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오송읍 고려대 BT융합보육센터. 심봉옥(63·여) 드레스북 대표가 스웨터를 탁자를 펼치더니 그 위에 책받침 모양의 얇은 도구를 올렸다. 심 대표는 곧장 스웨터 양팔과 목둘레, 하단을 4번 접더니 이 도구를 다시 반으로 접었다. 분홍색 끈으로 옷을 여미자 책 한권 크기로 정리됐다. 단순해 보이는 이 제품은 심 대표가 직접 디자인 한 ‘드레스북(Dress book)’이다. 사무실 책장에는 가지런히 놓인 와이셔츠·스웨터·원피스·바지·전통의상이 책처럼 꽂혀 있었다. 책인지 옷인지 쉽게 구분이 안됐다. 드레스북은 가정 주부였던 심 대표가 4년 전 우연한 계기로 만들었다. 이후 특허 출원을 하고 서원대창업보육센터의 도움을 받아 회사를 설립했다. 심 대표는 “옷을 쉽게 정리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드레스북을 만들었다”며 “내가 편리하려고 만든 제품 덕분에 이제 사장님 소리를 듣게 됐다”며 웃었다.
“계절이 바뀌면 옷장 안에 있던 옷들을 모두 꺼내서 다시 정리해야 해요. 공들여 접었던 옷들이 흐트러지는데다 찾기도 번거로워서 드레스북을 만들어 봤어요.” 심 대표는 2014년 늦가을 사과박스를 오려서 드레스북을 만들었다 한다. 옷이 제법 깔끔하게 정리됐다. 이듬해 디자인 시안을 갖고 전국의 학용품 공장을 수소문 해 6000장을 만들었다. 심 대표는 “베란다에 쌓여있는 드레스북을 보더니 아들이 좋은 제품인 것 같다고 용기를 줬다”며 “2015년 특허청에 특허출원, 디자인·상표 출원을 한 뒤 여성발명박람회에서 드레스북으로 금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드레스북은 현재 심 대표를 비롯해 직원 1명을 둔 소기업이다. 한달 매출은 500~700만원 정도다. 지난해 7월부터 한 투자자가 심 대표에게 로열티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홈쇼핑에서 100만장 이상 팔렸다.
[출처: 중앙일보] “생활속 불편 개선하려 창업”…아이디어로 무장한 시민 발명가 201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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