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selves, 한빛 축제를 마치고(2학년 채성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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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승은 | 등록일 | 15.09.01 | 조회수 | 8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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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채성환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에게 1년 중 가장 기대되는 날이 언제냐고 물어보면 아마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축제가 가장 기다려진다고 대답할 것이다. 2015년 8월 27일, 28일은 나의 고등학교 첫 축제이자 마지막 축제가 열리는 날이었다. 작년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축제가 진행되지 못했었기 때문에 더욱더 기대되었다. 7월 달에 축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축제 담당 선생님이신 이종광 선생님께서 이제 슬슬 축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하셨고, 그 말씀이 우리 학생회를 분주하게 만들었다.
세광 고등학교 축제를 위해 학생회 임원들이 무대를 준비하는 전통이 있기에 나 외에 9명의 학생회 임원들이 무슨 무대를 준비할까 의논하였고, 의논 끝에 멤버가 12명인 남 그룹 ‘EXO’의 늑대와 미녀라는 노래에 맞춰 춤을 준비하기로 하였다. 중학교 때 즐겨듣던 노래였기도 하였고 멤버 수도 EXO와 비슷했기 때문에 이 곡을 선정했다. 멋진 무대를 위해 집에서 춤에 관한 영상도 계속 해서 보고 계속 따라 추었다. 그리고 학생회 차장들과 틈이 날 때마다 교실이든, 복도든, 방송실이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연습을 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평소에 춤을 추던 학생들이 아니라 그런지 아이돌의 춤을 따라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춤을 준비하다가 차라리 난타를 준비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난타 학원에서 난타는 긴 시간동안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결국 우리는 1주일의 시간을 날리고 다시 춤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1주일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아서 시간이 없어진 우리는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고 느꼈던 탓인지 방학 기간 동안 학교 뿐 만이 아니라 방과 후에도 성화동에 있는 남양 휴튼 아파트 안에 있는 요가 연습실에서도 하루 2시간씩 꼬박꼬박 연습을 한 결과 얼추 맞춰졌다. 무더위 속에서 같이 땀을 흘리며 춤 연습을 하니 학생회 임원들 간의 사이가 더 가까워 진 듯 했고 날이 갈수록 웃음도 많아져서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학생회가 준비해아 할 것은 무대 뿐 만이 아니었다. 축제 기간 동안 동아리 기장들이 자신의 동아리에 관한 체험 부스를 준비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우리 학생회는 학생회끼리 준비해야 하는 체험 부스를 기획해야 했다.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가 이종광 선생님께서 무더운 여름에 친구들끼리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자는 의미로 나무 합판에 구멍을 뚫어 얼굴을 내밀고 있으면 거기에 물 풍선을 던져 터지게 하자는 아이디어를 내셨고 학생회 모두가 재미있겠다 생각을 하여 그 아이디어를 따르기로 하였다. 문제는 그 체험 부스를 위한 장치를 만들려면 나무 합판에 구멍도 뚫어야 하고, 나무 합판을 고정시켜야 하고, 물에 젖지 않게 비닐도 씌워야 했다. 그래서 우리들은 그것을 만들기 위해 학교가 끝나고도 남아서 만들었다. 어려서부터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만드는 동안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선생님께서 항상 먹을거리를 챙겨주셔서 선생님께 감사했다.
이제 축제 전에 학생회가 준비해야 할 일들은 거의 끝이 났지만 나와 서민우 학생회 부회장은 사회자를 맡았기 때문에 대본도 짜야 했으며 사회자가 어떻게 나올 건지 들어갈 건지 동선도 짜야 했다. 어느 날은 서민우 학생회 부회장 집에서 새벽까지 대본을 짜다가 그 곳에서 잠이 들어 집도 못 들리고 바로 학교로 등교한 적도 있었다. 민우와 내가 밤새 만든 대본이 축제 공연 순서가 바뀌면서 멘트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아예 다 바꿔야 할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민우와 나는 서로에게 농담을 던지며 위로를 주고받았다. 그렇게 축제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을 다 하고 축제를 기다렸다.
축제 당일이 되자 축제를 준비하는 날보다 더 바빴다. 축제에 필요한 도구들을 옮기고 학교를 청소하기도 하였다. 축제 첫째 날에 진행 된 세광 골든 벨은 친구들과 후배들의 지식과 재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1,2 학년 전체가 참가하여 사고가 날까봐 통제하기 위해 참가를 못했지만 통제를 하면서도 학생들의 적극적인 모습이 보기 좋아 훈훈했다. 두 번째 날은 첫 번째 날과 같이 동아리 체험부스가 진행되었으며 2부 무대 리허설 후에 6시 30분부터 2부 무대가 시작되었다. 세광 고등학교가 주변에 아무 것도 없이 떨어져있어 외부 학생들이 많이 올 거라고 생각 하지 못했는데 내 예상과는 달리 많은 학생들이 찾아와 주었다. 사람들이 오면 올수록 좋은 거지만 좋은 만큼 떨리기도 하였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회도 보고 무대에 올라서기도 하고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처음이기에 더 설렜고 더 떨리기도 하였다. 2부 무대를 마지막으로 2015 한빛축전이 끝나자마자 아쉬운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이렇게 나의 학창시절의 마지막 축제는 막이 내렸다.
이번 축제는 나에게 처음으로 책임감이 느껴지게 하였다. 이렇게 행사에 많이 참여 한 적도 없었으며 기획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축제가 끝나고도 내가 더 열심히 활동 했으면 이거보다 더 신나고 재미있던 축제가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나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움직였던 걸 생각을 하니 한 층 더 성숙해진 느낌도 들었다. 축제를 준비하는 동안 이리 뛰어다니고 저리 뛰어다니고 쉴 틈이 없을 정도로 바빴지만 일도 이렇게 재미있게 할 수 있다고 느꼈고 축제를 준비하면서 친구와 후배들 뿐 만이 아니라 선생님들과도 가까워진 거 같아서 좋았다. 이 감상문을 쓰는 순간에도 축제를 위해 했던 것들이 다시 기억이 난다. 춤 준비부터 다른 학교에 홍보하러 포스터 붙이러 돌아다녔던 것 모두 다시 떠오른다. 다시는 학교에서 축제를 즐길 수는 없겠지만 세광 고등학교의 한빛축전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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