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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교실 게시판입니다.
수리남 곤충의 변태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4.04.11 조회수 13

 

 

수리남 곤충의 변태

 

과학적 지성과 예술적 미학을 겸비한 한 여성의 찬란한 모험의 세계 

[ 양장, 개정판 ]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저/금경숙 역 | 나무연필 | 2024년 01월 01일 | 원서 : Metamorphosis insectorum Surinamensium


목차

서문_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이 독자에게
옮긴이 해제_ 이 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저 세계를 탐험하는 여행자

1장 꽃이 핀 파인애플│2장 무르익은 파인애플│3장 작은 가시여지│4장 카사바와 털북숭이 애벌레│5장 카사바 와 노란 줄무늬 애벌레│6장 하얀 꽃이 피는 마카이│7장 아메리카 체리│8장 인디언 재스민 나무│9장 홑꽃이 피는 석류나무│10장 수리남 목화나무│11장 말뚝나무│12장 바나나│13장 아메리카 자두나무│14장 큰 가시여 지│15장 수박│16장 캐슈 나무│17장 라임 나무│18장 구아바 나무와 거미, 개미, 벌새│19장 구아바 나무와 붉 은 구슬 달린 애벌레│20장 구미 구타 나무│21장 마르키아스│22장 붉은 백합│23장 바코버│24장 노란 꽃이 피는 마카이│25장 바닐라│26장 카카오나무│27장 소돔의 사과│28장 시트론│29장 폼펠무스│30장 그리스도 종려나무│31장 장미│32장 슬라퍼르쪄│33장 무화과나무│34장 포도나무│35장 초록색 열매가 줄줄이 달리는 나무│36장 흰 꽃이 피는 식물│37장 오커륌│38장 초록색 융털을 잎에 두른 식물│39장 작고 노란 꽃이 피는 식 물│40장 파파야 나무│41장 파란 꽃이 피는 바타타│42장 머스크 꽃│43장 마멀레이드 통 나무│44장 로쿠│45 장 플로스 파보니스│46장 재스민│47장 청포도│48장 타브로우바│49장 겹꽃이 피는 석류나무│50장 하얀 꽃 이 피는 바타타│51장 단콩 나무와 노란 애벌레│52장 중국 사과나무│53장 미스펠 나무│54장 발리아│55장 인 디언 고추│56장 보라색 꽃이 피는 물풀│57장 구아바 나무와 털북숭이 애벌레│58장 단콩 나무와 초록 애벌레│ 59장 물 냉이│60장 붉고 우아한 꽃

본문 주석│이 책에 등장하는 동식물 이름 목록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연보│도판 출처


책소개

과학하는, 예술하는, 여행하는 여성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랩 걸’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이 엮어낸 모험과 관찰의 세계


여성 과학자는 없었던 것이 아니다. 단지 과학의 역사에서 지워졌을 뿐.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을 기억하는 것은 곤충의 성장과 번식 과정을 먹이를 포함한 하나의 생태계로 보여주는 최초의 곤충학 책을 갖게 되는 것이자 정확한 관찰이 중요한 서구 근대 과학 발전에 수공예 기술이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숨 막히게 아름답고 정교하며 실용적이기까지 한 이 책의 글과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지워진 여성 과학자들의 이름으로 새로운 과학사가 쓰인다면 그 역사가 만드는 과학의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가슴 뛰는 질문에 이르게 된다. _임소연(과학기술학 연구자)

이름이 곧 장르가 되어 버린, 자연사 일러스트의 선구자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의 작품을 만나길 오래도록 기다려 왔다. 현대에 과학 일러스트는 사진으로 대체 가능한 이미지라거나 과학 연구의 필수 아닌 선택적 기록물이라는 오해를 받곤 한다. 나는 이 책이 과학 일러스트를 향한 오해와 편견을 무참히 깰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아름답다거나 정확하다는 수식어로는 한참 부족한, 자연의 생동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의 작품을 통해 저 먼 수리남 열대우림 속 생물들의 삶을 코앞에서 관찰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_이소영(식물세밀화가)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이 활동하던 시대에 여성 화가들은 소재만이 아니라 재료 사용에 있어서도 제약이 따랐다. 남성 중심의 길드 체제는 여성 화가들이 역사화에 참여하거나 유화를 다루는 것을 권하지 않았다. 세밀화처럼 작고 섬세한 작업은 덜 중요한 예술로 여겨졌지만 오히려 이러한 통념적 위계에 개의치 않고 독보적인 세계를 만드는 작가가 있다. 『수리남 곤충의 변태』는 식물학자이며 곤충학자인 메리안의 끈질긴 관찰력, 화가로서 집요한 표현력, 탐험가로서 용감한 모험심이 집약된 역사적인 결과물이다. 작은 세밀화의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_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끝자락을 살아간 한 여성이 있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난 뒤 예술과 출판을 하는 집안에서 자라며 자연을 관찰하고 그것을 즐겨 그리던 사람. 결혼을 하고 두 딸을 낳아 기르는 와중에 좋은 집안의 여성들에게 그림과 자수를 가르치며 자신의 글과 그림을 책으로 펴낸 사람. 남편을 뒤로한 채 라바디파 종교 공동체에 기거하며 나비가 되기를 준비하는 번데기 같은 시간을 보낸 사람. 데카르트가 ‘이곳처럼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곳이 있을까’ 하고 감탄했던 바로 그 도시,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해 지식인 및 예술가와 교류하면서 끊임없이 연구를 거듭한 사람. 쉰두 살의 나이에 머나먼 남아메리카의 수리남으로 떠나 곤충을 관찰하는 모험을 기획하고 감행한 용기 있는 사람.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와 자신의 연구를 책으로 만들고 판매하는 모든 과정을 감당한, 비즈니스 우면의 면모도 여실히 보인 사람.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수리남 곤충의 변태(Metamorphosis insectorum Surinamensium)』(1705)는 메리안이 둘째 딸 도로테아를 데리고 2년간 수리남으로 여행을 떠나 살아 있는 곤충들을 관찰한 뒤 양피지에 그린 60점의 그림과 그에 관한 글을 엮은 작품으로, 곤충 연구자이자 화가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 그녀의 대표작이다. 당시의 많은 연구자들이 권력자들의 후원을 받으며, 때로는 그들과 함께 아메리카를 여행한 반면, 메리안은 나이 든 여자라는 이유로 그러한 혜택을 누리기가 어려웠다. 몇 차례 후원을 청해 간신히 (후원이 아닌) 대출을 받은 그녀는 자기 자산을 정리하고 유언장까지 작성한 뒤 수리남으로 향하는 상선 평화호에 탑승한다.


책 속으로

나는 계속해서 곤충을 관찰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대장정에 올라 아메리카의 수리남으로 향하게 되었 다. 더욱 정확한 연구를 위해 1699년 6월 수리남으로 항해하여 1701년 6월까지 머물렀고, 길을 떠나 9월 23 일에 귀환했다. 수리남에서 나는 살아 있는 곤충들을 관찰한 뒤 양피지에 60점의 그림을 세밀하게 그렸으 며, 이는 곤충 표본과 함께 우리 집에서 볼 수 있다. 그 나라는 내 예상과 달리 곤충을 관찰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무더워서 그 열기에 적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네덜란드로 돌아온 뒤 몇몇 애호가들이 내 그림을 보고, 아메리카에서 그린 작품으로 최초이자 가장 탁월한 것이라고 평하면서 강력하게 출판을 권유했다. 처음에는 이 책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에 놀라 단념했으나, 결국 제작을 결심했다. 이 책은 60점의 동판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90여 가지의 애벌레, 굼벵이, 구더기를 관찰한 내용과, 이들이 어떻게 탈피하여 색깔과 형태가 변하며 종국에는 나비, 나방, 딱정벌레, 벌, 파리로 변하는지가 담겨 있다. 이 모든 곤충들은 그것들이 먹이로 하는 바로 그 식물의 꽃, 열매 등에 배치했다. 또 한 서인도의 거미, 개미, 뱀, 도마뱀, 신기한 두꺼비, 개구리의 생식에 관한 내용도 추가했다. 인디언들의 증 언을 몇 가지 덧붙인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메리카에서 내가 직접 살아 있는 모습을 관찰하고 그린 것이다.
--- p.6~7

카사바의 뿌리이다. 아메리카에서 인디언과 유럽인은 평소에 이 뿌리로 빵을 만들어 먹는다. 뿌리의 즙에는 강한 독성이 있으므로 뿌리를 갈아서 즙을 모두 짜낸다. 이 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처리한 뿌리를 모자를 만 들 때 사용하는 물건처럼 생긴 철판 위에 올려놓은 다음, 철판 밑에 작은 불을 피워서 남은 수분을 모두 날 려 버린다. 그러면 러스크[수분이 적은 서양 비스킷]처럼 구워지는데, 맛있는 네덜란드 러스크와 같은 맛이 난 다. 사람이나 동물이 뿌리에서 짜낸 즙을 차가운 상태로 그냥 마시면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죽는다. 하지만 이 즙을 끓이면 매우 훌륭한 음료가 된다.
--- p.41

왕관을 쓴 이 애벌레는 인디언 재스민 나무의 잎을 먹는다. 9월 20일에 애벌레는 번데기로 변했고, 10월 11일 에 거기에서 이와 같이 아름다운 구름무늬 나비가 나타났다. 각 날개의 바깥쪽에 흰색 반점이 여섯 개씩 있 으며, 안쪽은 붉은색과 검은색이다. 이 작은 동물을 확대경으로 관찰하면 놀랍도록 아름다우며, 그 아름다 움은 글로는 형용하기 어려워 상세히 관찰할 가치가 있다.
--- p.47

사각으로 각진 이 애벌레는 수박 잎사귀에 붙어 산다. 몸의 앞부분과 뒷부분은 파란색이며, 중간은 초록색 이다. 발의 피부는 달팽이처럼 끈적거린다. 7월 5일에 고치가 되었다. 이 특이한 애벌레에서 뭔가 특별한 것 이 나오리라 기대했으나, 1700년 8월 10일에 평범한 나방이 나오자 실망스러웠다. 가장 아름답고 독특한 애 벌레가 가장 평범한 곤충으로 변하고, 가장 평범한 애벌레가 가장 아름다운 나방과 나비로 변하는 일을 나 는 수차례 보았다.
--- p.61

아메리카에는 하룻밤 새에 나무를 빗자루처럼 모조리 앙상하게 만들 수 있는, 아주 커다란 개미들이 있다. 가위처럼 서로 엇갈리게 난, 휘어 있는 두 개의 이빨로 나무 잎사귀를 잘라 내어 아래로 떨어뜨린다. 그러면 나무는 유럽의 겨울나무처럼 보인다. 밑에서는 수천 마리의 개미들이 잘라 낸 잎을 보금자리로 운반한다. 자 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직 굼벵이 상태인 새끼들을 위해서다. 날아다니는 개미는 모기처럼 알을 낳으며, 이 알은 굼벵이나 구더기가 된다. 이 구더기는 두 종류로 어떤 것은 고치가 되고 어떤 것은 번데기가 되는데, 대 부분 번데기가 된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번데기를 개미 알이라고 부르지만, 개미 알은 훨씬 작다. 수리남에서는 이 번데기를 닭 모이로 주는데, 닭은 귀리나 보리보다 이를 더 좋아한다. 이 번데기에서 개미가 나온다. 개미는 탈피를 하고 날개가 생기며, 그다음에 알을 낳으면 알에서 굼벵이가 나온다. 더운 나라에는 겨울 이 전혀 없으니 개미들은 겨울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도 형언할 수 없이 부지런하게 알을 보살핀다.
--- p.67

수리남에서 포도나무는 몹시 무성하게 잘 자라며, 이를테면 파랑, 초록, 흰색 종류가 있다. 가지를 잘라 땅에 꽂아 두면 6개월 뒤에는 익은 열매를 즐길 수 있다. 매달 그렇게 한다면 1년 내내 포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수리남에서 포도를 재배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 애석하다. 연중 여러 차례 포도를 수확할 수 있으니, 수리남으로 포도주를 들여올 필요가 없고 오히려 네덜란드로 포도주를 수출할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 p.101

이 식물은 숲속에서 발견했는데, 더위 때문에 혹은 금방 시들어 버려서 베어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의 인 디언들을 시켜 뿌리째 캐내 집으로 가져오게 한 다음 내 정원에 심었다. 뿌리가 새하얗다는 점만 빼고는 담배와 유사하며 투베로사와 같은 흰 꽃을 피운다. 꽃이 지면 6개월 후에 다시 꽃이 핀다. 이 식물의 이름과 특 성은 수리남에서 알려진 바가 없다. 그곳 사람들은 그와 같은 것을 탐구하려는 마음 또한 없다. 사실 그들은 내가 그 나라에서 사탕수수가 아닌 다른 뭔가를 찾아다니는 모습을 비웃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접근만 가능하다면 수리남의 숲에서 더 많은 식물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숲에는 엉겅퀴와 가시덤불이 워낙 빽 빽하게 우거져서, 노예들의 손에 먼저 도끼를 들려 보내 내가 얼마간 지나갈 수 있게끔 길을 내도록 해야만 했다. 매우 성가시고 힘든 일이었다.
--- p.105

플로스 파보니스(Flos Pavonis)는 키가 2.8미터쯤 되며, 노란 꽃과 붉은 꽃이 피는 식물이다. 씨앗은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에게 분만을 촉진하는 용도로 쓴다. 네덜란드인 밑에서 일하면서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인디언들은 자녀에게 노예 생활을 대물림하지 않으려고 낙태할 때 이 씨앗을 사용한다. 기니와 앙골라에서 온 흑인 여자 노예들에게는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노예 상태에서는 아이 를 원하지 않을 것이고, 아이를 갖지도 않을 것이다. 사실 그들은 일상에서 겪는 가혹한 처우 때문에 자살을 감행하기도 한다. 자기 친구들이 사는 나라에서 자유로운 상태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 들에게서 직접 들은 말이다.
--- p.123

언젠가 인디언들이 내게 랜턴 플라이를 아주 많이 가져다주었는데(그것들이 밤에 그렇게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내가 알기 전이었다), 나는 그것들을 큰 나무 상자 안에 넣어 두었다. 밤이 되자 그것들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 는 바람에, 우리는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 침대에서 뛰쳐나왔다. 그리고 집 안에서 무엇이 소음을 내는지 모 른 채 촛불을 켰다. 곧 우리는 그 상자 안에서 나는 소리임을 알아차렸고, 놀라서 상자를 열었다. 그런데 더 깜짝 놀라서 상자를 바닥에 내던져 버리고 말았다. 상자가 열리면서 불꽃이 뿜어 나오는 듯했던 것이다. 그 렇다. 그 안에서 그토록 많은 생물체가, 그토록 많은 불꽃이 나왔다. 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그것들을 다시 모았고, 이 작은 생물체들의 광채에 무척 감탄했다.
--- p.131~133

저 :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Maria Sibylla Merian)
독일 프랑크푸르트 출신의 곤충 연구자이자 화가. 유년 시절부터 자연을 벗 삼아 곤충과 식물을 관찰하고 그리는 일을 즐겨 했다. 아버지는 출판업자였으나 그녀가 세 살 때 세상을 떠났고, 화가이자 공방 운영자인 새아버지가 재능을 알아보고서 그녀에게 그림을 가르쳤다. 열여덟 살에 새아버지의 제자 요한 안드레아스 그라프와 결혼했고, 이후 남편의 고향 뉘른베르크로 이주했다. 이 시절 그림과 자수를 가르치거나 자수 도안을 판매하면서 공방을 운영했으며, 『꽃 그림책』 1·2·3권과 이들을 묶어 펴낸 『새로운 꽃 그림책』, 그리고 『애벌레의 경이로운 변태와 독특한 꽃 먹이』 1·2권을 세상에 내놓았다.

서른여덟 살 때 남편을 뒤로한 채 두 딸과 노모를 데리고 네덜란드 프리슬란트주의 라바디파 공동체에 입회했다. 재능 있는 한 인간으로서 신앙생활은 물론 학문 활동에도 매진했다. 5년간의 공동체 생활 이후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막바지에 있던 암스테르담으로 거처를 옮겼다. 쉰두 살의 나이에 어렵사리 자금을 마련하여 둘째 딸과 함께 남아메리카의 수리남으로 향하는 뱃길에 오른다. 무더운 열대기후로 인해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곤충과 식물을 관찰해 스케치하고 표본을 만들었다.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온 뒤 『수리남 곤충의 변태』를 집필해 출간했다. 수리남 곤충의 변태 과정과 그 먹이식물을 60점의 동판화에 담아낸, 과학과 예술이 조화롭게 결합된 작품이었다. 일흔 살에 뇌졸중으로 삶을 마감한 뒤, 둘째 딸이 마무리하여 『애벌레의 경이로운 변태와 독특한 꽃 먹이』 3권을 펴냈다.

많은 자연주의 삽화가들이 그녀의 그림에 영향을 받았으며, 후대 생물학자들은 그녀를 기리며 여러 동식물의 속명 등에 그녀의 이름을 붙였다. 또한 시대적 한계 속에서도 관심을 놓지 않으며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 여성으로도 호명되고 있다.

역 : 금경숙
부산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한 후, 10여 년 동안 도시를 계획하고 집 짓는 일을 했다. 2006년부터 네덜란드 남부 작은 도시 루르몬트에 살면서, 북해 연안 저지대의 다양한 모습을 글로 기록하고, 네덜란드 작가들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지은 책으로 네덜란드와 벨기에 화가들의 이야기 『플랑드르 화가들』과 네덜란드 생활기 『루르몬트의 정원』이 있고, 옮긴 책으로 『터키 과자』, 『유목민 호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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