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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해서 행복한 농부 --- 농부 이해극의 유기농, 통일농업, 발명 이야기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4.01.26 조회수 14

 

 

 

미련해서 행복한 농부

 

농부 이해극의 유기농, 통일농업, 발명 이야기

이해극 저 | 따비 | 2019년 08월 30일


목차

책을 내며 나는 농부입니다

1장 ·나의 발명 이야기

개발 1호, 귀로 보는 저·고온 온도 경보기
눈의 무게를 재는 밤의 불침번, 적설 경보기
자전거의 변신, 모종 식혈구
씨앗 인큐베이터, 변온 발아기
1인 3역 일관 피복 작업기
비닐하우스 환기창 때문에 다친 아내
세계 최초의 감전 안심 자동 개폐기
사람과 작물에게 다 좋아야 한다
비닐하우스 자동 개폐기가 잠수함입니까?
규정이 농민 목숨보다 중요한가
모든 일의 기준은 농부
특허분쟁
우리가 세계로

2장 ·육백마지기에서

하나의 공식, 육백마지기는 망하는 곳이다
육백마지기와 마주 서다
산신축문으로 찾아온 이덕영 농부
험난한 퇴비 운반길
사람 손의 백 배 성능, 파종기
싹이 자란다, 기쁘고 감사하다
육백마지기가 남긴 슬픈 초상
미련한 놈이 곰을 잡는다
불신이 낳은 것들
태풍의 상처 뒤에서도 희망을 보다
금 모으기? 호밀씨 모으기!
1,200 고지의 푸르른 바다
망해도 신난다!
당신 팔자 고쳤네
신뢰가 최고의 가치다
조롱, 감탄, 부러움, 다시 비난
책상머리 행정이 밭에 나무를 심는다
훈장? 사양합니다
청옥산의 또 다른 재미, 농장 관리사 짓기
농가의 살길은 농산물 가격 안정
잡초에게 공을 돌린다

3장 ·남한농부에서 통일농부로

나를 북한으로 이끈 정근우, 정철수
금강산 남새농장
1,200평이 1만 2,000평으로
북한 가는 거, 재고할 수 없냐?
애증의 첫 방북
아버지는 돕고 아들은 감시하는 서글픈 현실
부지 평탄 작업에 대한 오해
연습 없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언덕 넘어 태산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입네까?
농부가 울 때
남북이 함께 치는 환희의 박수
끝내 오고야 만 금강내기
마침내 첫 수확이 이루어지다
통하는 마음, 변하는 사람들
하나의 기쁨, 통일 연습!
다시 초심으로
북고성군 농업협력단
대북 협력 사업에 흔쾌히 참여해준 고마운 사람들
남북 협력, 금강산 제천 사과로
협력단은 사업단으로 확대되고
하염없이, 그래도 기다리는 마음

4장 ·유기농업 이야기

당신은 유기농을 아는가
침묵의 봄
DDT, 사용하지 않아도 남아 있다
관행농법, 농약과 화학비료 농법
새로운 시작
못생긴 농산물의 가치
사람은 밥심으로, 작물은 땅심으로
순환 이야기
미생물이 일하는 자연 공장
내가 하는 유기농업, 시작은 미생물
거대한 유기농 실험실, 쿠바
귀농자를 폐농으로 이끄는 현실
유기농 국가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부록 함께 잘 살기 1 한가지골 홉 농장 이야기
함께 잘 살기 2 육백마지기 황태덕장 이야기


책소개

농부가 농사짓는 것이 죄가 되지 않으려고

그 이유를 알려면 그가 한국 유기농업인 1호라는 것부터 봐야 한다. 그는 1950년에 ‘전쟁둥이’로 태어났다. 그가 고향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한 1970년대에 유기농업을 한다는 사람들은 “되지도 않는 짓을 하는 00놈” “남 몰래 밤에 농약을 치면서 낮에 거짓말이나 하는 사기꾼”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증산만이 지상목표이고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이 과학영농이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해극은 “화학농법을 쓰는 한, 농부가 아니라 죄인”이라는 깨달음으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유기농업에 앞장서왔다.

그런 신념은 평창의 육백마지기에서 꽃을 피웠다. 해발 1,200미터 고지에 12만 평 규모의 드넓은 농토를 가리키는 육백마지기는, 1960년대 화전민들이 처음 땅을 일군 이래 고랭지 채소를 줄곧 생산하던 옥토였다. 그러나 이해극이 이곳을 만난 1990년에는 아무것도 자라지 못하는 황무지로 변해 있었다. 화학비료와 농약에 의존한 수탈농업의 결과였다. 모두가 무모한 도전이라 만류했지만, 그는 이곳에서 유기농업의 가능성을 실험하고자 했다. 비록 자신은 실패하더라도 새롭게 도전할 누군가를 위한 본보기는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성공했다. 1995년의 기록적인 배추 파동 때에도 육백마지기에서는 오히려 풍작을 일궈냈다. 그 비결이 바로 유기농업이었다. 구체적으로 육백마지기에 적용된 농법은 호밀을 녹비작물로 재배한 것과 잡초와 공조하여 ‘땅심’을 되살려내는 것이다. 휴경기 동안 호밀을 심어 지력을 높이고 잡초를 활용해 표토를 보호하는 농법은 겨울이면 혹한에 시달리고 여름에는 폭우에 흙이 모두 쓸려 내려가는 1,200미터 고지 육백마지기에 꼭 맞는 것이었다. 이는 농부는 자연과학자라는 지론대로 그가 그곳의 자연환경과 작물의 생육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연구했기에 가능했다.


저 : 이해극

1950년에 고개와 산뿐인 제천 봉양에서 태어났다. 농부로 살고 싶다는 꿈을 키우고 그 꿈을 실현하면서, 자연이라는 무대에서 자유롭게 뛰어논다는 기분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스물다섯에 고향 제천에서 처음 농사를 시작했다. ‘남 몰래 밤에 농약 치는’ 거짓말쟁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유기농업을 고집해왔다. 이렇게 시작한 유기농업 인생은 30대에 고추 증산왕이 된 것을 시작으로, 평창 육백마지기에서 남들이 기적이라 부르는 비옥한 대규모 유기농 농장을 일구는 것으로, 그리고 북한과의 영농 협력 사업으로 이어졌다.

오직 필요가 발명을 낳는다는 믿음으로 농사에 필요한 여러 기구와 기계를 발명해왔고, 거듭된 실패를 거름 삼아 태어난 발명품은 농부 인생에 덤 같은 즐거움을 주었다. 이렇게 태어난 것이 온도 경보기, 변온 씨앗 발아기, 자동 파종기, 모종 식혈구, 비닐하우스 자동화에 없어서는 안 될 환기창 자동 개폐기다.필요하면 직접 만든다는 발상과 평창 육백마지기에 유기농으로 도전했던 무모함 때문에 자칭타칭 ‘황당무계당 당수’라고 불린다.

현재 (사)한국유기농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농업은 과학이라는 믿음으로 과학영농에 기반을 둔 유기농업을 알리고 전파하기 위하여 전국의 농부들을 만나 강연을 하고 있다. 1986년에 새마을훈장을 받았고, 2013년에는 농업 기술 부문 대산농촌문화상을 수상했다.


출판사 리뷰

필요하면 만들고, 만든 것은 나눈다

그가 그저 유기농업인이 아니라 성공한 유기농업인이 된 데는 또 하나 꼭 필요한 것이 있었다. 땅과 물은 물론 동물, 궁극적으로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제초제 같은 농약을 사용하는 이유가 있다. 농작업은 일일이 사람 손을 필요로 하는 데다가 조금이라도 때를 놓치면 한 해 농사를 다 망친다. 유기농을 하는 이들이 그 농사 규모를 키우지 못하는 이유도 일정 정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이해극은 발명가가 되었다.

농사를 짓다보니 필요해서, 또한 농작업의 정확성과 농민의 편리함, 그리고 안전을 위해 만들어낸 발명품만 해도 온도 경보기, 변온 씨앗 발아기, 자동 파종기, 모종 식혈구, 비닐하우스 자동화에 없어서는 안 될 환기창 자동 개폐기다. 이들 발명품을 통해서 농사를 짓는 것 이상의 경제적 성공을 거둘 수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모든 이가 사용하고 개량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놓고 그 자신은 농사에 더욱 매진했다. 오히려 농업과 발명의 경험을 나누는 데 앞장섰다.

그의 경험을 나눠 받은 이들은 북녘에도 있다. 1990년대 후반 금강산 관광 사업과 연계된 ‘남북 농업 협력 사업’의 일원으로 북한 고성군에 대규모 시설농장을 세우고 농업 노동자들에게 영농 지도를 하는 일을 책임진 것이다. 오랜 분단의 역사와 서로 다른 체제로 인한 갈등을 딛고 농토 위에서 작은 통일을 경험했던 그는, 한시라도 빨리 통일농업이 재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자칭타칭 ‘황당무계당 당수’라 불린다. 전문가도 아니면서 농작업에 필요한 기계들을 스스로 발명한 것도 황당한 일이었고, 도전했던 이들이 두 손 들고 나온 육백마지기에 유기농장을 일구겠다고 나선 것도 황당한 일이었다. 남북 농업 협력을 위해 북한에서 살다시피 하며 금강내기라는 자연과 싸우고 북한의 관료체제와 싸운 것 역시 황당무계당 당수다운 행동이었다. 그러나 그는 실패 또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으며 미련하게 도전했고, 되살아난 땅 위에 펼쳐진 초록 들판을 보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런 행복을 좀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하는, 유기농업의 가치를 생산자뿐 아니라 소비자와도 공유하려는 또 다른 도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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