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소감문 대상 (1학년 박병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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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승은 | 등록일 | 16.03.30 | 조회수 | 1594 |
자신감이라는 선물
1학년 박병건 “성공에는 지름길이 없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 어떤 일을 하든 목표를 달성하는데 이보다 뛰어난 방법은 없다.” 벌써 두 번의 입학을 경험했음에도 입학은 언제나 설레고 떨린다. 입학식 후 바로 수련원으로의 오리엔테이션이라는 이례적인 일정은 기대감을 더했다. 아침에 교실에서 친구들과 짧은 인사를 나눈 뒤, 바로 입학식이 진행됐는데, 비전홀에 함께 모여 있던 3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제 모두 다 새로운 친구라는 사실이 실감났다. 천주교 신자인 나는 처음 들어보는 교회 목사님의 열정적인 성경 봉독 또한 굉장히 신기하고 새로웠다. 선생님의 지도 아래 버스에 타게 된 우리는 어떤 오리엔테이션이 될지 즐거운 상상을 하며 수련원으로 떠났다. 수련원에서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의 절반은 ‘강연’이었다. 수업이라는 체제 속에서 공부해오던 나에게 특강, 강연과 같은 단어는 뭔가 대학생들의 용어라는 느낌이 강했다. 거기서 얻었던 대학이라는 낭만적인 이미지는 내가 더 강연에 집중할 수 있었던 부가적인 요인이 아니었나 싶다. 강연들에 기대감을 가졌던 가장 큰 이유는 자료집에 나와 있던 프로그램 설명이었다. ‘고등학교 3년 입시 로드맵’, ‘진로 및 적성 탐색’, ‘선배와의 대화’. 사실, 나는 운 좋게 한빛학사에 들어가 2주라는 시간을 적응하면서 많이 놀랐다. 자신의 진로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있는 친구들이 많았고, 그 친구들이 공부하는 것을 보며 ‘목표가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말이 떠올라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나 스스로가 한심해보이고 불안했다. 부모님께서 항상 꿈을 정하라고 일러주시는 말씀들을 잔소리로 넘기기 일쑤였던 나로서는 후회감을 느끼고 초조해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공부해야 하는 것에 대해 내가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중학교에서 한 방법을 그대로 적용해야 하는지도 많이 혼란스러웠다. 조금 과장하여 표현하자면, 그런 나에게 이 강연은 마치 입학 선물 같았다. 내 고민에 대한 해결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강연은 교감 선생님의 강연이다. 교감 선생님의 강의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전략’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한민국의 직업 수는 약 12000개이다. 그런데도 취업난, 실언자 등의 말이 빈번하게 들리는 이유는 바로 많은 사람들이 너무 안정된 직업만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이런 시선은 개인에게는 물론 사회에까지 바람직한 영향을 줄 수 없다. 급하게 진로를 잡았던 나의 선택도 의사였다. 신경외과 의사이신 고모부께서 내게 해주신 조언과 어렴풋이 비춰졌던 의사에 대한 이미지 때문이기도 했지만, 내가 정말 사명을 다해 활동할 수 있는 직업인지 항상 의문이 나는 것은 사실이었다. 요즘 관련 도서들을 살펴보고 다른 공부를 하면서도 생명 과학에 관련한 뉴스들은 최대한 살펴보려고 노력하며 진짜 내가 잘할 수 있는 진로를 확실히 정하던 중이었지만, 편향된 시선을 지적하시며 직업의 다양성을 강조하시는 교감 선생님 강연의 서두는 나를 조금 혼란스럽게 했다. 어떠한 직업을 희망해도 내가 열심히 공부하여 얻어야 하는 ‘좋은 성적’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들어왔다. 그래서 교감 선생님께서 해주시는 입시 전형과 전략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최대한 숙지하고 필기하려고 노력했다. 실제 세계에서 정의되지 않은 복잡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능력, 겸손, 배려와 같이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고 설득하는 능력, 적극적인 정보 습득을 통한 합리적 추론 능력, 어떠한 시스템을 파악하여 최적의 상황을 설정하는 능력 등, 소개해주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갖춰야 할 능력’은 내가 교과공부를 하면서도 어떤 전략을 갖고 공부해야 할지 설계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교감 선생님의 강연이 열심히 노력하여 얻을 결과에 더 좋은 성과를 불러줄 ‘전략’이었다면, 진로 선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준 강연이 또 하나 있었다. 강연해주신 선생님은 와이즈 멘토라는 진로 탐색 활동 단체에서 오신 추현진 선생님이셨다. 선생님께서는 청소년들이 누군가 꿈을 물어보는 질문에 확실히 대답을 못하고 얼버무리는 것을 꿈을 현실에 타협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뾰족하게 찔러주셨다. 나도 고등학교에서 나의 성적, 즉 ‘현실’에 대해 자신이 없었다. 선생님의 이 말씀에 처음으로, 이제까지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의심한 이유가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직업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나의 자신감 없는 모습에 나 스스로 의사라는 직업 앞에 선을 그어버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 자신이 꿈꾸고 있는 직업에 대해 동영상을 검색해보는 등의 활동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일러주셨다. 나는 의사의 미래 전망이나, 현재 그 분야가 변화하는 속도감을 알아보기 위해 깊이 있는 욕심을 내보지 않고, 먼저 자신 없어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문성을 요구한다는 변화하는 세상의 인재상에 대해 진짜 그 분야의 정보를 얻기 위해 유동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나는 ‘무책임’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그대로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의 강연은 나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는 셈이었다. 강연이 끝난 후, 혼자 속으로 나의 장래 희망을 어느 정도 ‘의사’로 굳혔다. 많은 경험을 쌓아보며 학년이 올라가면서 희망 진로의 범위를 좁혀나가라는 선생님의 말씀도 있었지만, 그 날 내가 정한 장래희망으로서의 ‘의사’는 내가 나중에 어떠한 진로를 선택하든 그 선택의 폭을 조금 더 키우기 위한 일종의 목표였다. 이번 오리엔테이션은 세광고등학교에 온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데도 한 몫을 했다. 어쩌면 앞으로의 3년을 보내면서 필요했을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선생님들께서는 우리가 고등학교에 온 이유는 ‘상급 학교로의 진학’이라고 설명해주셨다. 가장 표면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성장’이다. 세광고등학교를 졸업하신 선배 오원근 변호사님께서는 강연 중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씩 극복해 나가는 능력과 내공, 즉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능력이 있을 때, 올바른 가치관이 고착된다’고 말씀하셨다. 내게는 그 말도 ‘성장’의 단계들로 들렸다. 고등학생은 인식이 확대되면서 변화, 혼란, 두려움, 기대 등이 공존하는 시기라고 하셨다. 장래희망을 정하지 못했었던 것에 대한 불안함, 뛰어난 친구들이 많이 모인 학사반 정독실에서 느꼈던 조급함, 안 풀리는 문제를 보며 열심히 해도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는 걱정들도 3년 뒤 올바른 가치관, 올바른 성인이 되는 길에 놓여있는 투쟁하는 과정의 일부였다고 생각한다. 글 맨 위에 적은 명구는 조급했던 내 마음을 달래주었던 교감 선생님께서 인용하신 마이클 조던의 어록이다. 어떤 어려움이 기다려도 한 걸음 한 걸음에 노력을 쏟아 최선의 결실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내가 세광고등학교로 온 이유였다. 여러 가지로 구겨져 있던 나의 자신감을 되찾아준 이번 오리엔테이션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앞으로 초조해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많은 경험과 공부를 통해 노력하며, 내가 원하는 진로를 만들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여 무책임해지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잃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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