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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없는 동물원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4.09.13 조회수 7

 

 

 

코끼리 없는 동물원

 

수의사가 꿈꾸는 모두를 위한 공간

김정호 저/안지예 그림 | MID 엠아이디 | 2021년 07월 01일

목차

프롤로그 동물원 하루의 시작

1부_ 동물원 이야기

박람이가 바라본 풍경 / 적도의 거북이섬 / 표돌이의 매화무늬 꼬리 / 남극에서 보내는 편지 / 동물의 탄생 / 얼룩말과 작은말 / 두 여우 이야기 / 표범 직지 / 물새장 백로 / 두루미 부부의 출산기 / 사자 도도 / 산속 동물원의 물속 동물

2부_ 동물과 사람

아내와 사랑새 / 어미와 새끼 / 서열 싸움 / 긴장하면 지고 설레면 이긴다 / 야생동물은 스스로를 동정하지 않는다 / 인공수정 / 백구와 깜순이 / 오창 호수의 오리 / 멧돼지 / 내가 사랑하는 생활

3부_ 동물원에서

새해 소망 / 코끼리 없는 동물원 / 동물을 위한 거리두기 / 동물원과 도축장 사이/ 슬기로운 관람 / 동물원이 되고 싶은 곳 / 애증의 동물원

맺음말

도움 주신 분들


책소개

한 곳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동물들
그들을 아끼며 돌봐 온 동물원 수의사의 이야기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산등성이에 동물들이 살아가는 동물원이 있다. 그런데 여기엔 코끼리도, 고릴라도, 기린도, 하마도 없다. 하지만 표범이 어슬렁거리며, 백로들이 연못에서 노닐고 여기서 태어난 동물들과 밖에서 아팠던 동물들이 함께 둥지를 튼다. 이곳은 청주동물원이다.

저자는 청주동물원에서 오랜 기간 수의사로 일했고, 지금은 진료사육팀장으로 동물원의 동물들을 돌보고 있다. 다큐멘터리 [동물, 원]에서 동물을 돌보고 살려내는 수의사로 화제를 모았던 저자가 동물원에서 만난 동물과 사람 그리고 동물원에 대하여 쓴 글들을 모았다. 동물원 동물들의 사연, 그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꾹꾹 눌러쓴 필체로 펼쳐진다.

우리가 아닌 다른 존재를 보살피고 돌보는 일, 특히 생사의 경계에서 그들을 살리는 일은 아름답고도 어려운 일이다. 동물원에서는 더욱 그렇다. 공공 동물원의 부족한 환경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들, 사람과 달리 치료해 준 사람을 경계하는 동물들, 동물원이 모색해야 할 변화 방향 등 단순한 동물원 이야기가 아닌, '더 나은 동물원' 에 대한 저자의 고민도 글에서 잘 묻어난다. 다른 존재를 보살피고 돌보는 일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그 고단함과 감동 그리고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전달할 것이다.


책 속으로

나를 싫어하는 동물, 나를 좋아하는 동물, 갇혀 있는 동물, 자유로운 동물. 동물을 가두는 낡은 동물원은 소멸의 길로 들어서겠지만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어 오늘도 이곳에서 삶을 이어가는 동물들이 있다.
--- 「동물원, 하루의 시작」 중에서

박람이가 항상 앉아 있던 평상에 나도 앉아 보았다. 그곳에서 박람이가 앉아서 바라보았던 풍경을 찾아보았다. 시선의 끝에는 앞산의 양지바른 무덤이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울창한 숲이 있었다. 그 숲의 골짜기는 예전에 호랑이가 자주 나왔던 곳이라 하여 범박골(범바위골)이라 불렸다.
--- 「박람이가 바라본 풍경」 중에서

야생이 아닌 동물원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여우들이 발톱을 갈아볼 나무를 심었고, 사람들을 아래로 내려다 보면서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할 구조물도 만들었다. 여우들은 흙으로 된 방사장에 자신들의 본능대로 마음껏 굴을 팔 것이다. 날 좋은 봄이 되면 햇볕을 쬐며 졸기도 할 것이며, 맑은 날 여우를 사랑한 구름이 갑자기 내려 보낸다는 여우비도 맞아 볼 것이다.
--- 「두 여우 이야기」 중에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백로들은 먹이를 찾아야 하는 고달픔에 동물원 생활을 그리워할까?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머릿속을 지워 내고 가벼워진 백로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만 보고 싶었다.
--- 「물새장 백로」 중에서

과거에도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덫에 걸려 다리가 절단된 삵과 부리 이상으로 잘 먹지 못하는 독수리를 데려온 적이 있지만 사육곰들을 구출하면서 청주동물원이 야생동물보호구역, 일명 생추어리로서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가혹했던 동물원 역사의 끝은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의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
--- 「동물원이 되고 싶은 곳」 중에서

작년부터 딸 다민이의 소원으로 다시 개를 키우기 시작했다. 개의 이름은 둥이다. 딸아이 노트에는 둥이가 하얀 솜사탕 같고 목소리는 디즈니의 에리얼 공주와 닮았다고 적혀 있다. 둥이와 함께 할 시간이 아름답고 행복한 기억이길 바란다.
--- 「맺음말」 중에서

저 : 김정호
충북대학교 수의대에서 멸종위기종 삵의 마취와 보전에 관한 주제로 수의학 박사를 받았다. 현재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을 맡고 있다. 동물원이 토종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교육하며 자연 복귀를 준비하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도 동물원에서 주어진 하루를 살아가는 동물들을 돌보며 닮아가길 원한다.

그림 : 안지예
동물이 좋아 수의사가 되었고, 그 중에서도 야생동물이 좋아 지구 반대편에서 조금 더 공부했다. 현재는 동네 동물병원에서 일하며 취미로 동물들을 그리고 자수로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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