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전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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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주재석 | 등록일 | 23.11.23 | 조회수 | 11 | |
우리 몸은 전기다인간 몸의 생체전기에 관한 새로운 과학샐리 에이디 저/고현석 역 | 세종서적 | 2023년 08월 30일 목차추천의 글 8 서문 14 제1부 몸 속 전기의 발견 제1장 인공 대 동물: 갈바니, 볼타 그리고 전기를 둘러싼 싸움 37 새로운 희망 43 | 신의 비밀을 알고 싶어 했던 사람 49 | 야망을 가진 전기학자 57 | 180도 국면 전환 62 | 볼타-갈바니 논쟁의 긴 여파 74 제2장 화려한 사이비과학: 생체전기의 몰락과 부상 76 알디니의 도박 80 | 엘리샤와 돌팔이의사들 89 | 계속되는 갈바니 이론의 수난 93 | 개구리 배터리 99 | 제2부 생체전기와 일렉트롬 제3장 일렉트롬과 생체전기 암호: 우리 몸이 전기 언어를 구사하는 방식 107 신경전도란 무엇인가? 109 | 이온채널의 비밀이 밝혀지다 121 | 나이트클럽에서 일어나는 일 124 | 40조 개의 배터리 128 | 모든 생물계에 존재하는 전기 132 | 생체전기 암호 135 제3부 뇌와 몸의 생체전기 제4장 심장에서 발견한 유용한 전기신호 패턴 141 심전도 측정을 통한 의학의 발전 143 | 전기로 제어되는 펌프 146 | 심박조율기의 등장 148 | 심박조율기의 진화 151 제5장 기억과 감각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155 심장박동에서 신경암호로 157 | 한스 베르거의 뇌파 연구 165 | 뇌를 컴퓨터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 170 | 뇌를 위한 심박조율기 177 | 신경암호 읽기 185 | 신경암호 작성 190 | 인공 기억 구축 194 | 브레인 칩의 미래 199 제6장 치유의 불꽃: 척추 재생의 신비 206 라이오널 재프의 연구실 209 | 리처드 보겐스의 등장 213 | 배교자 227 | 여정의 끝 234 | 모든 생체조직은 배터리다 238 | 생체전기 연구의 현실 적용 245 | 전기 치유 248 | 제4부 탄생과 죽음에서 생체전기가 하는 역할 제7장 우리 몸을 만들고 회복시키는 생체전기 253 발가락이 새로 날 수 있을까? 253 | 삶의 불꽃 256 | 배아 발달과 전기 262 | 인간 조립 설명서 265 | 유령 개구리 271 | 도롱뇽처럼 재생이 가능할까? 277 | 신체 지도 해킹 281 | 전기 재생의학 283 제8장 생체전기와 암 287 치유되지 않는 상처 287 | 암의 전조신호로서의 생체전기 289 | 거의 공상과학소설처럼 들리는 이야기 291 | 암세포에 존재하는 이온채널 297 | 암과의 전쟁에 동참한 새로운 연구자들 306 | 전기적 특성 감지 308 | 생체전기통신망 차단의 효과 312 | 세포들의 사회 314 제5부 생체전기의 미래 제9장 실리콘을 오징어로 바꾸다: 생체전자공학 323 전자약의 부상과 몰락 326 | 임플란트의 문제점 330 | 생체전기 언어의 해석 문제 335 | 오징어의 귀환 338 | 개구리 로봇과 곰팡이 컴퓨터 347 제10장 더 나은 삶을 위한 전기: 전기화학을 통한 새로운 두뇌와 신체 개선 352 또다시 반복되는 데자뷔 364 | 테스트 파일럿 367 | 몸의 전기적 활동을 방해하는 요인들 373 | 학문 간의 거대한 장벽 379 | “이런 걸 가르치지 않는 게 너무 이상해요.” 381 감사의 글 391 미주 396 찾아보기 426 책소개
책 속으로이제 적은 모두 처리한 것 같다. 사방이 조용해지고 조그맣게 사막의 바람소리만 들린다. 하지만 나는 숨을 죽인 채 계속 주위를 살핀다. 이때 갑자기 조명이 들어오더니 연구원이 내게 다가온다. “뭐가 잘못된 건가요?” 내가 물었다. “아닙니다. 다 끝난 겁니다.” 연구원이 말했다. “벌써요?” 실망한 내가 물었다. 이 게임을 시작한 지 3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좀 더 하면 안 될까요?” “안 됩니다. 게임 끝났습니다.” “내가 모두 몇 명을 처치한 거죠?” 총과 헤드기어를 반납하면서 내가 물었다. 헤드기어는 내 머리 속으로 미세한 전류가 흐르도록 만드는 장치였다. “다 처치하신 거예요.” 연구원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지금까지의 일은 실제 검문소가 아니라 캘리포니아 남부에 있는 한 연구실에서 일어난 일이다. 나는 그 사무실 안에서 이산화탄소 카트리지가 장착된 근접 전투용 M4 소총으로 슈팅 게임을 하고 있었다. 이 소총은 총을 쏜다는 느낌은 주지만 실제로는 전혀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다. 내가 쏜 사람들은 진짜 사람들이 아니라 전투 훈련용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가상의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내가 머리에 쓰고 있던 헤드기어에 흐르던 전류는 진짜였다. 나는 9볼트 배터리에서 나오는 몇 밀리암페어 정도의 전류를 머리에 통과시켰을 때 사격 능력이 향상되는지 테스트하는 데 동의한 뒤 이 헤드기어를 쓴 것이었다. 연구원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 정도 세기의 전류를 뇌에 통과시키면 뇌 안에서의 특정한 종류의 전류 흐름, 즉 신경계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이용하는 생체전기 신호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연구원들은 뇌의 운동 실행 담당 영역에 이렇게 미세한 전기충격을 가하면 내 주의력과 집중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고, 그 설명에 따르면 미세한 전기가 나처럼 책상에만 앉아있는 저널리스트를 전투 요원으로 변신시킨 것이었다. --- 「서문」 중에서 생체전기를 원천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된다면 그 결과는 엄청날 것이다. 하지만 정말 우리는 몸이 고장 났을 때 고칠 수 있을 정도로 생체전기 암호를 잘 해독할 수 있을까? 생체전기 연구자 중에는 생체전기라는 소프트웨어의 작동 규칙을 알아내면 몸과 마음이라는 하드웨어를 우리가 원하는 대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연구자들은 사람의 전기 암호를 편집해 지능을 높이거나, 문제가 있는 성격을 다시 프로그래밍하거나, 절단된 팔다리를 다시 자라게 하거나, 몸의 유전적 설계를 완전히 바꾸는 등의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가 진짜로 전기적인 존재라면 우리 몸을 세포 수준에서 프로그래밍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 「서문」 중에서 대부분의 실험에서 결과는 갈바니의 예측과 일치했다. 하지만 어느 날 갈바니는 예측에서 벗어난 결과를 관찰하게 됐다. 그날은 개구리와 전기 생성 장치를 연결하지 않았는데도 개구리가 움직였다. 그날 갈바니는 실험접시에 놓인 개구리의 하퇴신경을 만지고 있었는데, 그 때 2미터 정도 떨어져 서 있던 루치아가 손가락을 전기 생성 장치에 가깝게 접근시키는 바람에 예상하지 못했던 스파크가 장치에서 일어났고, 그때 개구리가 경련을 일으킨 것이었다. 갈바니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갈바니는 전기 생성 장치와 개구리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기가 죽은 개구리에게로 전달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죽은 개구리는 외부 전기와 연결되지 않았는데도 어떻게 경련을 일으켰던 것일까? 기존의 어떤 이론으로도 이 현상은 설명이 되지 않았고, 기록에 따르면 갈바니는 그때부터 “흥분”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갈바니는 라이덴병, 정전기 생성기 등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인공” 전기 공급원과 개구리 사이의 거리를 조절하면서 실험을 집요하게 반복했고, 모든 실험에서 개구리는 경련을 일으켰다. (...)신중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 갈바니는 같은 실험을 맑은 날에도 진행해 개구리의 다리가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 당일 하늘은 “폭풍우로 인해 공기에서 발생하는 전기”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하늘이었다. 개구리의 경련을 한동안 자세히 살펴본 갈바니는 경련이 번개가 칠 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금속 난간 윗부분에 달려 있는 갈고리가 움직일 때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갈바니는 개구리에게 다가가 갈고리를 건드렸고, 갈고리가 움직일 때마다 개구리의 근육이 수축하는 것을 관찰했다. 개구리의 근육은 갈바니가 갈고리를 흔들 때마다 수축하고, 갈고리에서 손을 뗄 때마다 이완했다. 개구리는 마치 명령에 반응하는 것 같았다. 갈바니는 갈고리를 움직일 때마다 개구리가 경련을 일으키는 것은 개구리의 몸 안에 번개와 비슷한 어떤 것 또는 라이덴병 역할을 하는 어떤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갈바니는 이 추측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 「1장 인공 대 동물: 갈바니, 볼타 그리고 전기를 둘러싼 싸움」 중에서 영국으로도 확산된 이런 전기충격 요법 유행은 수많은 돌팔이의사들이 전기충격으로 “약한 인대”, 고환 질환과 비뇨기 질환, 오한 등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당시 이런 돌팔이의사」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은 런던의 성의학자이자 전기학자 제임스 그레이엄James Graham이었다. 1781년에 “천상의 침대Celestial Bed”라는 전기자극 장치를 발명한 그레이엄은 자신이 운영하는 “하이멘의 신전Temple of Hymen”이라는 시설에서 이 장치로 치료를 받으면 불임과 발기부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이 장치는 다른 돌팔이의사들이 만든 전기치료 장치들보다 한 수 위에 있는 장치였는데, 그 이유는 이 장치가 실제로는 전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장치였기 때문이다. 그레이엄은 실제로 자신은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환자들이 전기를 사용한다고 믿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치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이 “천상의 침대”에 누워 하룻밤을 보내려면 50파운드(현재 가치로는 약 9000파운드)라는 거금을 지불해야 했지만, 당시 부유한 사람들은 기꺼이 그 정도의 돈을 냈을 뿐만 아니라 “하이멘의 신전”에 있는 선물가게에서 “전기 에테르Electrical Ether”라는 최음제(정력제)를 구입하기도 했다. (“하이멘의 신전”이 2년 만에 문을 닫은 것으로 보아 그레이엄의 이 “전기 동종요법homeopathic electricity”은 큰 성공은 거두지 못한 것 같다.) 갈바니 이론을 가장 대담하고 뻔뻔스럽게 악용한 사람은 엘리샤 퍼킨스Elisha Perkins라는 미국 의사였다. 캐나다 의사 프랜시스 셰퍼드Francis Shepherd는 1883년에 〈파퓰러 사이언스 먼슬리Popular Science Monthly〉에 기고한 글에서 “사회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누리는 교양인들이 퍼킨스의 ‘의료행위’에 특히 잘 속아 넘어가고 있다.”라고 쓸 정도였다. --- 「2장 화려한 사이비 과학: 생체전기의 몰락과 부상」 중에서 심박조율기pace maker의 기원은 1878년 프로이센에서 이뤄진 한 수술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카타리나 세라핀Catharina Serafin이라는 여성 환자는 심장 근처에 생겨난 확산되던 악성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얇은 피부로만 덮인 심장을 노출하고 있었다. 이 수술을 진행하던 의사 후고 폰 짐센Hugo von Ziemssen는 뛰고 있는 심장을 기계적인 방법과 전기적인 방법으로 자극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얻게 됐고, 이 경험을 계기로 심장에 직접 전기자극을 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알디니 같은 과거의 연구자들은 심장을 전기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은 신경계를 통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했었다. 세라핀의 심장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짐센은 자연적인 심장박동 펄스보다 약간 더 빠르게 진행되는 주기적 펄스를 가진 직류 전류, 즉 볼타 파일에서 나오는 일정한 전류와 동일한 전류를 가하면, 심장이 이 직류 생성기와 보조를 맞추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자연적인 전기신호가 시작되는 심장 윗부분에 인공 전기 펄스를 주입하면 잘못된 리듬을 덮어쓰거나 멈춘 리듬을 소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진 것이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별로 효과가 없었다. 이 방법은 전극을 심장의 노출된 표면에 직접 댔을 때만 효과가 있었으며, 심장이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전혀 효과를 내지 못했다. 게다가 이런 전기충격 실험을 위해 가슴을 여는 수술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이 기술은 상용화되지 못하고 묻혔다. --- 「4장 심장에서 발견한 유용한 전기신호 패턴 1960년대 중반, 델가도는 공격성과 관련된 신경활동이 일어나는 뇌 영역을 조사하기 위해 스페인 코르도바의 한 목장을 방문했다. 그는 실험을 위해 카예타노Cayetano와 루세로Lucero라는 이름의 투우 소 두 마리를 선택했다. 이 두 소는 모두 몸무게가 220킬로그램이 훨씬 넘는 소였다. 델가도는 루세로 뇌의 특정 부분에 배터리로 작동하는 전극을 삽입했는데, 이 부분은 움직임부터 감정까지 모든 것에 관여하는 다목적 영역이었다. 그런 다음 그는 루세로를 화나게 만들었고, 황소가 돌진하는 마지막 순간에 델가도는 무선 조정장치의 버튼을 눌러 전극을 작동시켰다. 이 전극은 루세로의 꼬리핵caudate nucleus(대뇌 반구 속에 있는 회백질 덩어리)에 전기충격을 가했고, 루세로는 전기충격과 동시에 돌진을 멈췄다. 신경과학 전공자라면 이 유명한 실험을 담은 오래된 사진을 한 번쯤 봤을 것이다. 이 사진에서 델가도는 칼라가 있는 셔츠 위에 브이넥 스웨터를 입은 채 울타리 안에서,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황소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다. 그는 안테나가 달린 휴대용 라디오처럼 보이는 무언가를 들고 있는데, 먼지 구름에 가려 딱딱한 발굽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급정거한 것 같은 황소 앞에 당황하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다. 델가도가 만든 장치는 황소의 돌진만 막은 것이 아니었다. 먹이를 먹고 있던 황소는 델가도가 리모컨을 눌렀을 때 먹기를 멈추기도 했다. 황소가 걷고 있을 때도 리모컨 버튼을 누르면 황소는 걸음을 멈췄다. 델가도는 자신이 이 뇌 영역에서 보편적인 “멈춤” 버튼을 발견했다고 생각했다. 분노에서 평화로 갑자기 전환된 황소의 모습에 〈뉴욕타임스〉는 이 실험에 대해 “뇌를 외부적으로 통제해 동물의 행동을 수정한 실험”이라고 평가했다. --- 「5장 기억과 감각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중에서 잉그램은 인디애나 주 퍼듀대학에서 척추부상 환자를 모집하는 새로운 임상시험이 진행 중일 때 사고를 당했다는 점에서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사고를 당하고 며칠 만에 신경외과 의사가 그의 부러진 척추 뼈 사이에 전기장을 방출하는 전극 임플란트를 삽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 전기장이 손상 부위에서 절단된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의 끝부분을 서로 서서히 연결시켜 뇌의 신호가 다시 그 두 신경 사이를 흐를 수 있게 만들 생각이었다. 잉그램의 척추에 이식된 임플란트는 몇 달 뒤에 제거됐고, 그로부터 1년 후 연구진이 잉그램을 비롯한 이 임플란트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상태를 다시 조사했을 때 대부분은 상당한 호전된 상태였다. 하지만 잉그램이 다시 걸을 수 있게 됐던 때부터 12년이 지난 2019년, 이 임플란트를 발명한 과학자가 사망했고, 그의 사망과 함께 이 진동 전기장 자극장치oscillating field stimulator에 대한 수많은 전문지식도 사라졌다. 이 장치는 그 어떤 약물이나 기술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낼 수 있는 것으로 안전성이 입증되었고, 미국 규제 당국의 대규모 임상시험이 잠정 승인된 상태였지만, 잉그램의 발언이 〈보스턴글로브〉에 보도된 직후에 바로 연구가 중단됐다. 그때까지 이 장치의 혜택을 받은 사람은 14명에 불과했고, 수년간 개발이 번번이 막힌 끝에 이 장치를 세상에 내놓기로 했던 회사가 파산하면서 추가 개발은 결국 무산됐다. --- 「6장 치유의 불꽃: 척추 재생의 신비」 중에서 레빈은 개별 세포 구축과 관련된 분자 수준의 미세하고 복잡한 화학적 상호작용에 집중하는 대신, 애초에 쥐(그리고 쥐의 발가락)를 만들어낸 생체전기 스위치를 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부상이나 질병으로 잃어버린 모든 것을 다시 자라게 하는 능력은 유전자에 기록된 것이 아니라, 신체가 어떤 모양인지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는 데 사용하는 전기적 언어로 제어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레빈은 이 전기언어의 암호를 해독한다면 신체 일부가 자연스럽게 재구축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전기 스위치의 존재에 대한 최초의 생각은 우리가 전기 스위치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 훨씬 전인, 거의 1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7장 우리 몸을 만들고 회복시키는 생체전기」 중에서 샐리 에이디는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과학 및 기술 저널리스트로, 〈뉴사이언티스트〉, 〈뉴욕타임스〉, 〈BBC 퓨처〉, 〈IEEE 스펙트럼〉, 〈이코노미스트〉 등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뉴사이언티스트〉에서 기술 특집 및 뉴스 편집자로 일하면서 인간의 정신과 신체가 우리가 만든 기계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장편 기사를 의뢰받아 집필했다. 어려운 과학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녀가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가 된 데에는 연구에 몰두하던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라디오 공학자였던 아버지가 했던 실험들과 아버지가 읽던 잡지에서 보았던 이야기들이 과학 연구를 통해 현실화되는 과정을 실제로 지켜보면서 미래과학의 가능성을 글로 옮겨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겠다고 결심했다. 특히 그녀는 한때 과학자들에게 외면 받았던 생체전기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했고, 우리 몸에 흐르는 전기의 신비를 파헤치는 데 관심을 가졌다. 캘리포니아로 날아가 스스로 뇌 시뮬레이션 실험에 자원할 정도로 열성적인 그녀가 생체전기에 관해 썼던 기사는 작가이자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의 책에도 언급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를 주는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다. 유발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에서 인간이 완벽한 건강과 행복에 이르게 하는 도구로서 생체전기의 위력과 위험을 강조한 바 있다. 한국의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은 신경자극 기법이 실제로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의견을 묻기도 했다. 그 내용을 기반으로 쓴 그녀의 첫 번째 책이 《우리 몸은 전기다》이다. 이 책은 2023년 아마존 최고의 논픽션, 〈파이낸셜타임스〉 추천 도서(Best Summer Book)에 선정되었다. [경향신문], [서울신문], [뉴시스], [뉴스1] 등에서 국제부·사회부·과학부 기자로 활동했다. 세계경제와 정치 그리고 과학과 IT의 최신 정보를 한국 독자들에게 전했다. 지금은 인문·사회과학·우주과학을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연세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했으며 번역한 책으로 파이낸셜타임즈 선정 2018년 최고의 과학도서 『의자의 배신』과 런던 EBRD 문학상을 받은 『이스탄불 이스탄불』을 포함해 『스페이스 러시』, 『느낌의 진화』, 『로봇과 일자리: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인종주의에 물든 과학』, 『세상의 모든 과학』, 『외계생명체에 관해 과학이 알아낸 것들』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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