리가 존재하고 번성할 수 있게 해주는 바탕이다. ‘생물학적으로 설계하기’는 이러한 생물학적 설계를 지원하고 장려하는 행동이다. ---「p.177, 나무 쪼개기」중에서 자연에는 우리 모두가 다 아는 신이 있다. 큰 숲이든 작은 숲이든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간 사람은 들어갈 때보다 더 차분해진 상태로 나오게 된다. 그 위엄을 경험하고 나면 절대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거기서 나오면 자기에게 무언가 대단한 일이 일어났음을 깨닫게 된다. 그 신성한 경험을 과학으로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 숲에서는 실제로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하고 면역 체계를 통해 뇌에 영향을 미치는 알파 및 베타 피넨pinene이라는 성분이 생성된다. 그 피넨이 나무에서 빠져나와 공기 중에 떠돌다 우리 몸에 흡수된다. 우리를 전체에 속하는 일부로서 단단히 결합시키고, 경건한 태도로 주위를 바라보게 해준다. 가볍게 숲을 거닐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상상력과 창의력이 피어오른다. 나는 이것이 기적이며 자연계에는 우리가 발견할 또 다른 기적이 무수히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p.208, 행동하는 마음」중에서 세계적인 식물학자이자 의학생화학자로, 서양의 과학적 지식과 고대 세계의 전통적 개념을 결합하는 독특한 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로 『단순한 삶의 감미로움(The Sweetness of a Simple Life)』, 『지구의 숲(The Global Forest)』, 『아한대 수목원(Arboretum Borealis)』, 나무와 숲에 관한 모범적인 교육 자료로서 전미식목일재단상을 수상한 『아메리카 수목원(Arboretum America)』, 『시간이 말해주리라(Time Will Tell)』, 『생명의 정원(A Garden for Life)』 등이 있다. 베리스퍼드-크로거는 2010년에는 윙스월드퀘스트(Wings WorldQuest) 연구원으로 선정되고 2011년에는 캐나다왕립지리학회 연구원으로 선출되는 등 수많은 영예를 누렸다. 더 최근인 2016년에는 학회에서 선정한 캐나다 여성 탐험가 25명 중 한 명으로 지목되었다. 베리스퍼드-크로거의 작업은 예술가와 작가들 그리고 우수한 다른 학자들에게도 영감을 주었다. 특집 다큐멘터리 [숲의 목소리(Call of the Forest)]의 작가이자 진행자이며, 미국공영방송 PBS의 연속 기획 프로그램 [나무에 관한 진실(The Truth about Trees)]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는 평범한 사람들이 자연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전 지구의 숲을 복원하는 일에 동참하도록 장려하는 ‘생물학적 설계(bioplan)’라는 야심 찬 활동을 널리 알리고 있다. 역 : 장상미 대학에서 의류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시민사회 운동을 공부했다. 번역 자원 활동을 하던 시민단체에서 상근 활동가로 일하며 출판 번역을 시작했다. 2012년부터는 ‘어쩌면사무소’라는 공간을 만들어 운영했고, 거주하던 재개발 지역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독립출판물 『지금은 없는 동네』와 ‘어쩌면사무소’의 전후 과정을 기록한 책 『어쩌면 이루어질지도 몰라』를 썼다. 옮긴 책으로 『가려진 세계를 넘어』, 『온 세계가 마을로 온 날』, 『거의 모든 안경의 역사』, 『풍요의 시대, 무엇이 가난인가』, 『교도소 대학』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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