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차린 식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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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주재석 | 등록일 | 24.08.22 | 조회수 | 7 |
인류가 차린 식탁우타 제부르크 저/류동수 역 | 애플북스 | 2024년 05월 13일 목차부엌에서 드리는 인사 말씀 - 미식을 통한 인류사 산책 1 매머드 스테이크 기원전 1만 1000년경 북아메리카 2 곡물죽과 외알밀로 만든 빵 기원전 5500년경 중유럽 3 보리빵을 곁들인 양고기 스튜 기원전 1730년경 바빌로니아 4 미라로 남은 소갈비 기원전 1400년경 이집트 5 양고기 요리 만사프 기원전 850년경 시리아 6 포도빵과 구운 양파 기원전 700년경 에트루리아 7 빵과 포도주 30년경 로마제국 치하 팔레스타인 8 검투사용 죽 100년경 로마제국 9 인제라 600년경 악숨제국 10 보양 수프 1150년경 신성로마제국 11 훠궈 1200년경 원나라 12 블라멘지르 1350년경 신성로마제국 13 수박을 깎아 빚은 연꽃 1360년경 태국 수코타이 왕국 14 커리 1500년경 인도 15 밥 조금과 포도주 두 잔 1550년경 이탈리아 16 가짜 노루고기 구이 1560년경 독일 민족의 신성로마제국 17 보르시 1584년 폴란드-리투아니아 18 백조 구이 1650년경 유럽 19 소스 1651년 프랑스 20 티타임 1700년경 잉글랜드 왕국 21 껍질 깐 감자 1770년 프로이센 왕국 22 피크닉 1790년경 그레이트브리튼-북아일랜드 연합왕국과 프랑스 23 통조림 고기 1810년경 프랑스제국 24 수제 초밥(니기리 스시) 1830년경 일본 25 피시앤드칩스 1860년경 그레이트브리튼-북아일랜드 연합왕국 26 비스마르크라는 이름이 붙은 여러 음식 1880년경 독일제국 27 단식투쟁 1882년 차르 치하 러시아제국 28 캐비아와 텃밭 채소를 곁들인 안심 스테이크 1883년 파리와 콘스탄티노플 29 파스트라미 샌드위치 1900년경 미국 30 작은 잔에 든 검은 액체, 커피 1900년경 오스트리아-헝가리 왕국 31 루타바가 잼 1917년 독일제국 32 슈탐에센 1920년경 바이마르 공화국 33 바우하우스-슈니첸과 카르네플라스티코 1930년경 유럽 34 랑구스테 벨 아로르 1933년 프랑스 공화국 35 죽은 이의 빵과 설탕 해골바가지 1935년경 멕시코 36 BBC-오믈렛 1937년 그레이트브리튼-북아일랜드 연합왕국 37 채소 파이 1944년 그레이트브리튼-북아일랜드 연합왕국 38 남은 재료로 만든 음식 1946년 전 세계 39 햄버거 1948년 미국 40 반미 샌드위치 1950년경 베트남 41 하와이 토스트 1955년 독일연방공화국 42 인민 국수 1958년 중화인민공화국 43 탈수 닭고기 수프 1969년 우주 44 뷔페 1970년경 독일연방공화국 45 개츠비 샌드위치 197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46 액체 올리브 1995년경 스페인 왕국 47 벌거벗은 양고기 구이 1999년 그레이트브리튼-북아일랜드 연합왕국 48 건초 향 입힌 버섯조개탕 2003년 덴마크 왕국 49 노무라 해파리 샐러드 2010년경 일본 50 팬데믹 시대의 디너 2020~21년 전 세계 참고 문헌 책소개매머드 스테이크, 백조 구이, 채소 파이... 신기하고 특별한 인류의 밥상을 엿보다. 음식은 한 사회의 토대이자 공동체 결속의 수단이었으며, 권력과 무자비한 계층성의 반영이자 끝내 지켜야 했던 민족자산이기도 했다. 근대에 와서 이 음식은 정치성을 띠기도 했고 시민불복종의 도구로 활용되기도 했다. 인류사의 가장 암울한 장면은 먹을 것의 부재로부터 발생했지만 그러한 시대가 지나고 나면 과도한 미식의 시절이 심심찮게 이어졌다. 이처럼 인류에게 무엇을 먹는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즐거움이기도 하지만 쓰라린 기억이자 현실도피이며 아련한 그리움을 유발하기도 한다. 《인류가 차린 식탁 Wie Isst Man Ein Mammut?》의 저자는 고대 바빌론 사람들의 냄비 속을 들여다보고, 로마인의 식탁에도 앉아보고, 중세의 보양 수프도 후루룩 마셔본 다음 분자요리라고 부르는 해체 완두콩 스튜의 맛도 느끼면서 이들 음식이 모두 그 시대를 반영하는 산물이며 특정 시대 사람들을 추동하는 힘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책 속으로빌붙어 먹고사는 인간은 벌렁거리는 가슴을 달래며 덤불 뒤에 숨어 사태를 주시한다. 검치호랑이 몇 마리가 들소 한 마리를 잡아먹더니 뒤이어 하이에나 떼가 달려들어 남은 살을 뜯어 먹는다. 드디어 차례가 되었다. 살이 다 뜯겨나간 뼈다귀를 향해 인간이 달려간다. 주먹도끼로 뼈다귀를 내리쳐 속에 든 골수를 조금도 남김없이 후루룩 빨아먹는다. 대단찮아 보이는 저 피조물은 이렇게 음식을 섭취하여 마침내 먹이사슬의 맨 꼭대기에 올라간다. ---「1. 매머드 스테이크」중에서 이 최후의 만찬에 오른 음식 그릇 속에 정확히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성서에 나와 있지 않다. 어쩌면 깍지 있는 콩, 예컨대 렌틸콩 같은 것을 양파에 올리브유 그리고 약간의 석류즙을 함께 넣고 끓인 간단한 채식일 수도 있다. 게다가 그날을 경축하는 양고기구이가 틀림없이 식탁에 오를 것이다. 유월절의 양은 먼저 털가죽을 벗겨낸 다음 흙으로 만든 화덕의 이글거리는 불에 완전히 태워버린다. 이어서 기다란 막대에 양을 꽂아 뜨거운 구덩이 속에 집어넣고 흙으로 덮어 푹 익힌다. 복음서 저자가 직접 이 음식을 언급하지 않은 데에는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이날 저녁상에 오르는 가장 간단한 두 음식, 즉 빵과 포도주가 결국 중요하기 때문이다. ---「7. 빵과 포도주」중에서 소스를 정확히 규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음식의 한 요소로서 곧장 맛의 중심으로 흐르는 액체라 할 수 있다. 다른 모든 요소를 감싸고 도는 버터가 들어간 유동액이다. 음식의 표면에 끼얹으면 뜨거운 상태로 반짝이며, 음식 사이사이 빈 공간으로 스며들고, 고기구이 윗면을 덮어주며, 채소를 푹 적셔준다. 아이들이 음식 접시에서 맨 먼저 숟가락으로 떠먹는 것이며, 맨 마지막에 빵으로 싹 닦아 먹는 것이다. “저 정도면 풍덩 빠져도 되겠네”라는 표현은 머리 처박고 먹을 수 있는 부드럽고 따끈한 소스가 가득 담긴 움푹한 접시를 생각나게 한다. 소스는 음식 중에서 가장 불필요하면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원하는 구성성분이다. ---「19. 소스」중에서 특히 미식의 측면에서 볼 때 에도 시대(1603~1868)는 오늘날까지도 일본 문화의 개화기로 통한다. 같은 시기의 중유럽 농민은 아직도 그 지긋지긋한 멀건 곡물죽을 먹었지만, 벼농사를 짓던 에도의 농부는 보드라운 장국에 메밀국수를 적셔 먹었고, 장어구이에 달콤한 ‘가바야키 소스’를 발라 먹었으며, 고소한 향을 풍기는 덴푸라, 즉 생선튀김이랑 채소튀김을 즐겼다. 육고기를 먹는 것은 불교 국가인 일본에서는 금지되어 있었다. 그 밖에도 외세의 영향이 없었던 이 완전한 독자적 통치 시기에 생겨난 음식이 또 하나 있었으니, 당시 세상 그 어디서도 볼 수 없고 먹을 수 없었을 독특한 음식, 바로 ‘스시’였다. ---「24. 수제초밥」중에서 “점점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를 외치며 인간은 자신을 몰아붙인다. 패스트푸드도 그렇게 떠들어댄다. 게다가 효율적 식사라는 것은 전후 시대가 낳은 산물이기도 하다. 그때는 힘들게 노동하면 곧 남들에게 인정받는 시대였다. 뭐든 쌓아 올리고 돌파해야 했다. 후닥닥 먹어 치운다는 것은 개인 혹은 그 개인의 욕구를 억누른다는 뜻이다. 일하는 짐승을 그저 황급히 먹인다는 의미도 있었다. 그러니 수십 년도 지나지 않아 개성과 신중함이라는 말에 온 관심이 집중하자 식사는 다시 느려지면서 ‘슬로푸드(slow food)’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39. 햄버거」중에서 사람들의 익숙한 기대와 오래된 인식 패턴이 세련된 놀잇감이 된 것이다. 달콤하리라 여긴 것에서 쌉쌀한 맛이 나고, 단단해야 하는 것이 입에서 살살 녹고, 모락모락 김이 나는데 놀라울 정도로 차갑게 얼어붙어 있다. 분자요리(分子料理)의 핵심인 거품(espuma), 구(spharen. 액체가 든 공 모양 음식) 그리고 질감을 말하는 것이다. 인공 안개가 마치 연극 무대에서처럼 번지는 가운데 접시가 밑으로 쑥 가라앉는다. 아무 것도 모른 채 보통의 완두콩 수프인 줄 알고 접시에 든 것을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그런데 먹어보니 이 음식은 정교한 해체의 산물이다. 완두 한 알은 거품으로 분해되고 다른 한 알은 얼음으로 제 모습을 드러내며, 그다음 한 알은 이빨 사이에서 터진다. 분자요리의 경험이다. ---「46. 액체 올리브」중에서 건초 한 단이 수수한 접시에 아주 가지런히 놓여 있다. 작은 주전자에서는 흑갈색의 맑은 국물이 몽글몽글 수증기를 내뿜는다. 그걸 건초 위에 붓는다. 표면이 기름기로 반들반들해진다. 건초는 국물을 한껏 빨아들인다. 몇 초 동안이다. 그러고 나면 건초 다발은 마치 대걸레가 폭발하기라도 한 듯 걷잡을 수 없이 강력하게 풀어져서 접시 전체를 가득 채우는데, 봉오리 벌어지는 꽃처럼 탱글탱글하다. 접시를 입술에 갖다 대고 건초 사이에 스민 국물을 후루룩 들이켠다. 여름철의 따뜻한 풀밭 향내가 난다. 국물은 흙 맛이 나고 짭짤하며, 숲과 바다의 맛도 난다. 건초가 탁 풀어 헤쳐지며 연출해내는 자그마한 장관은 마술 같은 분자요리 기법이 아니라, 순전히 자연이 만들어내는 효과다 ---「47. 건초 향 입힌 버섯조개탕」중에서 베를린에서 태어났으며 대학에서 독문학, 비교문학, 미술사를 공부해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건축 전문 잡지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독어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뒤셀도르프 하인리히 하이네 대학에서 독어학 및 일반언어학을 수학했다. 지은 책으로 『브랜드 네이밍 백과사전』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거짓말에 흔들리는 사람들』 『지구와 바꾼 휴대폰』 『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 『흐르는 시간이 나에게 알려주는 것들』 『0.1% 억만장자 제국』 『나는 아직도 사랑이 필요하다』 『내 인생 나를 위해서만』 『국가부도』 『태고의 유전자』 『내 안의 돌고래를 찾아라』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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