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농업고등학교 로고이미지

게시판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발명교실 게시판입니다.
자연발생설과 미생물 원인설(상) : 천벌의 평행이론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4.10.04 조회수 1
첨부파일

중세 영국인들은 해마다 겨울이면 떼를 지어 나타나는 거위 비스름한 새를 보고 어리둥절했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이들의 둥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불현듯 어느 날 눈앞에 나타나곤 했다. 이 많은 새가 도대체 어디서 왔을까? 공교롭게도 근처 해변에 널려 있는 따개비(barnacle)’의 색깔과 이 새의 깃털 색이 아주 비슷했다. 그래서 이 중세인들은 이 새들이 따개비에서 느닷없이 생겨났다고 믿었다. 황당무계하게 지어낸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확실한 증거가 있다. 봄에 북극으로 이동해 둥지를 트는 철새 흰뺨기러기와 따개비의 일종인 민조개삿갓의 영문명이 각각 ‘barnacle goose’‘goose barnacle’이다.

 

사실 그 당시에 따개비가 새로 변신한다고 생각하는 정도는 양반이었다. 19세기 후반까지도 보통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학자까지도 자연발생설을 철석같이 믿었으니 말이다. 자연발생설이란 물질에 생명력(vital force)’이라는 모종의 신비한 힘이 들어가서 살아 있는 생명체가 저절로 만들어진다는 주장이다. 쌓아둔 퇴비에서 파리가 나온다든가, 썩어가는 동물 사체에서 항상 꾸물대는 구더기가 이런 발상의 근거였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터무니없지만, 그 옛날 사람들은 자연발생에 대해 아주 진지했다.

이전글 새의 시간: 날아오르고 깨어나는 밤과 낮
다음글 한국 인터넷 밈의 계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