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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독서 방법 - 유기적 다층적 독서법
작성자 정춘래 등록일 13.06.14 조회수 196

출처 - 충청북도 장학자료 독서교육의 길라잡이

           

안 성 수(제주대 교수, 문학평론가)

 

 

바람직한 독서방법에 대하여 언급할 차례이다. 이 문제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혹자들은 대개 느끼며 읽기, 상상하며 읽기, 추리하며 읽기, 비판하며 읽기, 창의적으로 읽기, 문제해결방식으로 읽기 등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지금까지 10년여에 걸친 독서교육과 독서지도 경험을 토대로 하여 다음과 같은 유기적이고 다층적으로 수행되는 다섯 가지 독서방식 절차를 소개하려고 한다. 예컨대, 대화적 독서, 비판적 독서, 상호 텍스트적 독서, 총체적 독서, 반복적 독서 등이 유기적으로 진행되면서 그 결과가 종합적으로 통합될 때 비로소 달성되는 독서방식이다. 이때 독서의 각 층위별 실행순서는 독자에 따라 다를 수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대화적 독서를 바탕으로 비판적 독서를 수행하고, 다시 대화적 독서와 비판적 독서 결과를 바탕으로 상호 텍스트적 독서를 수행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의 세 층위별 독서결과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총체적 독서를 수행하면 다층적인 유기적 독서상황이 완결된다.

그러나 유기적이고 다층적인 독서상황은 여러 차례의 집중적인 독서를 통해서 실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복적 독서를 바람직한 독서의 환경 요인으로 설명하였다. 이제 4가지 독서 층위가 내포하고 있는 각각의 기능작용과 목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화적(對話的) 독서는 기본적으로 독서 상황을 작가와 독자가 나누는 무언의 심리적 대화 공간이나 담화 상황으로 간주하고 진행하라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보면, 독서행위는 작가와 독자가 나누는 대화적 소통체계에 다름 아니다. 작가가 책을 통하여 어떤 물음에 대한 응답과 질문을 던지고 있다면, 독자 또한 동시에 그 나름의 질문과 응답을 던지는 상호적 대화의 파트너이다. 뿐만 아니라, 독자는 텍스트를 읽으면서 현실적 자아와 공감적 자아의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양자간의 대화적 메커니즘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밖에도 독서과정에서는 독자와 작중인물간의 대화도 경험할 수 있다. 어떤 작중인물에게는 공감을 표시하고, 또 어떤 인물에게는 반감을 표시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상황이 독서의 메커니즘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화적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대화적 소통체계 속에서 독자는 보다 은밀하고 깊이 있는 텍스트의 세계에 이입할 수 있다.

둘째, 비판적(批判的) 독서는 책의 내용과 작가의 주장을 무조건 받아들이지 말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라는 말이다. 한 마디로 텍스트의 객관적 수용은 비판적 독서상황을 통해서 구현될 수 있다. 비판적 독서는 독자로 하여금 텍스트가 함유하고 있는 문제의식을 보다 쉽게 포착하게 도와주며 문제해결에도 적극적인 방법을 찾아 나서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독자는 이런 과정을 거쳐서 사유와 인식의 힘을 기르는 동시에 바람직한 인간관과 세계관을 정립하는데도 도움을 받게 된다. 비판의식 없이 수행되는 독서는 독자를 작가의 아류에 영합하게 함으로써 균형 있는 인식의 발전을 저해한다.

셋째, 상호(相互)텍스트적 독서는 현재 읽고 있는 텍스트와 다양한 관점에서 밀접한 연관성(동일성, 유사성, 연속성 등)을 지니고 있는 텍스트를 떠올리거나 함께 읽으라는 말이다. 이 층위는 독서의 심화와 내면화 과정을 위한 필수 단계로서 보다 폭넓은 독서와 깊이 있는 독서를 지향하기 위한 독서 전략을 내포하고 있다. 텍스트 상호간의 의미연관성을 살피는 것은 궁극적으로 독자의 인식지평을 확장하고 가치인식을 확대 심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서로 다른 텍스트간의 구조, 주제, 제재, 형식, 기법, 정서, 시대배경, 미의식 등의 차원에서 의미와 상징의 유사성과 동일성, 연속성을 함께 체험하는 것은 총체성을 지향하는 독서지도의 목표와도 연결된다. 문학작품을 예로 든다면, 김춘수의 시 [꽃을 위한 서시]와 박남수의 시 [새], 그리고 양귀자의 소설 [숨은 꽃] 등은 주제의 관점에서 상호 텍스트적 동일성과 유사성을 보여준다. 이때 이들 작품을 함께 견주어 읽음으로써 보다 넓고 깊은 주제의 세계와 만날 수 있게 된다.

넷째, 총체적(總體的) 독서는 텍스트가 함유하고 있는 다양한 정보와 효용성을 최대한 이끌어내도록 노력하여 총체적 체험이 가능하게 읽으라는 말이다. 텍스트의 해석과 분석의 초점을 어느 한 관점에만 고정시키지 말고 다양한 각도와 다양한 차원에서 유기적으로 텍스트의 의미와 상징을 포착하여 수용하라는 뜻이다. 텍스트를 어떤 제한적 관점과 제한적 방법으로만 이해하고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분명 텍스트의 다양한 의미작용과 내포성을 위축시키고 해석의 가능성을 축소시킬 우려가 있다. 따라서 독자는 텍스트의 함축성을 최대한 개방하여 다양하고 폭넓은 해석의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다섯째, 반복적(反復的) 독서는 앞에서 언급한 유기적인 다층적 독서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기본조건이자 전략의 하나이다. 세상의 어떤 텍스트도 일회적인 독서만으로 의미해석이 완결될 수는 없는 법이다. 또, 언어로 쓰인 텍스트는 독서 환경과 독자의 심리 상황 등에 따라 독서의 결과와 감동의 밀도가 다를 수 있다. 어제 읽을 때의 감동과 오늘 읽을 때의 느낌이 다를 수도 있고, 반복적으로 읽는 과정에서 보다 정확한 독서 보다 깊은 독서가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사실은 텍스트의 객관적 이해나 깊이 있는 해석을 위해서는 반복적인 독서가 필요함을 암시하는 것이다. 반복적인 독서를 진행하는 독서의 시공 속에서 대화적 독서, 비판적 독서, 상호 텍스트적 독서, 총체적 독서의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독서는 어느 경우를 막론하고 반복적이고 집중적인 독서를 통해서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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