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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뭇가사리가 ‘세균 배양’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4.06.20 조회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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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무 가루를 끓인 후 식혔더니

거의 100도까지 고체 상태 유지

미생물이 먹어치우지 못해

배양 고체배지로 안성맞춤

 

반복되는 일상 속 어느 날 뜻밖의 선물이 도착했다. 제주에 사는 지인이 보내준 천연 생미역이었다. 즉시 휴대전화를 들어 반가움과 고마움을 전했더니, 이번에는 잔잔한 울림으로 화답했다. “요 며칠 바다가 성을 낸 게 미안했는지 파도가 집 앞 바닷가로 미역을 배달했다네. 늘 내주는 바다가 고맙지. 그걸 함께 나누고 싶어서.” 바다와 사람의 베풂을 통해 전해지는 정겨움이 마음을 적셨다. 그날 저녁 밥상은 당연히 미역이 주인공이었고, 급기야 미역 강의(?)도 이어졌다.

 

미역은 해조(海藻)’, 순우리말로 바닷말의 일종이다. 한자 ()’는 획수가 많아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나무 위에서 입을 벌리고 지저귀는(울 소·) 새들이 물(삼수변·)에 떠 있는 풀(초두머리·)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나름 쉽고 재밌게 익힐 수 있다. 해조를 해초(海草)’와 같은 식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 둘은 분류학적으로 아주 다른 생물이다. 해초는 엄연한 식물이지만, 해조는 그렇지 않다.

 

해조류의 정체는?

 

전통적으로 원시(하등) 식물로 간주하는 해조류는 뿌리와 줄기, 잎이 체계적으로 분화하지 않는다. 일례로 온전한 생미역을 살펴보자. 잎사귀처럼 흐느적거리는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엽상체라고 부르는 이 부위는 광합성 세포들이 들러붙어 이루는 단순한 구조이다. 말하자면, 엽상체에는 양분이나 물을 운반하는 관다발이 없다. 엽상체는 줄기부에 붙어 있다. 줄기부는 목질화되지 않아 식물의 줄기와 같은 지지 작용은 못한다. 미역을 위로 서게 하는 건 바로 부력이다. 줄기부 맨 끝에 흡사 뿌리 같은 부분은 미역을 바위에 고정하는 부착기이다.

 

쉽게 말해, 해조류는 혼자서도 살 수 있는 광합성 세포가 뭉쳐서 온몸으로 빛을 받고 필요한 물질을 흡수하며 사는 셈이다. 그래서 해조류를 조류(algae)’라는 미생물 무리에 포함해 미생물학에서 다루기도 한다. 크기보다는 각자도생 가능한 개체(세포)가 모여 덩치가 커졌다는 사실에 주목해서 말이다.

 

조류는 일단 크기에 따라 대형조류와 미세조류로 나눈다. 해조류가 전자에 속하고, 후자는 식물성 플랑크톤이라고도 부른다. 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소비하고 지구에 필요한 산소의 절반 정도를 공급한다. 그뿐만 아니라 대형조류, 즉 해조류가 모여 사는 바다숲은 물고기가 알을 낳고 알에서 갓 깨어난 어린 물고기가 자라나는 보금자리이다. 그리고 여기서 미세조류는 물고기 먹이가 되어준다. 그러므로 조류는 바다 생명의 파수꾼이라 하겠다. 하지만 특정 미세조류가 짧은 시간에 급증하면 녹조적조같은 골치 아픈 문제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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