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농업고등학교 로고이미지

게시판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발명교실 게시판입니다.
이탈리아의 빌라와 그 정원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4.03.13 조회수 42

 

 

 

이탈리아의 빌라와 그 정원

 [ 양장 ]

이디스 워튼 저/맥스필드 패리시 그림/김동훈 역 | 글항아리 | 2023년 11월 24일

목차

옮긴이 서문
이탈리아 빌라 지도

서문 이탈리아 정원의 마법

1장 피렌체의 빌라들
2장 시에나의 빌라들
3장 로마의 빌라들
4장 로마 인근의 빌라들
1. 카프라롤라와 란테
2. 빌라 데스테
3. 프라스카티
5장 제노바의 빌라들
6장 롬바르디아의 빌라들
7장 베네치아의 빌라들

원서의 그림과 사진 목록
언급된 책의 목록
언급된 건축가 및 정원가
옮긴이 해제
추천사
찾아보기


책소개

이디스 워턴의『이탈리아의 빌라와 그 정원Italian Villas and Their Gardens』(1904)이 출간된 지 120년 만에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왔다. 이디스 워턴은 소설『순수의 시대』의 작가이자 최초의 여성 퓰리처상 수상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직접 정원을 설계하고 가꾼 정원가이기도 했다. 워턴은 19세기 후반 미국 뉴욕의 부유한 명문가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 이탈리아에 살았던 적이 있다. 수시로 미국과 유럽을 오갔으며, 이탈리아어에 능통했다. 그녀가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던 41세 되던 해, 한 잡지사로부터 이탈리아 정원에 관한 글을 의뢰받는다. 그렇게 떠난 수개월에 걸친 현지 취재여행의 산물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이탈리아 정원뿐 아니라 서양 정원에 관한 최고의 고전 중 하나로 손꼽히며, 1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출판사 리뷰

이탈리아에 유학한 정원 마니아가 혼신의 힘으로 번역

이 책을 번역한 역자는 헌법재판소의 현직 헌법연구관 겸 공보관이다. 법조인으로서는 특이하게 서울 근교와 시골 옛 할머니 댁에서 정원과 텃밭을 오랫동안 가꾸어온 정원 마니아이기도 하다. 그는 2015~2016년 이탈리아 로마 유학 시절 우연히 이 책을 만났다. 이후로 빌라와 정원 공부를 하는 한편, 틈틈이 방문하고 구석구석 사진도 찍었는데 이 책에 실린 사진은 대부분 그가 정성들여 찍은 것들이다.

역자는 정원을 직접 가꾸는 과정에서 이론적 바탕이 없음에 스스로 한계를 느끼고 수많은 정원 책을 읽었는데, 별로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로마에서 이 책을 발견하면서 마침내 눈을 뜬 것 같았다고 한다. 그래서 역자는 이 책이 우리 정원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줄 것이라는 생각에 어려운 번역 작업을 사명감으로 완수했다.

이번 책은 3년 전에 초역을 마쳤고, 계속 다듬으면서 저자의 원주 5개를 제외한 모든 각주를 직접 달고 꽤 상세한 해제를 쓸 만큼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그는 역자 서문에서 “이 책은 무미건조한 설명서도 아니고 감상에 치우친 여행기도 아닙니다.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묘사와 설명,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 간간이 드러나는 감상과 평가가 적절히 어우러져 우리를 이탈리아의 정원 속을 거닐도록 만듭니다”라고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한편, 1904년에 나온 이 책엔 유명 화가인 맥스필드 패리시가 그린 그림이 실려 있다. 이번 번역본에서는 원서의 체제를 존중해 본문에는 패리시의 원래 그림을 실어주고, 좀더 생생한 현장 사진을 원하는 독자를 위해 역자가 찍은 사진은 각 장의 말미에 따로 모아서 배치하였다. 원전의 향기를 보존하면서도 이탈리아 정원을 처음 접하는 독자를 위해 책의 정보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정원도 아는 만큼 보인다

흔히 정원을 작은 천국이라고 한다. 고요한 정원에서 우리는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므로 낙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천국 혹은 낙원이라는 뜻의 영어 ‘파라다이스(paradise)’의 유래를 살펴보면 이는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정원을 일컫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본래 그것은 고대 페르시아어에서 사방이 둘러싸인 곳이라는 정원을 가리키던 말로서 그리스와 유대를 통해 들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정원도 아는 만큼 보인다. 예컨대, 플라타너스·사이프러스 같은 나무에 얽힌 신화와 일화들, 분수에 설치된 조각상의 의미, 자수화단의 다양한 패턴, 그리고 정원의 구성 원리와 기법 같은 것들을 알면 정원이 달리 보이게 된다.

아마 우리나라의 많은 여행자들은 이탈리아의 정원이 그 아름다운 건축이나 회화, 조각과 달리 그다지 볼품없다는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 우리가 보통 상상하는 유럽의 파란 잔디밭에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과 만발한 장미와 꽃들이 이탈리아 정원에는 별로 없다. 단조로운 대칭의 회양목 화단에 더구나 기괴한 동굴마저 꼭 있으니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심지어 내가 잘못 찾아온 것인가, 이탈리아의 심미안이 겨우 이 정도인가 의심마저 든다.

이 책은 위와 같은 의문을 해소한다. 워턴은 책의 첫 문장에서 이탈리아의 정원은 꽃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꽃이 정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 뿐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로토(동굴)는 르네상스 정원의 원칙에서 이탈한 바로크 시대의 특수한 감수성이 낳은 산물로서 지금 우리가 보기에는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이 책은 최고의 이탈리아 정원 전문가만이 가질 수 있는 혜안이 도처에서 번득인다.

이탈리아 정원 및 서양 정원의 역사

예술사조는 시대에 따라 탄생과 발전을 거쳐 쇠퇴한 다음 결국 다른 양식으로 대체된다. 서양 정원도 이와 비슷하게 중세 정원-르네상스 정원-바로크 정원-현대 정원과 같이 시대별 예술사조에 맞추어 분류할 수 있다.
한편, 양식에 따르자면, 이탈리아 르네상스식(테라스식), 프랑스식(평면기하학식), 영국식(풍경식) 정원으로 나눌 수도 있다. 더 크게 2가지 유형으로 보자면, 하나는 프랑스식이고 다른 하나는 영국식 정원이다. 프랑스식 정원은 자연풍경을 닮은 영국식 정원에 대해 ‘정형식 정원’으로도 불리고, 바로크 시대의 정원이기에 바로크 정원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서양 정원의 시작은, 다른 모든 서양사에서와 마찬가지로, 르네상스 이탈리아에서 비롯된다. 이탈리아 정원의 역사는 곧 서양 정원의 역사이다. 서양 중세의 정원은 성벽 안의 한 구획일 뿐이었다. 하지만 르네상스에 이르러 이탈리아 문명이 급속히 개화하면서 이탈리아 정원은 도약을 이루게 된다. 어느 날 건축가는 테라스에서 밖을 내다보았다. 그리고 주변 경관이 빌라에 자연스럽게 포함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빌라와 경관이 단일한 구성의 한 부분을 형성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이탈리아 테라스식 정원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이탈리아의 빌라는 상류계층이 만든 전원의 대저택으로서 정원과 농지를 포함하는 것이다. 빌라는 경사진 언덕에 자리잡았고, 건축가는 그 경사지를 깎아 평평한 테라스를 몇 단 만든 다음, 거기에 건물과 정원을 두었다. 그리고 정원은 단정하게 깎은 회양목 등으로 구획하고, 분수나 조각상들을 풍부하게 배치하였다.

이런 이탈리아식 정원은 프랑스 정원에 도입되어 절정을 이룬다. 프랑스의 천재 조경가 르 노트르는 이탈리아 여행을 하며 정원을 둘러보고 프랑스에 맞는 독창적인 조원법을 창출해 냈던 것이다. 이처럼 프랑스식 정원은 이탈리아식 정원의 변형 내지 확장이라고 할 수 있기에, 둘은 종종 동일한 것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그런데, 전 유럽을 풍미한 프랑스식 정원에 대해 영국에서 반대운동이 일어나게 된다. 정형식 정원이 지나치게 인위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자연스러운 풍경과 같은 정원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것이 영국식 풍경정원이다.
이러한 정원 양식에 대해서는 자존심을 건 우열논쟁이 오랜 기간 벌어졌다. 이에 대해 워턴은 이제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냐고 묻는다. 어디까지나 각 양식은 양식일 뿐이고, ‘하나는 다른 하나만큼이나 인공적’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하며, 각각은 ‘그 자체의 미학적 가치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정원이 우리에게 가지는 의미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방문했던 빌라와 정원들은 120년이 지난 지금도 대부분 살아남아 있다. 옛 귀족 가문의 사유지로서 초청 없이는 갈 수 없는 곳도 있고, 이제는 명승지로 지정되어 입장료를 낸 방문객에게 개방되는 곳도 있다. 또 고급 호텔이나 연회장으로 바뀌어 호기를 부린다면 그 아름다움과 호사를 즐길 기회를 주는 곳도 있다. 정반대로, 주인의 손길을 받지 못해 평범한 아니 퇴락한 도시 공원이 되어 버린 곳도 있다. 몽테뉴가 말했듯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건 나답게 되는 법을 아는 것이다.” 이방의 여행을 통해 나를 찾아가듯이, 이탈리아의 정원은 한국의 정원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사실 지금 우리에게는 정원이 별로 없다. 또한 전통 정원 역시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역자는 이 시대 우리의 미감을 담은 한국식 정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언젠가, 누가 봐도 한국적이면서 누구에게도 확연히 아름다운 ‘한국식 정원’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이디스 워턴 역시 서문 끝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원의 마법을 자기 집 뜰에 옮겨 놓기를 열망하는 정원 애호가는 거기서 가져올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을 것이라고. 그 대답은 다음과 같다. 오직 자신에게 도움이 될 이탈리아 정원의 정신뿐이라고.


저 : 이디스 워튼 (Edith Wharton)

1862년 1월 24일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문학, 철학, 종교 서적을 탐독했고 다양한 독서의 내공으로 1878년 첫 시집을 출간했다. 1885년 열세 살 연상의 에드워드 로빈스 워튼과 결혼했으며 1894년부터 심각한 신경쇠약을 앓았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유럽으로 이주, 이후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며 유럽 지역의 역사, 건축, 미술에 대한 글과 소설을 썼다.

1905년 장편소설 『환락의 집』을 발표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헨리 제임스, 싱클레어 루이스, 장 콕토, 앙드레 지드 등 유명한 문인들과 교류했다. 이후 발표한 『순수의 시대』(1920)로 1921년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평생 소설, 시, 에세이, 여행기, 회고록 등 40여 권이 넘는 책을 남겼으며 1937년 일흔다섯의 나이로 프랑스 파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림 : 맥스필드 패리시 (Maxfield Parrish)

20세기 전반기에 활동한 미국의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패리시 블루’라고 불리는 독특하고 강렬한 색감과 이상화된 신고전주의 이미지로 유명했으며, 미국의 시각 예술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이 책의 삽화를 위해 26점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렸다.


역 : 김동훈

1977년 태어나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헌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법시험 합격 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연구관 겸 공보관으로 일하고 있다. 2015~2016년 로마대학의 방문학자로 있으면서 틈틈이 이탈리아 건축과 정원 공부를 했다. 가장 행복한 삶은 ‘낮엔 밭에서 일하고, 저녁엔 책을 읽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지은 책으로 『한국 헌법과 공화주의』가 있고, 「이탈리아의 헌법과 헌법재판제도」 등의 논문이 있다.
이전글 당신의 ‘오복’을 갉아먹는 충치는…설탕과 구강세균의 합작품
다음글 6·25 전쟁터에서 아군과 적군 안 가리고 공격한 ‘보이지 않는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