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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연장을 꿈꾸던 메치니코프가 유산균을 먹으라고 강권한 까닭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4.08.16 조회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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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대 중반, 러시아(현재 우크라이나 지역) 출신 생물학자 일리야 메치니코프는 이탈리아 시칠리섬에 머물며 불가사리의 먹이 소화 과정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불가사리 유충에게 주입한 붉은색 염료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곧이어 특정 세포가 염료를 먹어 치운다는 사실을 알아낸 메치니코프는 이를 식세포라 칭하고, 이런 세포가 몸 안에 들어온 해로운 세균도 삼켜버린다는 주장을 펼쳤다. 현대 생물학 용어로 말해서, 비특이적(선천성) 면역이 알려지는 순간이다. 여행지에서 시작한 뜻밖의 연구는 그를 1908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으로 이끌었다. 다른 한 명은 항원-항체 반응으로 대표되는 특이적(후천성) 면역을 발견한 독일 의사 파울 에를리히였다.

 

노벨상을 받을 무렵, 메치니코프는 인간 수명 연장에 관심을 두고 장내 미생물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는 나이를 먹을수록 우리 몸에 독이 쌓이고 그 독의 대부분이 대장에 사는 수많은 미생물에서 유래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들 미생물을 제어할 수 있는 물질은 노화를 늦출 거로 믿었다. 특히 사워밀크(sour milk·신맛 우유)를 많이 먹는 불가리아 농부들이 유럽 그 어느 지역 사람들보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을 보고는 유산균(젖산균)이 풍부한 발효 유제품을 많이 먹으라고 강권했다. 그가 프로바이오틱(probiotic)’ 이론의 시조가 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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