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농업고등학교 로고이미지

게시판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발명교실 게시판입니다.
두 수도승, 누에알을 훔쳐내다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3.07.06 조회수 5
첨부파일

  누에 발견의 전설

 

  지금부터 4,000년도 더 되는 먼 옛날 중국에서 서릉씨(Hsi Ling Shi)라 불리는 왕비가 궁전의 뜰을 거닐고 있었을 때 뽕잎에 올라앉은 한 마리의 유충이 부지런히 실을 몸 둘레에 감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하루 이틀 사이에 호두만 한 크기의 주머니가 되고 몸은 완전히 그 속에 숨었다. 왕비는 더욱 주의 깊게 주머니를 관찰한 결과 나중에는 그 속에서 나방이 나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래서 왕비는 이 기묘한 일에 대해 알아보려고 생각하였다. 전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브리태니커9).

  그녀는 수수한 빛깔의 나방이 뽕잎에 작은 알을 많이 낳는 것을 보았다. 알은 태양열로 부화 되어 아주 작은 유충이 되었다. 유충의 식욕은 대단하여 쉴 새 없이 뽕잎을 먹어댔다. 몸집은 부쩍부쩍 커지고 껍질은 너무 딱딱하게 되어서 벗어 버리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묵은 껍질을 벗으니까 밑에서 새 껍질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렇게 몇차례 껍질을 벗고 완전히 성장하면 길이 7, 8cm의 하얀 벌레가 되었다. 이 곤충은 지금 누에(silkworm, 즉 명주 벌레)라고 불리고 있다.

왕비는 성숙한 누에가 입술 근처에 있는 두 개의 구멍에서 실을 토해내는 것을 알았다. 두 줄의 실은 서로 붙어서 한 가닥의 실이 된다. 누에는 쉴 새 없이 실을 토해내면서 머리를 전후좌우로 움직여 몸둘레에 실을 감아 붙인다. 사흘 정도 지나면 실은 빈틈없이 짜여 구멍이 막힌 주머니가 되어 누에의 몸은 완전히 갇히게 된다. 이 주머니를 누에고치라고 한다. 나방은 고치를 깨물어 뚫고 밖으로 나와 잠시 뽕잎 위에서 쉬고 햇볕을 쬐고 몸을 정돈한다. 얼마 후 짝을 만나 교미한다. 교미한 후 수놈은 죽는다.

  왕비는 고치를 조사해 보고 실이 아주 가늘고 아름다운데 너무도 놀랐다. 그러나 또 나방이 고치를 물어뜯고 바깥으로 나올 때 실을 싹싹 물어 끊어버리는 것을 알았다. 거기서 왕비는 고치 속에서 누에가 나방이 되어 바깥으로 나가려고 고치를 물어뜯기 전에 고치를 뜨거운 물에 넣어서 죽여버리기로 하였다. 그러고 나서 왕비는 고치의 실을 풀어 보았다. 놀랍게도 실의 길이는 약 1km나 되었다.

  그리고 왕비는 이 실로 천을 짜려는 기발한 착상을 하였다. 곧 이 옷감을 짜는 기계가 발명되어 아름다운 비단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왕비가 죽을 때까지는 중국의 모직물 업은 착실히 확립되어 그 이후 이 나라에 큰 부를 가져왔다. 중국에서 짜인 견직물은 특히 예수가 출생할 무렵 아주 귀한 대접을 받았다. 그 무렵 로마 사람들은 명주를 살 때 무게를 달고 그 대금으로 같은 무게의 금을 지불하였다고 한다 (모직 공법의 기원에 관한 논설; Treatise on the Origin of the Silk Industry, 1831).

이전글 미래의 자연사
다음글 이토록 굉장한 세계