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회 전국과학전람회 우수상 소감문 (3학년 정준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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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성윤 | 등록일 | 17.11.01 | 조회수 | 1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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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회 전국과학전람회 우수상 소감문 30626 정준교
어릴 때부터 산 옆에 살면서 동식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했고, 특히 좋아했던 새들을 찾아다닌 지 8년이 넘었습니다. 카메라를 사 새 사진도 찍고 자료들도 모아 개인적으로 소장만 하던 도중 과학과 관련된 자유로운 연구를 주제로 ‘충북과학전람회’라는 대회가 매년 개최된다는 소식을 듣고 그간 모아왔던 경험과 자료들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연구하고 싶었던 것들이 너무 많아서 주제 결정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주어진 여건에서 수행할 수 없는 연구들을 기획했다 고치기를 반복했고, 결국 새로운 것보다도 ‘해왔던 것들을 발전시켜나가자’라는 생각으로 그간 관찰했던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들이 노화되는 현상을 탐구하기로 했습니다. 3년간 찾아낸 17개의 둥지를 모두 분해하고 재료의 구성비를 통해 노화 정도를 기록했습니다. 재료 구성비를 통해 둥지의 나이를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둥지별 변이와 노화 요인의 다양성이 커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원하던 결과를 얻지는 못했으나 쉽게 찾기 힘든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의 자료들을 수집했다는 데에 의미를 뒀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계속 보여 아쉬웠지만 대회당일 전문가들과 새와 과학을 주제로 토론하고 경험을 나눌 수 있어 웃으며 대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얼마 후 예상치 못하게 제 작품이 전국과학전람회에 나갈 기회를 얻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실 기쁨보다는 도를 대표해 전국대회에 나갈 자격이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이미 뽑혔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지적받았던 일부 실험들을 다시 시행하여 보다 확실하게 정량화하였고,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연구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침, 충북과학교육연구원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조언 받을 기회가 생겼고, 많은 의견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철저하게 원칙대로 돌아가는 줄 알았던 연구 속엔 연구자들의 개성이 녹아들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오히려 전문가들의 좋은 조언들은 저마다 달라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 때, 우연히 황새연구센터를 소개받아 찾아가게 되었고, 연구의 진행 절차, 자료 정리, 통계 등 많은 부분에 있어 배움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과학이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와 같은 기본적인 질문을 받으면서 그동안 과학의 본질보다도 결과물만을 공부했던 제 자신을 반성할 수 있었고, 확실한 목표와 연구원들의 큰 도움에 힘입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또, 대회를 떠나 한 달여간 연구소에 다니면서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것들을 배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대회뿐만 아니라 앞으로 새들을 어떻게 연구할 것인지를 생각했고, 담당교사인 생물 선생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의 응원과 도움을 받으며 지금까지 꾸어왔던 꿈이 헛되지 않았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명 고3, 그것도 수능을 100일도 채 남기지 않는 시기에 대회 준비에 치중하며 성적에 대한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저에겐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도움을 받고, 배우며 성장하면서 얻은 많은 것들이 잠시나마 잃었던 공부 시간보다 훨씬 의미가 있어 결국 후회는 전혀 남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지금껏 활동해온 기록들을 보여주고 싶어 참가한 과학전람회에서, 이와 같이 많은 경험과 생각들을 통해 과학과 새뿐만 아니라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자신 있게 전국대회 날 발표를 마칠 수 있었고, 대회가 끝난 후부터 저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피곤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학창시절을 통틀어 가장 의미 있는 추억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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