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 먹고 자라는 먹성 좋은 미생물도 ‘플라스틱은 정말 낯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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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주재석 | 등록일 | 24.07.04 | 조회수 |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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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불부(流水不腐).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뜻을 지닌 사자성어이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환경 변화에 대응을 게을리하고 마냥 안주하면 도태되기 쉬우니, 자기 계발에 부단히 힘쓰라고 독려할 때 흔히 인용하는 말이다.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미생물학 관점에서 보면 이 경구의 주인공은 미생물이다. 우리가 볼 때 ‘썩지 않음’은 물에 있는 유기물을 미생물이 말끔히 먹어치운, 곧 완전히 분해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오염된 자연환경이 저절로 깨끗해지는 이른바 ‘자정 능력’의 실체가 바로 미생물이다. 흐르는 물은 미생물 청소부가 숨 쉴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한다. 그런데 청소량이 많을수록 이들 미생물은 그만큼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다. 이렇게 미생물이 오염물 분해 과정에서 요구하는 산소량을 말 그대로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iochemical oxygen demand·BOD)’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BOD는 오염물량에 비례해 커진다.
자연수에 녹아 있는 산소량, 곧 ‘용존산소량’은 1ℓ당 10㎎ 정도인데, 보통 하수의 BOD는 이것의 20배에 달한다. 이런 물이 그대로 강이나 호수로 흘러 들어가면, 거기에 사는 미생물은 특식을 한껏 즐기게 된다. 문제는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용존유기물’을 미생물이 분해하면서 용존산소량이 급감한다는 사실이다. 용존산소 고갈은 종종 물고기 떼죽음으로 이어져 연쇄적으로 심각한 환경 피해를 일으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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