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년 전부터 가축처럼 길들인 ‘효모’…인류에 술과 빵 선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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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주재석 | 등록일 | 24.05.07 | 조회수 |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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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은 인류가 지구에 출현하기 수십억년 전에 이미 다양한 발효 기술을 터득했다. 이 작은 발효 장인들은 음식의 풍미를 돋우고 먹거리 저장을 도우면서 인류에게 다가왔다. 특히 1만년 전쯤 시작된 보리 재배는 특정 미생물과 인류가 단짝을 이루는 계기가 되었다. 알코올성 발효 음료, 술이 인류 사회의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인류가 술과 연분이 닿은 건 농경생활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분 함량이 높은 과일은 조건만 맞으면 쉽게 발효된다. 수렵채집 시절에 과일을 찾아다니던 원시 인류는 자연 발효된 과일에서 우연히 술을 접하곤 했을 것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술 빚기는 신석기시대로 접어들어 농경생활을 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간주한다. 알아낼 길 없는 그 발로를 이렇게 상상해본다. “아껴서 남겨둔 보리죽을 먹으려는데 묘한 냄새가 난다.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 살짝 맛을 본다. 다행히 먹을 만하다. 그런데 먹을수록 기분이 묘해진다.”
알코올(에탄올)은 뇌에서 세로토닌과 도파민 같은 ‘해피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촉진한다. 그래서 술에 적당히 취하면 보통 기분이 좋아진다. 이제 술맛을 알게 된 신석기인은 ‘우연한 횡재’를 이어가려고 일부러 보리죽을 방치한다. 설거지는 하지 않거나 대충한다. 오히려 이게 묘수로 작용한다. 그릇에 붙은 찌꺼기가 자연스레 발효종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인류가 부지불식간에 효모와 긴밀한 동거를 시작하는 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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