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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스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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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건(2학년)학생의 5분스피치(빈체로이야기)
작성자 김종석 등록일 17.09.11 조회수 620

5분 스피치(2017. 06. 14. 2-10. 박병건)

 

안녕하세요 2학년 10반 박병건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올라오게 된 이유는 최근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입니다.

 

2학년 1학기를 시작하면서 색다른 활동을 하나 시작했습니다. 바로 빈체로 앙상블 동아리입니다. 저희 반에 기존 빈체로 친구들이 많았는데 학기 초에 이야기를 나누다가 장난 식으로 그러면 나도 타악기 같은 거 할래!”라며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정말로 빈체로 부원이 되었어요. 음악을 너무 좋아하고 고등학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오래 반주 활동도 하고 집에서도 피아노를 자주 치면서 놀기도 하였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오면서 그런 활동들을 할 시간이 없어지고 제가 좋아하던 연주와 음악 감상과 점점 멀어지니까 생활이 굉장히 푸석푸석해지는 느낌?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더라구요.

그런데 마침 학교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늘 악기하는 친구들이 모여 무대도 서고 매주 여러 무대를 위해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죠. 그런 저에게 빈체로는 늘 동경의 대상이었고 저도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제가 어떤 악기를 하고 있는지 알고 계시나요? , 실로폰이에요. 제 기억 속에 실로폰은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에서 또렷하고 맑은 소리로 곡의 포인트를 살리는 매력적인 악기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바이올린, 피아노처럼 곡이 진행되는 내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적은 소리로도 곡의 이미지를 만들고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는 아주 멋있는 악기 말이에요. 악보를 받고 처음에는 분량도 적은 터라 별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어요. 첫 연습 때도 빈체로의 대표곡 얼음연못합주를 하면서 저는 단지 어떻게 하면 더 맑은 소리를 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만 하면 됐던 거에요. 저는 빈체로 활동을 즐기며 이제 앙상블 악기군의 일원이 되었다는 기쁜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새 곡들을 연습하면서였어요. 여러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빈체로는 모든 친구들이 악보를 보고 자신이 연주할 부분을 스스로 골라 연주를 합니다. 다들 대단하죠? 그런데 저는 이때부터 엄청난 고민에 빠졌어요. 악보를 읽는 게 어려운 것도, 적절한 화음을 찾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이런 단체 음악활동 경험이 없는 저는 실로폰이라는 강력한, 새로운 악기를 들고 어떻게 할 줄 모르는 상황이 된 거에요. 어떤 라인을 연주할지 생각하며 악보를 볼수록 이미 빈체로는 실로폰 없이도 너무 잘 흘러가는 완성체 같아 보이기만 했고 이렇게 파트를 정하는 개인 연습 시간에 저는 혼자 끙끙 앓고 있었어요.

 

시간이 되어 어쩔 수 없이 합주를 하게 되었어요. 물론 저는 미완성의 악보를 들고 참여하게 됐죠.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다른 친구들의 악기 소리를 듣게 된 거에요. 다른 친구들의 악기들은 마치 서로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고 그 가운데에서 저도 조심스럽게 한 음 한 음을 얹어보면서 어우러질 수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저도 진짜 빈체로가 되더라구요. 용기를 얻은 거죠.

 

실로폰은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으니까 다른 친구들의 악기 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저는 연습 시간 내내 이거 아니었으면 들을 수 없었던 악기 소리를 매주 들을 수 있는 빈체로의 최대 수혜자에요. 실제로 이렇게 빈체로 아니면 못들을 귀한 소리들을 듣고 화목한 빈체로에서 매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까 너무 기분이 좋더라구요.

 

제가 2017년 빈체로 첫 연습에 참여하고 깜짝 놀란 게 있어요. 친구들이 다 서로 닮았어요. 생각해보면 다 다른 악기를 했을 테고 만약 오케스트라나 다른 협연 경연이 있더라도 다 다른 각자의 경험들을 하고 있었을 텐데 다들 잘 어울리고 마음을 모아 한 곡 한 곡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너무 예쁜 거에요. 따로 말을 하는 건 아니었지만 연습하면서도 서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늘 갑자기 예고되는 일정에 연습시간도 많이 부족하고 각자 바쁘고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와중에 한 데 모이기는 더더욱 쉽지 않았지만 학교생활 중에 함께 악기를 하면서는 서로 대화하고 맞춰나가는 모습에 저는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이런 소속감과 하나가 되었을 때 나오는 긍정적인 시너지를 지친 고등학교 생활의 진짜 활력이 아닌가 싶어요. 지금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든 친구들이 많을 거에요. 저도 많이 힘들어요. 성적도 생각해야 하고 친구들이랑 같이 노는 것도 생각해야 되고 이거에 저거에 고민이 많을 거에요. 여러분들도 이런 의미 있고 건강해지는 활동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제게 빈체로 음악이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들도 퍽퍽한 생활에 숨 쉴 공간을 마련해줄 의미 있는 활동들이 분명이 있을 거에요. <그게 동아리 활동이 되었든, 수업시간에 하는 모둠활동이 되었든, 점심 저녁 시간에 하는 스포츠 활동이 되었든> 제가 처음 시작할 때 시간이 많이 빼앗길 텐데 그런 걸 왜 하냐는 식의 질문도 받았었어요. 그 땐 그냥 마음이 이끄는 대로 빈체로에 참여했고 저는 별 생각이 없이 그 질문을 무시했는데 지금은 말할 수 있어요.

 

학우여러분, 첫째는 여러분 중에는 앙상블에서 실로폰을 치는 제가 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그러나 그 동안 앙상블에서 경험한 바로는 그렇지 않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제 악기가 많이 연주되는 악기가 아니었기에 저는 친구들의 소리를 더 많이 들을 수 있는 너무나 좋은 기회를 얻은 것이지요. 둘째는 각각의 경험들이 모여서 하나가 되는 어울림은 학교 생활의 팍팍함을 해소하는 좋은 활동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학우 여러분들도 능동적이고 활잘한 활동을 통해 무미건조한 학교 생활을 의미있게 바꾸어 가기를 부족하지만 권고해 봅니다.

다들 최대한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는 친구들로 모인 아름다운 세광고등학교가 되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빈체로에 참여하고 싶어 불현듯 찾아온 저를 반갑게 맞아주고 함께 잘 이끌어준 친구들과 선생님께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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