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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4.08.16 조회수 9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

 

냄새의 언어로 나무를 알아가기 

[ 반양장 ]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저/노승영 역 | 에이도스 | 2024년 04월 24일 | 원서 : Thirteen ways to smell a tree


목차

머리말 008
1. 서양칠엽수 011
2. 미국피나무 021
3. 붉은물푸레나무 029
4. 진토닉 039
5. 은행나무 049
6. 폰데로사소나무 059
7. 백미러에 매달린 소나무 069
8. 남극너도밤나무 077
9. 흰참나무(미국참나무) 087
10. 월계수 099
11. 나무 연기 111
12. 올리브유 123
13. 책 137
나무의 내음: 여섯 가지 실천 방법 152
작곡가·바이올린 연주자의 후기: 나무의 음악 161

감사의 글 166
참고 문헌 168


책소개

나무 내음은 나무가 서로에게 또 다른 종들에게 이야기하는 나무의 언어이다. ‘특이한 천재’로 불리는 최상급 자연작가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은 이 책에서 가장 무시 받는 감각이지만 가장 오래되고, 원초적인 감각인 후각으로 나무의 언어를 엿듣는다. 칠엽수, 피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올리브, 흰참나무, 책 등 열세 가지 소재를 통해 나무와 인간의 삶이 어떻게 긴밀하게 얽혀 있는지를 감각적이고 빼어난 문장으로 그려낸다. 나무 내음은 어린 시절 기억으로의 여행이고, 수천만 년 전부터 이어온 생명의 심층사와 만나는 관문이며, 인류의 문화와 역사를 만나는 출발점이며, 우리 인간이 다른 종들과 서로 연결되고 소통하는 실마리이다. 나무 내음은 우리를 다른 시간과 장소, 다른 세계로 데려가는 한 편의 마법이다. 지은이는 말한다. “어떤 생명도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언제나 다른 종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책 속으로

꽃향기가 우리에게 들어와 우리를 감싸면 나무들은 불안의 이마에 위로의 초록색 손을 얹고는 통증의 신경 경로를 안정시키고 중추 신경계의 균열 속으로 자신의 향기를 엮어 넣는다. 우리는 나무를 호흡하며 치료받는다. ··· 우리가 미국피나무 꽃향기를 맡고 반응한다는 사실은 우리와 곤충의 친족 관계를 보여준다. 미국피나무의 향기는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벌을 비롯한 곤충을 위한 것이다. 이 의도는 과거의 자연 선택에 의해 미국피나무의 유전자와 생리에 새겨졌다. 6억 년도 더 전에 곤충과 갈라졌음에도 우리의 신경에는 같은 세포 설계가 들어 있다. 이것은 더 오래전 조상 동물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이 유사성 덕분에 우리는 미국피나무가 꽃가루받이 벌에게 보내는 신호를 감지하고 음미할 수 있다.
--- p.27

나뭇잎에서 퍼지는 여남은 개의 분자는 식물학적 문장이며, 이 식물 언어의 의미는 유기화학의 문법으로 쓰여 있다. 오전에서 오후로, 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 조합의 변화는 의미로 가득한 기승전결이다. 아무리 정교한 실험 장비가 있어도 이 언어에서 우리가 해독할 수 있는 부분은 뿌리에서 미생물로 전달되어 호혜적 결합을 시작하는 신호, 상처 입은 잎이 이웃 잎들에게 퍼뜨리는 경고, 초식동물에 맞서는 제휴의 일환으로 나뭇잎이 포식자 곤충에게 보내는 도움 요청 등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나무 내음을 맡는 것은 (비록 많은 것이 숨겨진 낯선 언어로나마) 이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척 복잡하기는 해도 이 언어가 아예 요령부득인 것은 아니다. 우리의 조상들이 수백만 년간 숲과 초원에서 살았기에 우리의 코는 식물 향기의 몇 가지 의미를 판독할 수 있다. 건강한 나무의 내음을 맡으면 우리는 마음이 편해진다.
--- p.36~37

소나무의 향기를 매개로 지상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는 공중으로 떠올라 하늘을 변화시킨다. 전 세계 식물이 해마다 공중에 내보내는 향기 분자는 1조 킬로그램에 달한다. 열대림에서 가장 흔한 이소프렌은 휘발유 냄새가 살짝 감도는 분자다. 소나무 숲에서는 피넨이 지배적이다. 나무들이 하늘로 뿜어내는 거대한 날숨은 하늘에서 비의 단초가 된다. ··· 하늘의 일부는 숲으로 이루어졌다. ··· 내가 폰데로사소나무의 내음에서 느끼는 기쁨은 숲에서 벌어지는 소통의 핵심에 나를 동참시킨다. 나무는 서로 흉금을 터놓는다. 곤충은 그 말을 엿듣고 모의한다. 땅과 하늘이 대화한다.
--- p.67~68


저 :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David George Haskell)
미국의 생물학자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동물학을 공부했으며, 미국 코넬 대학교에서 생태학과 진화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과학과 시적 산문을 결합해 새로운 문화적 미학을 개척한 레이철 카슨과 같은 보기 드문 과학자’, ‘특이한 천재’, ‘미국 최고의 자연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데이비드 해스컬의 작업은 자연세계에 대한 과학적 탐구와 관조적 성찰을 통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09년 카네기재단에서 주는 최우수교수상을 받았으며 2014년에는 구겐하임 펠로우로 선정되었다. 수많은 과학논문과 함께 자연과 과학에 대한 시, 에세이를 쓰기도 했다. 첫 책 『숲에서 우주를 보다』는 미국 국립학술원 선정 최고의 책,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최종후보, PEN/ E. O. Wilson 과학저술상 가작(佳作), 리드(Reed) 환경저술상, National Outdoor Book Award를 수상했으며, 두 번째 책 『나무의 노래』는 《사이언스 프라이데이》《브레인피킹스》 선정 최고의 과학책, 《포브스》 선정 최고의 환경도서, 존 버로스 메달을 수상했다. 세 번째 책 『야생의 치유하는 소리』은 2023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 선정되었다.

역 : 노승영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지과학 협동과정을 수료했다. 컴퓨터 회사에서 번역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환경단체에서 일했다. ‘내가 깨끗해질수록 세상이 더러워진다’라고 생각한다. 박산호 번역가와 함께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을 썼으며,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오늘의 법칙』 『서왕모의 강림』 『에 우니부스 플루람』 『여우와 나』 『끈이론』 『유레카』 『시간과 물에 대하여』 『향모를 땋으며』 『약속의 땅』 『자본가의 탄생』 『새의 감각』 『나무의 노래』 등 다수의 책을 한국어로 옮겼다. 2017년 『말레이 제도』로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선정 제35회 한국과학기술도서상 번역상을 받았다. 홈페이지(http://socoop.net)에서 그동안 작업한 책들의 정보와 정오표, 칼럼과 서평 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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